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텐블로의 피카소와 신고전주의/입체파 걸작들(Picasso in Fontainebleau)@MoMA
1921년 여름 프랑스 퐁텐블로의 파블로 피카소
신고전주의 '세 여인', 큐비즘 '세 음악가' 등 전시
Pablo Picasso. Three Women at the Spring. Fontainebleau, summer 1921. Oil on canvas,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20세기 미술사를 관통하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91세로 삶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거친 아티스트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피카소 50 주기를 맞아 열고 있는 '퐁텐블로의 피카소(Picasso in Fontainebleau, 10/8, 2023-2/17, 2024)'는 피카소가 1921년 여름 프랑스의 퐁텐블루에서 제작했던 신고전주의와 입체파 작품을 집중 탐구하는 특별전이다.
1921년 7월부터 9월까지 40세의 피카소는 퐁텐블로의 빌라를 빌려 왕성하게 작업했다. 퐁텐블로는 파리에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자리한 지역으로 1만7천 헥타르에 달하는 숲과 베르사이유궁에 이어 두번째로 큰 퐁텐블로 왕궁이 오늘날 관광 명소로 인기있는 곳이다.
Pablo Picasso. The Spring Fontainebleau. 1921. Oil on canvas, Moderna Museet, Stockholm.
MoMA의 '퐁텐블로의 피카소'는 피카소가 그때 그린 대작(세명의 음악가, 세명의 여성들)을 비롯, 이 시기의 회화, 드로잉, 에칭, 파스텔 작품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 시기는 피카소가 신고전주의(Neoclassicism, 1917-1925) 작업을 하던 때였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피카소는 고대 예술과 고전 전통의 부활을 내세우며 옛 질서로의 복귀를 주창했다. 1917년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해 고전 조각상, 고대 유적, 프레스코화에 매료된 후 파리로 돌아왔고,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앙그레)Jean-Auguste-Dominique Ingres)와 니콜라스 푸생(Nicolas Poussin)의 영향도 받았다. 그리고, 1918년 러시아 발레리나 올가 코클로바(Olga Khokhlova)와 결혼했다.
Picasso in Fontainebleau @MoMA
이 전시는 3개의 갤러리에서 연대순으로 소개된다. 첫 갤러리는 1921년 파리에서 전시된 입체파(큐비즘)와 고전주의 작품들, 러시아발레단을 위한 프로젝트, 그리고 가족과 스튜디오의 사진, 세번째 갤러리로 가는 통로엔 퐁텐블로 빌라 스튜디오를 재현했으며, 세번째 갤러리엔 '세 여인'과 '세 음악가'를 소재로 한 5개의 대형 회화가 전시되어 있다.
Picasso in Fontainebleau @MoMA
피카소의 스타일 진화 Pablo Picasso: a style guide, Christies
파블로 피카소는 약 80년간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 판화, 드로잉, 조각, 도자기, 연극 세트, 의상 등 2만여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크리스티에선 2023년 2월 끊임없이 스타일의 변신을 추구했던 피카소의 시대(Pablo Picasso: a style guide, Christies)를 다음으로 나누었다.
Picasso in Fontainebleau @MoMA
#1 청색 시대(The Blue Period, 1901-1904): 초기 피카소의 작품은 파란색 물감을 위주로 사용해 빈곤, 고통, 고독이라는 침울한 주제를 반영했다. 피카소가 청색시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친구였던 화가 카를레스 카사게마스의 자살 때문이었다. 피카소는 "내가 파란색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카사게마스의 죽음을 생각하면서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2 장미 시대(The Rose Period, 1904-1907): 청색 시대에서 전환하면서 분홍색, 빨간색과 같은 따뜻한 색상을 도입했다. 서커스 공연자, 곡예사, 할리퀸 등 예능인을 캔버스에 담았다. 장미 시대는 피카소가 몽마르트르에 완전히 정착하고 바토-라부아르에서 보헤미안 화ㄱ가 및 작가들과 교제하면서 시작됐다. 피카소는 이즈음 모델인 페르난드 올리비에(Fernande Olivier)와 연재하면서 절망의 장막을 거두게 된다. 또한, 작가이자 후원자인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 1905-06)의 초상화로 입체파의 출현을 알리고 이베리아 조각에 대한 피카소의 관심을 보여준다.
