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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4.03.20 12:06
(709) 강익중: 동치미 한 사발
조회 수 294 댓글 1
詩 아닌 詩 (80) 동치미 한 사발
Ik-Joong Kang, Untitled 1, 2024, 10 x 13 in, Mixed Media on Paper
동치미 한 사발
살면서 행복하고 싶으면
지금 웃으면 되는데
살면서 여기저기 다니고 싶으면
지금 신발을 신으면 되는데
살면서 사랑받고 싶으면
지금 사랑하면 되는데
살면서 외롭지 않고 싶으면
지금 연락하면 되는데
지금 가슴이 뻥 뚫리고 싶으면
동치미 한 사발이면 되는데
Ik-Joong Kang, Untitled 2, 2024, 10 x 13 in, Mixed Media on Paper
나에게 말한다
그림이 안될 때는
아는 것
옆에 있는 것
편한 것부터
그리고
욕심부리지 말 것
그림이 잘될 때는
모르는 것
멀리 있는 것
불편한 것부터
그리고
욕심부리지 말 것
Ik-Joong Kang, Untitled 3, 2024, 10 x 13 in, Mixed Media on Paper
한 번 더 다짐한다
바람에 흔들려도 바람에 넘어지지 않게
혹시 넘어져도 털고 일어날 수 있게
생각이 많아도 생각에 치이지 않게
혹시 치여도 다시 비울 수 있게
깜깜한 밤이라도 어둠에 겁먹지 않게
혹시 겁먹어도 포기하지 않게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동치미 한 사발, 나에게 말한다, 한 번 더 다짐한다-제목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슴이 답답할때가 있어요. 어떻게해야 할까? 이 생각 저 생각해 봅니다. 머리만 복잡해 집니다. 그런데 강 작가님이 해결책을 주셨습니다. 바로 이거야요.
"동치미 한 사발이면 되는데" 배를 썰어서 동치미 국물에 띄어서 후욱 드리키면 가슴이 뚫리는데 꼭 사발에 퍼서 마셔야 뻥 뚫린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에게 말한다' 에서 그림이 잘 될때는 욕심을 부리지 말것이란 시구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욕심이 그림의 순수성을 짓밟으니까요.
'한 번 더 다짐한다' 에서는 넘어져도 털고 일어 날 수있어야가 건강하다는 신호를 주기때문에 마음에 듭니다.
시 아닌 시가 아니라 어떤 시보다도 마음에 감동을 주는 시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