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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ie2021.03.25 21:28
허병렬: 심청이와 외할머니-두 이름은 나를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몇살 땐지는 잘 생각이 안나지만 아주 어렸을 때 심청전과 콩쥐 팥쥐를 읽고 훌적훌적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이 얘기들이 창작동화가 아니고 사실이라고 믿었습니다. 길 가다가 지팽이를 집고 걷고있는 눈먼 봉사를 보면 저 장님의 딸이 심청이겠구나하면서 한참을 처다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바다 속에 용궁이 있고 용왕이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이런 어린이들의 마음을 허병렬 교장 선생님께서는 어루먼져 주셨고 사랑해주셨습나다. 자금도 병상에서 어린이들을 생각하시면서 하늘나라 동화를 구상하고 계시리라 믿어요. 선생님의 쾌유룰 빕니다.

외할머니는 나에게는 엄마보다 더 큰 안식처였고, 포근한 품이었다. 맏이였고 동생이 넷이다 보니까 엄마 품은 동생들 차지였고 나는 밀려나 있었다. 외할머니는 이런 나를 늘 보듬어 주시고 칭찬해 주셨다. 외갓집을 문지방 드나들듯 자주 갔다 그때마다 외할머니께서는 동생들한테 치여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지 하시면서 먹을 것을 챙겨주시곤 하셨다. 그리고 꼬깃꼬깃한 지폐를 염낭 주머니에서 끄내서 손에 쥐어주시곤 했다. 나와 함께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칠십에 돌아가셨다. 마국에 있었기때문에 외할머니의 장례식도 못 갔고, 사러워서 며칠을 울고 또 울곤 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