'21세기 오페라의 여왕' 안나 네트레브코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
수퍼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레브코(Anna Netrebko)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12/31 메트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출연
Anna Netrebko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 우승(2015년 10월) 후 카네기홀에 데뷔(2017년 2월)하는데는 2년이 채걸리지 않았다. 수퍼스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레브코(Anna Netrebko, 47)가 메트로폴리탄오페라 '전쟁과 평화'에 데뷔(2002년)한 후 카네기홀에서 데뷔 리사이틀을 하는데는 16년이 걸렸다. 12월 9일 오후 카네기홀 스턴오디토리움/ 펄만 스테이지에 안나 네트레브코가 등장했다. 2006년 솔로 데뷔 콘서트 예정이었지만, 취소됐고, 2011년 연기된 리사이틀이 다시 연기되어 2018년 12월에 현실화한 것이다.
안나 네트레브코가 남편, 아들과 함께 쓰는 인스태그램. 뉴욕 원더 월드, 센트럴파크, 카네기홀, 브라이언트파크, 타임스퀘어 할로윈 분장, 링컨센터 영화제,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하이라인 등을 방문한 네트레브코와 가족.
러시아 출신 안나 네트레브코는 22세 때 마린스키극장의 바닥을 청소하던 중 마에스트로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에 의해 발굴되어 스타덤에 올랐다. 2007년 오페라 가수 최초로 주간 타임 선정'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선정된 네트레브코는 남편 유시프, 아들 티아고와 함께 쓰는 인스태그램 팔로워가 40여만명에 달한다.
흔히 전설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와 비교되지만, 소셜 미디어 시대의 네트레브코는 디바(Diva)스럽지 않은 프리마 돈나다. 조각같은 외모의 칼라스가 신비주의에 가려진 스타였다면, 네트레브코는 자신의 맨 얼굴과 일상도 인스태그램에 올리는 진솔함과 소박함이 매력인 스타다. 또한, 칼라스가 과도한 체중감량(80파운드)으로 목소리를 잃은 반면, 네트레브코는 30파운드나 늘리면서 체력을 바탕으로 테크닉과 가창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옆의 맨 얼굴, 케이크 먹는 모습, 살집 잡히는 뒷모습까지 적나라하고, 정정당당하게 보여주는 인스태그램.
수퍼스타의 호사다마에 비극이라면, 우루과이 출신 베이스-바리톤 에린 슈롯과 사이에 난 아들 티아고에게 자폐 증세가 있다는 점이다. 네트레브코는 2014년 로마에서 '마농 레스코'를 공연하면서 아제르바이젠 출신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렀다. 오스트리아 국적으로 비엔나에 본가를 두고, 뉴욕에 제 2의 집을 마련한 네트레브코는 에이바조프와 자폐아 기금 마련 자선 콘서트도 열며 세계의 톱 오페라단 무대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카네기홀 청중
카네기홀 2800석을 가득 매운 청중은 미모, 가창력, 연기, 카리스마를 완벽하게 갖춘 '21세기 오페라의 여왕' '우리시대의 마리아 칼라스' 안나 네트레브코를 타는 갈증으로 오래 오래 기다려왔다. 네트레브코는 '낮과 밤(Day and Night)'을 테마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네트레브코는 콤비 패션 디자이너 이리나 비트재즈(Irina Vitjaz)가 대형 장미 패턴으로 장식된 화이트 실크 가운을 입고 낮의 노래를 시작했다. 피아니스트 말콤 마르티노(Malcome Martineau)가 리사이틀 반주를 맡았다.
안나 네트레브코 리사이틀 제 1부 주제는 '낮'. Anna Netrebko's Recital, Day and Night, Carnegie Hall
핑크색 장미 한다발을 들고 나온 네트레브코는 라흐마니노프의 "라일락"으로 시작, "내 창 앞에서" "이 곳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부른 후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종달새는 시끄럽게 지저귀네"를 선사했다. 이어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악장 데이빗 챈(David Chan)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반주로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내일!"을 불렀다.
그리고, 드뷔시의 가곡집 '잊혀진 작은 아리아' 중 "그가 내 마음 속에서 우네", 샤르팡티에르의 '루이스' 중 "그날 이후", 차이코프스키의 "그것은 이른 봄이었어"와 "가지의 그림자 속에 무엇이 있는지 말해줘요", 브리지의 "가지 말아요, 행복한 하루", 레옹카발로의"아침의 노래"까지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가곡을 풍부한 감정을 곁들여 들려주었다.
안나 네트레브코 리사이틀 제 2부 주제는 '밤'. Anna Netrebko's Recital, Day and Night, Carnegie Hall
2부의 주제는 밤이다. 네트레브코는 블랙 가운으로 갈아입은 후 메조 소프라노 제니퍼 존슨 카노(Jennifer Johnson Cano)와 은색 별 풍선을 들고 나왔다. 첫 곡은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 중 듀엣곡 "저녁입니다"를 불렀다. 이어 차이코프스키 작곡 "광란의 밤',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밤" "자장가" "세레나데"를 차례로 노래한 후 가브리엘 포레의 친숙한 멜로디 "꿈에서 깨어난 후"와 드보르작의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로 유연하게 이어졌다. 다음은 라흐마니노프의 "꿈", 더글라스 무어의 오페라 '베이비 도의 발라드' 중 "황금은 좋은 것"을 노래했다. 이어 제니퍼 존슨 카노가 다시 등장해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중 듀엣 "뱃노래"로 호흡을 맞추었다.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가곡 "새벽이 올까"로 밤의 시간을 마감했다.
안나 네트레브코의 유연하고, 따뜻한 음색에 빼어난 가창력과 세련된 무대 매너로 황홀한 2시간의 여정을 보낸 청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녀는 청중에게 아르디티 작곡 "키스(Il Bachio)"와 푸치니 오페라 3부작 '지아니 스키키' 중 "오 미오 바비노 카로(O mio babbino caro)"를 선사했다. 한편, 남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Yusif Eyvazov)는 퍼스트티어 박스 석에서 앙코르 보너스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었다. https://annanetrebko.com
안나 네트레브코 주연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아이다' '유진 오네긴' '토스카' Photo: The Metropolitan Opera
2002년 '전쟁과 평화'의 나타샤 역으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한 네트레브코는 '라보엠'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사랑의 묘약' '마농' '토스카'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호프만의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 '안나 볼레나' '유진 오네긴' '이올란타' '맥베스' '돈파스콸레' '청교도' 등 21개 역을 맡아왔다.
메트 오페라의 2018-19 시즌에서 베르디의 '아이다(Aida)'에 첫 출연한 안나 네트레브코는 뉴이어스이브 메트오페라의 새 프로덕션(연출 데이빗 맥비카 경)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Adriana Lecouvreur, 칠레아 작곡)'의 타이틀 롤로 무대에 오른다. 러닝타임 3시간 33분. 공연일 12/31, 1/4, 8, 12, 16, 19, 23, 26. https://www.metopera.org/season/2018-19-season/Adriana-Lecouvreur
*안나 네트레브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리사이틀(2016. 2. 19)
*전남편과 공연 안나 네트레브코 '사랑의 묘약' 비하인드 스토리
*How to get Met Opera Tickets 메트오페라도 할인되나요
*An Interview with Peter Gelb 피터 겔브 메트오페라 단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