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챈스! 휘트니 비엔날레 27일까지
"우리는 지금 크로스-오버로 간다" 휘트니 비엔날레 스케치
회화, 조각, 설치작, 퍼포먼스, 무용, 연극, 영화까지 망라
3월 1일-5월 27일, 신인-중견-작고 미술가 51명 초대
콘크리트 요새 같은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은 이 모던한 건물을 떠나게 된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하이라인파크 남단에서 렌조 피아노의 설계로 새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2015년 완공된 후 이 건물은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이 들어와 현대미술을 위한 부속 뮤지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휘트니뮤지엄은 1973년 미국 신인 미술가들의 등용문인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iennial)로 현대미술의 최전선에 서왔다. 찰스 레이의 첫번째 빅 쇼와 매튜 바니의 뉴욕 데뷔전이 열린 곳이 바로 이 비엔날레다. 따라서 휘트니 비엔날레는 내일의 작가를 발견하는 다소 ‘아방 가르드’ 성향이 짙다.
지난 1일 개막된 2012 휘트니 비엔날레엔 51명의 미술가들이 초청됐다. 올해엔 초기 비엔날레 ‘게임의 규칙’이었던 미국인이나 신인에 국한하지 않았다. 그리고, 장르도 미술이라는 스펙트럼을 널리 확장해 영화, 연극, 건축과 퍼포먼스까지 눈으로 볼 수 있는 예술품이 망라됐다.
미국 현대화가 마스덴 하틀리, 엘스워스 켈리, 앤디 워홀의 작품도 2012 비엔날레 작가다. 독일 뉴시네마의 거장 베르너 헤르조크가 심오한 비디오 설치작으로 찾아왔고, 중국 출신 LA 작가 왕 슈는 다운타운 뉴뮤지엄의 2012 트리엔날레와 동시에 초대된 행운아가 됐다.
이토록 관대해진 휘트니는 미술의 비빔밥, 장르의 ‘Anything Goes’로 향해가는 것일까? 현대미술의 '크로스 오버(cross-over)'를 선언하는 것인가?
뮤지엄 1층의 갤러리에선 건축과 대형 조각 사이에 시이소오 게임을 벌이는듯한 ‘공사 중’인 작품이 있고, 3층과 5층엔 두 여성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실과 침실을 옮겨놓고, 퍼포먼스를 벌인다. 또, 파이프 오르간이 조각의 이름을 달고 전시되어 있다. 4층엔 미니 영화관이 퍼포먼스의 대기실 역할도 한다. 그리고 옆엔 오픈된 분장실이 있는데 4층의 거의 절반(6000sq ft)을 할애한 뮤지엄 내 야외 극장 공연을 위한 백스테이지다. 이곳에선 매일 댄스, 연극,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비엔날레는 5월 27일까지 계속된다.
27일 언론 시사회에서 발견한 휘트니 비엔날레의 주목할만한 작품을 소개한다.
▶개관시간: 수-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월-화 휴관. 금요일 오후 9시까지. ▶티켓: $18(일반), $12(19-25세/62세 이상/풀타임 학생), 금요일 오후 6시-9시엔 마음대로 내세요(pay-what-you-wish). 945 Madison Ave.@75th St. 212-570-3600, www.whitney.org.
1층 갤러리를 점령하고 있는 오스카 투아존의 ‘For Hire’는 건물의 얼개가 앙상하게 보여진다. 불경기에 대한 냉소주의인가? 재정난에
빠진 그리스의 곳곳엔 짓다가만 건물들이 뼈대만 남아있어서 파르테논 신전의 현대판으로 느껴졌다. Photo: Sukie Park
그리스 출신 뉴욕 작가 조지아 사그리의 'Working the no work'는 스튜디오를 갤러리에 재현하고 구술 퍼포먼스를 한다. SP
사라 미셸슨의 ‘Devotion Study #1-The American Dancer’가 열릴 오픈 스테이지. 뮤지엄에선 파격적으로 4층에 6000평방피트의 무대를
마련했다. 접이식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오다가다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SP
미셸슨의 분장실. 빔 벤더스의 다큐멘터리로 더 유명해진 독일 안무가 피나 바우쉬와
머스 커닝햄, 그리고 필립 글라스 등의 음악을 배경으로 '토탈'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SP
우 창의 설치작. 클럽 같은 분위기의 미니 영화관에선 성전환자들의 아지트인 LA 나이트 클럽 비디오 ‘Wildness’가 돌아간다. 그리고
이 공간은 옆 분장실과 함께 사라 미셸슨의 퍼포먼스를 위한 대기실로도 활용된다. SP
지젤 비엔(데니스 쿠퍼, 스티븐 오말리, 피터 리버그), ‘LAST SPRING: A Prequel’은 할리우드 공포영화 ‘사탄의 인형(Child’s Play)’에 나올 법한
자폐적인 소년 마네킹이 그로테스크한 인형을 들고 섬뜩하게 서있다. Photo: Sukie Park
‘위대한 피츠카랄도’’카스퍼 하우저의 수수께끼’ ‘Cave of Forgotten Dreams’의 거장 베르너 헤르조크 감독이 미술가로 데뷔한다.
'Hearsay of the Soul'은 16세기 무명의 네덜란드 화가 허큘레스 세거즈에게 바치는 헌사다. 5개의 병풍식 화면에 세거스의 무채색
겨울 풍경을 담은 판화가 서서히 바뀌며 네덜란드 작곡가 언스트 라이체커의 첼로 연주 ‘Requiem for the Dying Planet’가 흐른다.
명상으로 이끄는 이 방은 어쩐지 슬프다. 어둠 속에서, 잊혀진 역사 속에서 항상 무언가를 찾아내는 헤르조크는 동양화풍의 세거스를
‘미술계 근대화의 아버지’로 평가한다. Photo: Sukie Park
소셜 네트워크 시대 모이라 다비의향수를 가득 담은 '편지 엘레지' 'We are young,
and we are friends of time'.
조안나 마닐로프스카의 자연에서 인공으로 온 조각 ‘From the Canyons to the St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