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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ie2022.11.18 18:50
10월은 도토리 시즌인가 봅니다. 암스텔담 고흐 뮤지움 앞에 넓은 잔디밭이 있고 가장자리에 도토리나무가 쭉 늘어서 있는데 도토리가 떨어져서 땅에 수북히 쌓여있어서 한웅큼 줏어서 호주머니에 넣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도토리를 아무도 줏어가지않고 썩히다니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끝이 없었습니다. 마음먹고 주워 담으면 몇말은 금방 되고도 남을듯 했습니다. 그러나 씨앗은 해외로 반출 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다음에 가면 도토리 가루를 만들어 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최불암씨가 진행하는 한국인의 밥상을 보았습니다. 도토리로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아낙네와 촌부들의 소박한 모습은 눈시울을 붉게 했습니다. 최불암씨와 더불어 먹는 정경이 한폭의 그림같았습니다. 배고플 때 양식으로 배부를 땐 간식으로 도토리를 팔방으로 활용했던 여인들의 솜씨가 요즘 요리 전문가보다 월등함을 깨달았습니다.
외할머니께서 추운 겨울에 씹으면 살어름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밖에 묻은 독에서 꺼낸 김치를 숭얼숭얼 썰어서 메밀묵과 참기름을 쳐서 무쳐서 내놓으면 순식간에 빈그릇이 됐었습니다. 그 메밀묵 김치무침을 언제 다시 맛볼까를 생각하니 그리움만 가득해 집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