Pablo Picasso. Les Demoiselles d’Avignon, 1907, Oil on canvas,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3 입체파(Cubism, 1907-1914): 피카소는 폴 세잔, 아프리카와 이베리아 조각에서 영감을 받아 조르쥬 브라크(Georges Braque, 1882-1963)와 함께 입체파를 창안했다. 전통적인 원근법에서 탈피해 형태는 조각화되고, 분석되어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개발했다. MoMA가 소장한 '아비뇽의 여인들(Les Demoiselles d'Avignon, 1907)'은 입체주의의 걸작이다.
Pablo Picasso, Three Musicians, Fontainebleau, 1921. The Philadelphia Museum of Art.
#4 신고전주의(Neoclassicism, 1917-1925): 전쟁의 혼란과 폐허에서 벗어나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로의 회귀를 열망하던 시기였다. 균형감과 우아함이 있는 인물을 추구해 풍만한 고전적인 옷을 입은 여신들, 고전 문학 및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5 초현실주의(Surrealism, 1920-1930): 피카소는 젊은 마리-테레즈 월터(Marie-Thérèse Walter)와 가까와지고, 첫 부인 올가와 헤어지며 격정에 휘말리게 된다. 이즈음 아방가르드의 주류 운동이 된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받아 여성 인물화를 급진적이며 충격적으로 묘사하게 된다.
Pablo Picasso. Three Women at the Spring. Fontainebleau, summer 1921. Red chalk on canvas, Musée National Picasso–Paris.
#6 제 2차 세계대전(War Period, 1935-1945): 1940년 6월 독일군은 프랑스 국토 대부분을 점령했고, 나머지는 비씨 통치 하에 놓였다. 피카소는 고향 스페인으로 돌아갈 수 없어 파리에 남아 반전 메시지의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파시즘을 비판한 '게르니카(Guernica, 1937)'는 그 대표작이다. 이즈음 피카소는 작업실에 갖혀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도라 마르(Dora Maar)와 사귀며 인물화와 정물화에 집중했다.
Picasso in Fontainebleau @MoMA
#7 전후(Post-War Years, 1946-1962): 전후 피카소는 젊은 화가 프랑수아즈 질로(Françoise Gilot)를 만나 두 자녀를 낳았고, 프랑스 남부 발로리스로 이주해 작업했다. 1952년 발로리스의 마두라 도예 스튜디오에서 마지막 뮤즈 자클린 로크(Jacqueline Roque)와 사랑에 빠졌다. 1954년 라이벌이자 친구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가 사망해 충격을 받았다. 의지할 동료가 없었던 피카소는 들라크루아(Delacroix), 벨라스케스(Velázquez), 마네(Manet), 푸생(Poussin) 등 과거의 화가들을 탐구했으며, 자클린을 모델로 미술사의 걸작을 재해석했다.
#8 후기 회화 (Late Paintings, 1963-1973): 피카소는 말년 10년간은 무쟁의 노트르담드비에서 자클린과 거의 은둔 생활을 하며 몇시간씩 작업했다. 이 시기엔 분석적 입체주의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했다 신문 스크랩, 발견된 오브제 등을 재료로 콜라쥬, 아상블라쥬, 조각 등 다양하게 제작했다.
Picasso in Fontainebleau @MoMA
Oct. 8, 2023-Feb. 17, 2024
The Museum of Modern Art
11 West 53rd St.
https://www.moma.org
*피카소와 일곱 뮤즈들 (상) 페르낭드, 에바, 올가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Art2&document_srl=3943822
*피카소와 일곱 뮤즈들 (중) 마리-테레즈, 도라 마르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Art2&document_srl=3946254
*피카소와 일곱 뮤즈들 (하) 프랑소아즈, 자클린, 실베트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Art2&document_srl=3947366
그가 사망했지만 아직도 살아서 화실을 지키고 있는 것같습니다. 아마도 그가 남긴 2만이넘는 작품이 세계 곳곳에서 관람객들과 숨을 쉬고 있어서 일까요? 칼럼에 올려주신 그림들(아비뇽의 여인들, 봄의 세여인 등)과 내가 피카소 전시회를 통해 본 그림들에서 여인들이 살이 통통하고 기름져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여인도 아니고, 지적인 여자도 아닌, 편안하고 푸근한 품을 지닌 여자들임을 느꼈습니다. 반면에 또다른 그림들은 한번 보고는 이해가 불가능해서 다시 보면서 빨려들어가는 묘한 감정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입체파는 아리송해라고 중얼거렸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