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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uro Di Modica (1941-2021)

월스트릿에 3천톤 '돌진하는 황소' 게릴라식 설치, 뉴욕 명물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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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uro Di Modica, Photo: Shaheen Daveeda/ Charging Bull

 

월스트릿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의 조각가 아르투로 디 모디카(Arturo Di Modica, 1941-2021)가 2월 19일 고향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 별세했다. 향년 80세.

 

아르투로 디 모디카는 1941년 시칠리아의 비토리아에서 태어나 피렌체 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초창기 그의 작품은 헨리 무어 스타일의 추상 조각이었다. 1970년 뉴욕에 무일푼으로 이주한 후 소호의 그랜드 스트릿에 작업실을 마련해 보헤미안 작가로 살았다.

 

1985년 발렌타인데이, 링컨센터 광장에 “Be My Valentine N.Y. Love AD.”라고 적은 말 조각 'Il Caballo'를 설치한 후 사라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80년대 디 모디카는 페라리 자동차를 살만큼 돈을 벌었고, 로어맨해튼의 고급 레스토랑 치프리아니(Cipriani)에서 종종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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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발렌타인데이 링컨센터에 설치한 '일 카발로(Il Cavallo)'. Photo: Arturo Di Modica Photo Archive

 

1987년 10월 19일 증시가 하루에 20% 폭락하자(Black Monday) 디 모디카는 미국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황소 동상을 기획했다.

1989년 10월 13일 월스트릿 증시는 또 다시 폭락했다. 디 모디카는 *불 마켓(Bull Market)을 기대하면서 황소 동상을 기획했다. 2개월 후인 12월 15일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의 베디-마키 아트 파운드리에서 32만5천달러의 자비를 투여해 제작한 7천 파운드(3.5톤) 무게의 황소 동상을 로어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 앞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설치했다. 허가 없이 진행된 게릴라식 프로젝트였다.  

 

뉴욕시경(NYPD)은 증권거래소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동상을 철거해갔다. 이에 뉴욕 시민들이 반발했고, 뉴욕시 공원국에서 황소 동상을 볼링그린(브로드웨이 & 화이트홀)에 설치하게 됐다. 이때 디 모디카는 창고에서 황소동상을 찾아오기 위해 5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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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릿의 상징이자 관광명물이 된 아르투로 디 모디카의 '돌진하는 황소'

 

이후 '돌진하는 황소'는 로어맨해튼과 월스트릿의 상징이 되어 '자유의 여신상'만큼이나 인기 있는 뉴욕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황소의 성기, 코, 혹은 뿔을 잡으면 금전운이 생긴다는 미신까지 생겨나 관광객들이 몰려 들었다. 

 

2017년 3월 7일 국제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조각가 크리스틴 비스발(Kristen Visbal)이 황소 동상 앞에 '두려움 없는 소녀(Fearless Girl)'을 설치했다. 이에 분개한 디 모디카가 소송을 제기했고, '두려움 없는 소녀'는 2018년 11월 뉴욕증권거래소 앞으로 이전됐다. 

 

디 모디카는 1900년대에 '돌진하는 황소'를 팔려고 시도했다. 라스베가스의 한 카지노에서 30만 달러에 제안이 들어왔지만, 거절했다. 이후 영국인 투자가 조 루이스에게 동상을 볼링그린에서 이전하지 않는 조건으로 팔았다. 디 모디카가 제시한 금액은 500만 달러졌지만, 실제로 판매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조 루이스는 디 모디카의 다른 조각도 패키지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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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소호 크로스비 스트릿 스튜디오 앞에서 아르투로 디 모디카

 

월스트릿의 대명사가 된 '돌진하는 황소'의 이미지는 월마트를 비롯, 노스포크 뱅크, 랜덤하우스 등지에서 무단으로 사용해 디 모디카로부터 고소당하기도 했다. 

 

디 모디카는 2000년대 후반 소호의 작업실을 매각해 고향 비토리아에 조각학교를 세우고 작업하며 살았다. 말년에 장암과 투병하면서도 40피트 높이의 말 조각을 제작해왔다. 그는 "작업하면서 죽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불 마켓(Bull Market): 주가 상승 강세장. 황소가 공격할 때 뿔을 하늘로 들어올리는 모습을 빗댄 것. 

*베어 마켓(Bear Market): 주가 하락 약세장. 습성이 느리고, 공격 시 발톱을 아래로 깎아 내리는 곰에 빗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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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2.24 20:53
    이제까지 Charging Bull을 헨리 무어의 작품으로 알았습니다. 컬빗이 또 놀라운 지식을 선물했습니다. 아르투로 디 모디카란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100세를 넘기며 사는 요즈음 너무 빨리 영면했네요. 조각 전시회나 작품은 많이 가보질 않아서 보고난 후 어떤 느낌을 가졌었던가가 생각나지를 않아요. 코로나가 가시면 월스트릿에 가서 Charging Bull을 다시 보면서 뿔 코를 다 만져보고 로토를 사서 당첨을 바라보겠습니다. 그리고 깊이 감상을 하겠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