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의 진주알...윤디(Yundi Li) 쇼팽 리사이틀@카네기홀
Yundi (李雲迪, 윤디/리윈디) Plays Chopin
24개의 진주알, 쇼팽 사우나
3월 23일 카네기홀
피아니스트 윤디/ 리윈디(Yundi Li, 李雲迪, 33)가 23일 카네기 아이작스턴 오디토리움에서 쇼팽 리사이틀을 열었다.
랑랑(Lang Lang)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윤디의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지난해 뉴저지퍼포밍아트센터(NJPAC) 리사이틀을 취소해서 아쉬웠다.
이번 윤디의 카네기홀 콘서트는 올 2월 16일 LA에서 시작된 쇼팽 투어(Chopin Tour)의 9번째 도시 뉴욕 리사이틀이었다.
록스타처럼 발랄한 랑랑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같다면, 섬세한 꽃미남 윤디는 크라이슬러 빌딩 같다.
중국 중경(청킹)에서 태어나 어려서 아코디언을 연주했다가 피아노를 공부한 윤디는 2000년 18세에 쇼팽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화제가 됐다. 유튜브를 보니, 16년 전이 지금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인다. 역시 스타가 되면 가꾸고 예뻐지는 법.
*Yundi Li - 14th International Chopin Competition (2000)
지난해 11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시드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불협화음으로 협연하며 연주를 중단했다는 소식에 더욱 그의 무대 매너가 궁금했다.
3월 23일 윤디의 카네기홀 쇼팽 리사이틀은 매진됐고, 2800여석엔 중국인 청중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의 팬 사인회에도 젊은 중국인들이 몰려들었다.
프로그램은 쇼팽의 발라드(CHOPIN Ballade No. 1 in G Minor/ No. 2 in F Major/ No. 3 in A-flat Major/ No. 4 in F Minor)와 쇼팽 전주곡 24 Op. 28(24 Preludes, Op. 28)으로 꾸며졌다.
때로는 영롱하게 때로는 천둥처럼 포효하는 리윈디의 쇼팽 연주를 들으며, 카네기홀은 쇼팽 사우나룸처럼 디톡스가 되어 3월의 스트레스를 덜어주었다. 앙코르의 경쾌한 중국 민요(REN GUANG "Colorful Clouds Chasing the Moon" arr. Wang Jian Zhong)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박스 석에서 초반에 엘리베이터 문제로 신경질적이었던 노년의 미국인 남성은 "24개의 진주알!"이라며 미소를 지으면서 박스룸을 빠져나갔다. 클래식 음악인이 뉴요커들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다.
*YUNDI LI Chopin Nocturnes Op.9 No.1, 2 & Op.48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