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뮤지엄 회고전: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비화 7가지
Roy Lichtenstein: Like New
로이 리히텐슈타인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7가지
October 11, 2026 – May 10, 2027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Roy Lichtenstein: Like New,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팝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회고전 '새것처럼(Roy Lichtenstein: Like New)'이 10월 11일부터 내년 5월 10일까지 휘트니뮤지엄에서 열린다. 5층에서 열리는 이 전시엔 그의 회화, 조각, 드로잉, 영화 등 130여점이 소개된다. 휘트니 3층에선 그가 사망한 해인 1997년 제작한 작품들을 집중 소개하는 별도의 전시 'Roy Lichtenstein: 1997'가 9월 5일부터는 내년 6월 1일까지 계속된다.
https://whitney.org
#1.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뉴욕 출신
그는 유럽의 작은 공국인 '리히텐슈타인(Lichtenstein)'과 철자가 같은 성 때문에 유럽 출신으로 오해받곤 한다. 하지만 그는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뼛속까지 미국인 아티스트다. 1923년 10월 27일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독일계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밀턴은 부동산 중개인이었고, 어머니 베아트리스는 전업주부였다.
한편, 마크 로스코(Mark Rothko)는 1913년 10살 때 러시아제국 시대의 공산주의 치하(현재의 라트비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 1937년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1926년 22살 때 아르헨티나행 영국 화물선에 숨어들어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이후 수십년 동안 불법 체류자였다가 1962년에 시민권을 받았다.

Roy Lichtenstein: Like New,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2. 팝 아트 이전엔 추상표현주의 추종
대중은 그를 정교한 망점(Ben-Day dots)의 대가로 기억하지만, 사실 리히텐슈타인은 1950년대 뉴욕을 휩쓴 잭슨 폴락 스타일의 추상표현주의풍 그림을 그리던 화가였다. 이번 휘트니뮤지엄 전시의 초기작들은 그가 주류 추상미술에 회의감을 느끼고 일상적인 광고와 인쇄물로 눈을 돌리기까지의 급격한 화풍 변화를 엿볼 수 있다.

Roy Lichtenstein: Like New,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3. 미키 마우스가 그의 영감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만화 이미지로 전향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어린 아들 덕분이었다. 둘째 아들 미첼 리히텐슈타인(Mitchell Lichtenstein)이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네 아빠는 맨날 알아볼 수도 없는 추상화만 그리니까 그림 진짜 못 그리는 거 아니냐"라고 놀리자 아빠에게 디즈니 만화책 'Donald Duck Lost and Found'을 가져와 "아빠는 이 만화만큼 잘 그리지 못하지?" 하고 물었다. 이에 자극받은 리히텐슈타인이 1961년 그린 작품이 'Look Mickey'다. 이를 기점으로 리히텐슈타인은 대중 만화를 자신의 작품 속에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미첼 리히텐슈타인은 영화배우이자 독립영화 감독으로 활동하며,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다.

Roy Lichtenstein: Like New,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4. 만화적인 '벤데이 점(Ben-Day Dots)'
리히텐슈타인은 망점을 어떻게 그렸을까? 그는 신문이나 잡지 등 싸구려 인쇄물에서 쓰이던 벤데이 망점 기법을 스텐실과 구멍 뚫린 판을 이용해 캔버스에 철저히 수작업으로 재현했다. 캔버스 위에 구멍이 뚫린 금속 스텐실 판(Screen)을 대고, 그 위에 칫솔이나 특수 붓으로 물감을 문질러 점 하나하나를 손으로 직접 찍어냈다. 기계처럼 보이기 위해 노동 집약적인 수작업을 택한 것이다. 그는 눈물, 사랑, 전쟁의 공포 등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하면서도, 표현 방식은 극도로 차갑고 기계적인 인쇄물처럼 보이게 조율했다. 이로써 대중 소비 사회의 진부함과 클리셰를 역설적으로 풍자했다.
*벤데이 점(Ben-Day Dots)은 19세기 말 미국의 인쇄업자이자 발명가인 벤저민 데이(Benjamin Henry Day Jr.)가 개발한 상업용 인쇄 기법으로 작은 점들의 밀도와 색상 조합을 이용해 신문, 잡지, 싸구려 만화책 등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명암과 다채로운 색상을 표현하던 기술이다. 검은색, 파란색(Cyan), 빨간색(Magenta), 노란색(Yellow)의 4가지 기본 잉크 점의 크기와 간격만 조절하여 수많은 색과 음영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혁신적인 '가성비' 기술이었다. 현대의 디지털 픽셀(Pixel)과 유사한 개념이다.

