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Masters
2013.05.23 18:59
메트뮤지엄 유럽회화관(1250-1800): 톱10 갤러리 & 톱10 회화
조회 수 10887 댓글 0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이 재 개관한 유럽회화갤러리(1250-1800) 45개 방, 700여점의 그림 중 무엇을 볼까?
베르미르, 렘브란트, 루벤스, 티치아노,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즈... Top10 갤러리 & Top10 주목할만한 회화 가이드.
유럽 거장 회화 주름살 제거 후 베일 벗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소장품이 230만점으로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연간 500여만명의 관람객을 끌고 있는 메트는 이집트 유물에서 잭슨 폴락까지 소장품의 스펙트럼이 넓지만, 유럽 회화는, 특히 인상주의 이전의 거장 회화는 역사가 깊은 유럽의 메이저 뮤지엄에 비해서 빈약한 편이다. 메트에는 미켈란젤로도 다 빈치도 없다.
메트는 모네, 세잔, 고흐 등 19세기 유럽회화 컬렉션은 남부럽지 않다. 하지만, 유럽의 르네상스기 13세기부터 인상주의 태동 이전인 19세기 초까지 '거장' 컬렉션은 유럽의 메이저 미술관에 뒤진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피렌체의 우피치갤러리, 그리고 마드리드의 프라도뮤지엄은 각국의 왕조 황금기에 미술품을 전리품으로 약탈하며 컬렉션을 확장했다.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는 자본을 끌어모아 사들였지만, 역부족이다.
Photo: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유럽 회화갤러리(1250-1800) 입구(#600)의 티에폴로 회화 '마리우스의 승리'(1729) .
게다가 메트의 유럽 회화(1250-1800) 갤러리는 시대에 뒤떨어져있었다.
작가와 나라, 사조가 뒤엉킨 뒤죽박죽 배치로 미술 애호가들이 지도를 갖고도 갤러리에서 길을 잃기 다반사였다. 그 메트가 지난 2년여에 걸쳐 유럽회화 갤러리를 단장, 5월 23일 공개했다. 유럽 거장회화 갤러리는 1951년 이래 첫 보수 공사를 거치고, 1972년 이래 처음으로 작품의 배치를 전격 조정한 것이다.
시대에 맞는 보수 공사로 특별전 갤러리까지 확장해 유럽 거장 갤러리는 45개로 늘어났으며, 전시 작품은 700여점이 넘는다.
메트는 #600-#644에 시대 순과 지역에 따라 그림을 재배치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영국 등의 작가들이 함께 소개된다. 또한 조각, 도자와 장식미술도 회화와 함께 배치해 미술 감상을 돕고 있다.
메트는 유럽 거장 중 렘브란트, 루벤스, 베르미르, 푸생, 벨라스케즈, 고야 등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로 메트가 소장한 베르미르의 5점이 처음으로 한 방에 모였다.
여성 화가 아르테미스의 아버지 오라지오 젠틸레스키의 걸작 '다나에'를 볼 수 있는 기회.
유럽 회화 갤러리 재개관을 맞아 메트는 빈약한 작가의 그림을 보완하기 위해 개인 소장가들의 작품을 대여 전시하고 있다. 오라지오 젠틸레스키(Orazio Gentileschi)의 ‘다나에(Danaë)’. 리베라의 ‘몬터레이 백작의 초상’, 푸생의 ‘정원의 고통’, 보티첼리의 ‘젊은이의 초상’, 루벤스의 ‘사령관’, 고야의 ‘죽은 토끼와 정물’ 등도 보너스로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확대 지도를 요청해 '오디오 가이드($5-$7): 새 유럽회화 갤러리, 1250-1800'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면, 유럽 미술사 한 코스를 마친 기분이 들 것이다.
유럽회화 45개의 갤러리, 700여점의 그림... 무엇을 볼 것인가?
놓치지 말아야할 방(갤러리) Top10과 방 이외에 주목할만한 회화 Top 10를 꼽아봤다.
중앙 계단을 오른 후 유럽회화 갤러리 입구 오른쪽의 Visitor Information에서 작가 이름이 명시된 detailed map을 요청할 수 있다. 사진은 뮤지엄 전체 지도 중 유럽회화 갤러리 부분.
