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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2026 (3/5-15) 

The Great Arch / L'Inconnu de la Grande Arche ★★★★☆

 

프랑스 관료주의에 희생된 덴마크 건축가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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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Arch/ L’Inconnu de la Grande Arche directed by Stéphane Demoustier

 

1987년 3월 21일 뉴욕타임스에 한 건축가의 부고가 실렸다. 

"파리 외곽 비즈니스와 주거 복합단지 라 데팡스(La Defense)에 24층 높이의 아치를 설계한 덴마크 건축가 요한 폰 스프레켈센(Johan Otto von Spreckelsen)이 수요일 코펜하겐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57세. 유족의 요청에 따라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유족에게 보낸 텔레그램에서 폰 스프레켈센을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건축가 중 한명"이라면서 "그는 파리와 프랑스 전역에 그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인 라 데팡스의 아치를 선사했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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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Arch/ L’Inconnu de la Grande Arche directed by Stéphane Demoustier

 

NYT는 1983년 폰 스프레켈센의 설계가 424개의 응모작 중에서 당선됐으며, 그는 현재 공사 중인 이 아치를 "세계를 향한 창문"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그러나, 폰 스프레켈센은 지난해(1986년) 라 데팡스에서 일하던 프랑스 건축가들과의 의견충돌로 프로젝트에서 하차했으며, 이 아치는 프랑스 혁명 200주년이 되는 1989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덴마크왕립미술아카데미 건축과 교수였던 동료에 따르면, "그는 사생활에 대해선 매우 조용했지만, 예술적, 건축적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열정적이고, 절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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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Arch/ la Grande Arche 

 

2026 세자르 영화제 최우수 감독, 각색, 남우주연(클라에스 방), 남우조연(3), 프로덕션 디자인, 시각효과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스테판 드무스티에(Stéphane Demoustier) 감독의 '위대한 아치(The Great Arch)'는 프랑스 건축물 그랑 아르슈(Grande Arche)의 잊혀진 건축가 요한 오토 폰 스프레켈센을 조명한 작품이다. 2016년 출간된 로렌스 코세(Laurence Cossé)의 소설 '라 그랑 아르슈(La Grande Arche)'가 원작이며, 프랑스 제목 'L'Inconnu de la Grande Arche'은 '신개선문의 이방인/ 잊혀진 인물'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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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Arch/ L’Inconnu de la Grande Arche directed by Stéphane Demoustier

 

1983년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1789) 200주년을 앞두고, 나폴레옹의 개선문(Arc de Triomphe, 1836)에 필적할만한 신개선문 '그랑 아르슈(Grande Arche) 건축가를 세계 공모전을 열었다. 당선자는 교회 4개와 자신의 집을 설계한 경력이 고작인 덴마크의 무명 건축가 요한 오포 폰 스프레켈센이었다. 대리석 큐브(CUBE, 정육면체)라는 미니멀리즘 컨셉트로 디자인한 스프레켈센은 부인과 고요히 낚시하던 중 당선 소식을 들었다. 

 

사회당 대통령 미테랑의 지원으로 스프레켈센은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벽에 부딪힌다. 대통령 자문의 예산정책, 프랑스 건축가의 통제라는 관료주의에 자신의 실전 경력 부족은 걸림돌이 된다. 게다가 1986년 미테랑이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우파 정부가 들어서 자크 시락 총리와 동거 정부(Cohabitation) 시대로 전환하면서 그랑 아르슈의 예산이 삭감되고, 용도가 변경되는 등 정치적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야 했다. 스프레켈센은 이탈리아 카라라(Carrara)의 채석장까지 차를 몰고 가서 미켈란젤로가 '피에타'에 사용했던 대리석을 쓸 계획도 세웠지만, 그의 이상주의는 사사건건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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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Arch/ L’Inconnu de la Grande Arche directed by Stéphane Demoustier

 

스프레켈슨의 순수한 대리석 신 개선문 설계는 예산 타협과 상업적인 후퇴로 모양이 일그러져간다. 추상적인 기념물을 상업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35층 건물로 지으려는 프랑스 측 건축가와의 갈등도 극에 달한다. 어느날 대리석이 바뀐 것을 발견한 스프레켈슨은 아내에게 분노를 터트리고, 그녀는 그를 떠난다. 마침내 스프레켈슨은 프로젝트 하차를 선언한다. "나의 아치가 죽어가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는 아내를 도로찾고, 교단으로 돌아간다. 

 

어느날 스프레켈슨은 공사 중인 그랑 아르슈를 보러갔다가 그 앞에서 쓰러지고 만다. 그로부터 몇개월 후 그는 눈을 영원히 감았다. 그리고, 어느 숲 속에 묻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미테랑 자문과 프랑스 건축가는 스프레켈슨의 무덤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NYT에 의하면, 그의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화도 그의 사망 원인을 명쾌하게 보여주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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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개선문과 신 개선문

 

스프레켈슨의 좌절은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 I. M. 페이와 대조적이다. 둘다 미테랑 정부의 프로젝트로 초기에 비난이 쇄도했던 유리 피라미드는 완공된 후 파리의 상징으로공인됐고, 페이는 거장의 지위를 굳혔다. 반면, 덴마크의 무명인 스프레켈슨은 신념을 굽히라는 프랑스 관료들과 정치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그는 홧병으로 세상을 떠난듯하다. 페이는 노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102세에, 스프레켈슨은 창작활동의 절정이였을 57세에 사망했다. 

 

왜 어떤 건축가들은 은퇴 없이 장수하고, 어떤 건축가들은 비극적으로 생애를 마칠까? 장수(longevity)와 비극(tragic death)이 건축가들의 두 원형일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80대 후반에 구겐하임뮤지엄(뉴욕)을 완공했으며, 91세에 숨을 거두었다. 링컨센터를 설계한 필립 존슨은 98세, 빌바오 구겐하임의 프랭크 게리는 96세까지 살았다. 

 

반면,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설계한 안토니 가우디는 73세에 전차에 치여 숨졌을 때 거지로 오인됐다. 모더니즘 건축가 루이스 칸도 73세에 뉴욕 펜스테이션 화장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 며칠 동안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요한 오토 폰 스프레켈센도 자신이 설계한 그랑 아르슈가 제막되기 2년 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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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eat Arch/ L’Inconnu de la Grande Arche directed by Stéphane Demoustier

 

스프레켈센의 대리석 큐브 개선문 프로젝트는 베르너 헤어조크(Werner Herzog) 감독의 '위대한 피츠카랄도(Fitzcarraldo, 1982)'를 연상시킨다. 클라우스 킨스키가 분한 피츠카랄도는 아마존 정글에 오페라 하우스를 짓겠다는 집념의 사나이다. 스프레켈센은 이탈리아 카라라 대리석으로 완벽한 비율로 속이 빈 정육면체(CUBE)를 세울 계획이었다. '미션 임파서블'을 가능케 하는 예술가들의 공헌이 오늘의 문명을 이룬 것이 아닐까. 예술가들의 처절한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2026

The Great Arch/ L’Inconnu de la Grande Arche

Sun, March 8, 12:15 PM. Q&A with Stéphane Demoustier

Tue, March 10, 8:30 PM

https://www.filmlinc.org/films/the-great-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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