Roy Lichtenstein: Like New,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5. 타임스퀘어 뮤럴(Mural)과 휘트니의 벽화 재현
리히텐슈타인은 생전 대형 벽화(Mural) 작업을 즐겼다. 맨해튼 타임스퀘어 지하철역엔 거대한 세라믹 타일 벽화인 'Times Square Mural'(2002)이 걸려있다.
이번 휘트니 전시 'Roy Lichtenstein: Like New'에서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 그의 'Greene Street Mural'(1983)을 비롯한 총 4개의 전설적인 벽화들을 전시장 내에 디지털 프린트가 아닌 오리지널 스케치와 의도에 따라 붓으로 그대로 재현(Re-creation)했다.
1. 그린 스트리트 뮤럴(Greene Street Mural, 1983/2026): 5층 갤러리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관람객을 압도하는 약 30미터(96피트) 길이의 초대형 벽화다. 1983년 파워 아트딜러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 갤러리의 그린 스트리트 공간을 위해 제작되었던 벽화로 리히텐슈타인이 수십 년간 사용한 만화적 모티프, 벤데이 점, 기하학적 선들을 하나의 거대한 스크랩북처럼 집대성했다.
2. 창문 속의 소녀(Girl in Window - Study for World’s Fair Mural, 1963/2026):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팝아트 스타일의 소녀 모습은 휘트니뮤지엄 건물 외벽에 설치되어 미술관 주변의 하이라인(High Line) 공원 산책로에서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964년 뉴욕 세계박람회(World's Fair)의 뉴욕주재단 건물을 위해 리히텐슈타인이 디자인했던 벽화의 연구작(Study)을 기반으로 재현했다.
3. 수퍼선셋 빌보드(Super Sunset Billboard, 1967/2026): 휘트니 5층의 서쪽 허드슨강이 내려다보이는 대형 통유리창(West-facing window) 앞에 설치되어 있다. 1967년 펜실베이니아의 야외 테니스장에 거대하게 설치되었던 야외 빌보드 작품이다. 해 질 무렵엔 리히텐슈타인이 인위적인 선과 망점으로 정교하게 그려낸 '팝아트 석양'과 창문 너머 허드슨강으로 실제로 저무는 '뉴욕의 진짜 석양'이 겹쳐지는 두 개의 노을(Two Sunsets)을 감상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4. 케첩 바른 핫도그(Hot Dog with Ketchup, 2026): 휘트니 건물 맞은편, 갠스부르트 스트리트에 위치한 대형 빌보드 벽면에 걸려있다. 리히텐슈타인의 1963년 오리지널 회화 'Hot Dog'를 기리는 동시에 베네수엘라계 미국 작가 알렉스 다 코르테(Alex da Corte)가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더한 특별한 협업 벽화다. 깔끔하고 기계적인 리히텐슈타인식 핫도그 그림 위에 다 코르테가 마치 실제 케첩을 러프하게 휘감아 뿌린 듯한 강렬하고 유기적인 선을 결합하여 팝아트의 '이미지 복제와 변주'라는 테마를 위트 있게 보여준다.
#6. 스톰킹아트센터의 인어 요트 'Mermaid'(1994)

1994년 리히텐슈타인은 국제 요트 경기인 아메리카즈 컵(America's Cup)에 출전할 미국팀의 세일링 보트 '영 아메리카(Young America)'의 선체와 돛을 디자인했다. 대회 역사상 미술가가 보트 전체를 디자인한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가 되었다.
선체 길이만 약 77피트(약 23.5m)에 달하는 보트에 리히텐슈타인 특유의 인어가 물결 속에서 리드미컬하게 헤엄치는듯한 모습을 담았다. 돛은 하늘의 구름과 바다의 물결 사이로 노란 햇살이 보트로 내리쬐는 이미지로 디자인했다. 그의 디자인에 따라 당시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학생들이 색칠을 했다. 이 요트는 1995년 아메리카즈 컵에서 경주했다.
#7. 탄생 100주년 포에버 우표 발행

2023년 미 우정국은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포에버(63센트) 우표를 발행했다. 우표 세트(20개)엔 'Standing Explosion (Red, 1965)', 'Modern Painting, 1966' 'Still Life with Crystal Bowl, 1972' 'Still Life with Goldfish, 1972' 'Portrait of a Woman, 1979'와 밥 아델만(Bob Adelman)이 찍은 리히텐슈타인 사진이 담겨있다.

Roy Lichtenstein: Like New,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Photo: Sukie Park/ NYCultureBeat
*휘트니뮤지엄 로이 리히텐슈타인 회고전 'Roy Lichtenstein: Like New'
https://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4188425
*로이 리히텐슈타인 '머메이드(Mermaid)' 요트의 외출, 2017
https://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3583467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포에버 우표 나왔다, 2023
https://www.nyculturebeat.com/?mid=Art2&document_srl=40969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