Top 10 MET Must-Stop European Paintings(1250-1800)
▶베르미르(#632): 총 34점 내외를 남긴 요하네스 베르미르의 회화 5점이 처음으로 한 갤러리에 모였다. '기타 치는
여인(Woman with a Lute)' '베일 쓴 소녀(Study of a Young Woman)' 'A Maid Asleep(잠 든 하녀)' '물 주전자를 든 젊은
여인(Young Woman with a Water Pitcher)' '카톨릭 신앙의 우화(Allegory of the Catholic Faith)'.
▶렘브란트(#637): 빛의 마술사 렘브란트는 자화상도 유명하지만, '호머의 흉상을 보는 아리스토텔레스(1654)'는 영국 가디언지가 '죽기 전 봐야할 미술품 100점에 꼽은 걸작이다. 메트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루벤스 & 반다이크(#628): 바로크 화가 피터 폴 루벤스는 당대 부와 명예를 누렸다. 가운데는 아내, 아들과 자신의 가족을 담은 그림이다. 이 그림에선 오른쪽에 앵무새가 찬조 출연하는데, 이 방의 다른 그림들을 보면 루벤스가 동물을 인물화에 넣어 유머를 발휘한 점도 흥미롭다.
▶티치아노(#607): 신화를 바탕으로 관능미있는 비너스와 다나에 등을 그린 베니스의 명장 티치아노(영어 발음은 티션). 베니스엔 교회당 안에도 티치아노 벽화가 많다. 왼쪽 '비너스와 루트 연주자'는 티치아노가 문하생들과 함께 작업한 그림. 분명 비너스는 분명 티치아노의 터치다.
▶엘 그레코(#611): 그리스에서 태어난 엘 그레코(그레코로망 레슬링!)의 본명은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 하지만, 톨레도에서 살며 활동했다. 그래서 이름이 '그리스 남자'가 됐나 보다. 왼쪽부터 '톨레도의 전망'(실제로 마드리드 인근 중세도시 톨레도에서 버스를 타고 이 전망을 볼 수 있었다), 초현실주의를 예견한 '세인트 존의 비전', 그리고 '추기경의 초상'.
▶벨라스케즈(#610): 스페인이 자랑하는 벨라스케즈는 공전절후의 걸작 '시녀들(Las Meninas, 프라도미술관 소장)'이 넋을 잃게 하지만, 그 바탕엔 초상화들이 있었다. 오른쪽의 '마리아 테레사'에서 '시녀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메트의 유럽회화 큐레이터는 오디오 해설에서 '뮤지엄에서 단 한 작품을 가져가라고 한다면, 바로 이 그림"이라고 말했다.
벨라스케즈가 자신의 무어족 노예 후안 드 파레야를 그린 것으로 그 시선이 생생해서 공개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고 한다. 벨라스케즈는 1654년 후안을 해방시켰고, 후안도 화가가 되었다고. 이 방에선 17세기 벨라스케즈 못지 않게 유명했던 리베라의 회화도 감상할 수 있다. 톨레도뮤지엄엔 리베라가 많았다. 유럽 갤러리의 특별전 갤러리에선 지금 모데나에서 온 벨라스케즈의 '프란체스코 이 데스테 공작의 초상화'가 전시 중.
▶고야(#612): 마드리드 프라도뮤지엄 밖에는 고야와 벨라스케즈의 동상이 있다. 스페인의 두 거장 쌍두마차다. 스페인의 국보 고야는 알타미라 백작의 아들 마누엘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고양이와 새들을 등장시켜, 어린이의 순수성을 강조한듯 하다. 이 방의 '발코니의 마자'는 고야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림으로 두 여인과 위협적인 뒷 인물들의 표정이 흥미진진하다.
▶라파엘로(#609):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 3대 화가였던 라파엘로. 수많은 성모자상 중에서 아기 예수를 가장 자연스럽게 그린 화가인 것 같다. 마돈나와 왕관을 쓴 예수, 성자들. 이 방에선 브론지노의 초상화와 미켈란젤로의 초상화도 감상할 수 있다.
▶카라바지오(#621): 본명은 미켈란젤로 메리시지만, 태어난 마을의 이름을 따 카라바지오로 불리운다. 뛰어난 화가 였지만 성격이 난폭해 싸움에 휘말리고, 젊은 이를 살해해 사형선고까지 받고 도주해 살았다. 영국의 데릭 자만 감독이 전기 영화를 만들었다. 걸작 '연주자들'에서 그의 동성애 취향이 드러난다. 같은 방에 '성 베드로의 부인'도 걸려있다.
▶티에폴로 父子(#622): 지오바니 바티스타 티에폴로(16996-1770)과 지오바니 도메니코 티에폴로(1727-1804)는 부전자전 화가였다. 아버지가 교회 천장화로 너무나 유명했다. 티에폴로는 파란 하늘에 성서 속 인물과 말들이 날아 다니는듯한 군중 장면이 시그내쳐. 유럽 회화 갤러리의 입구는 그의 회화로 장식되어 있다. 오일 스케치 '행성과 대륙의 알레고리'는 그가 지성적인 화가임을 입증한다. 같은 방에서 아들 도메니코의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Top 10 주목할만한 회화, Un Certain Regard
네덜란드 화가 브뤼겔의 '수확하는 사람들'은 수확기 농부들의 신성한 노동과 휴식, 그리고 식사 장면을 포착했다. 미 학교 교재에도 나오며, 필드 스터디에 꼽히는 작품이라고.(#642)
11x8인치, 4500만 달러. 메트가 2004년 런던 크리스티에서 두치오의 '성모자상'(1290-1300)을 구매한 가격이다. 메트 역사상 작품 구매에 쓴 돈으로는 최고가다.(#625)
누구를 닮았다. 바로 모나리자. 지난해 1월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특별전에서도 '레오나르도 추정 작품'이 있었다. 손이 레오나르도보다 덜 정교하지만,'다 빈치의 작품'으로 넘어갈 수 있을 법한 '체리를 든 소녀'는 지오바니 엠브로지오 드 프레디스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지오바니는 레오나르도의 문하생이었다.(#608)
메트에 미켈란젤로의 작품은 없지만, 그의 초상화는 있다. 그런데, 미완성이다. 다니엘레 다 볼테라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대로 볼 때 미켈란젤로가 68-69세 쯤으로 추정된다. 자코피노 델 콘테는 60세의 미켈란젤로 초상화를 그렸다. 그런데, 포즈가 너무 유사하다. 자코피노 작품을 다니엘레가 복사하다 만 것은 아닌지?(#609)
'비너스의 탄생' '프리마베라'의 보티첼리가 여성만 잘 그린 것은 아니었다. '메달리온을 들고 있는 젊은 이'는 이번에 뉴욕의 개인 소장가로부터 특별히 대여해온 작품이다.(#603)
필리피노 루피의 '성모자상'(1483-84)은 방금 그린 것처럼 레드와 블루가 선명하다. 아마도 최근 복원 작업을 거친듯 한데, 피렌체의 은행가로부터 위임을 받아 완성한 작품으로 '스승 보티첼리보다 달콤하다'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603)
지오바니 도메니코 티에폴로는 아버지 지오바니 바티스타 티에폴로처럼 너무 잘 그려서 한때 자신의 작품마저 아버지 작품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아버지가 성스러운 천장화의 마스터였던 반면, 아들은 '시골의 댄스'같은 세속적인 풍경을 담았다.(#622)
초현실주의적 일러스트레이션풍의 화가 히에로니머스 보쉬의 작품이 메트에 딱 한 점 있었다. '동방박사의 경배'는 프라도뮤지엄에 있는 보쉬의 걸작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640)
인물화에 동물 삽입을 즐기는 루벤스는 '늑대와 여우 사냥'을 위임받고 문하생들과 작업했다. 그러나, 루벤스는 "늑대는 내가 그렸다"고 밝혔다.(#628)
유럽회화 갤러리의 화가들은 대부분이 남성이다. '그림 그리는 젊은 여성'도 원래는 자크-루이 데이빗으로 추정됐다가 최근 프랑스 여성화가 마리 드니스 빌러스의 작품으로 판명됐다. 안느 루이 지로데-트리오슨의 제자였던 빌러스는 살롱에 인물화를 출품했으며, 이 작품은 '자화상'일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613)
▶개방시간: 화-목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금-토 오전 9시30분-오후 9시, 일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월요일(마틴루터킹스 데이, 프레지던츠데이, 메모리얼데이 제외) 휴관,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1월1일 휴관. ▶입장료: 성인($25), 65세 이상($17), 학생($12). *추천 기부금제(suggested donation). 1000 5th Ave. 82nd St. 212-535-7710, www.met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