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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주 이스턴(PA)의 대디즈 플레이스(Daddy's Place)

'중동의 파리' 레바논 요리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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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주 레바논 인근 이스턴의 레바논 식당 대디즈 플레이스(Daddy's Place)의 모듬 애피타이저 '메쩨'. 

 

 

뉴욕은 코스모폴리탄 도시이며, 세계 각국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식도락가들에겐 천국이다. 특히 건강식 웰빙요리로 인기있는 지중해식 중동음식은 위가 편안해서 좋다. 

 

우리 동네 브루클린하이츠에서 가까운 아틀랜틱 애브뉴엔 중동 식재료와 음식을 파는 수퍼마켓 '사하디(Sahadi's)'에 종종 가는데, 올리브와 잣이나 호두 등 견과류를 산다. 사하디엔 어느새 '장모집(Mother-in-law) 김치, 고추장과 고센(Kosen) 맛김치, 깍두기, 오이소박이도 팔고 있다. 이젠 김치 사러가는 동네 마켓이 되었다. 또한, 허무스, 바바가누쉬, 콩 샐러드, 돌마(포도잎 쌈밥) 등 중동 애피타이저와 바클라바 등 디저트를 파는 '다마스커스(Damascus)'는 86년 역사를 자랑하는 베이커리다. 이웃에 트레이더 조가 들어왔어도 부동의 인기를 누리는 숍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뉴욕의 지중해 식당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오호통재라! 4년만에 6곳 중 4곳이 문을 닫았다. 맨해튼의 로켓처럼 치솟는 렌트 때문에 항복했을까? 아니면, 허무스 플레이스(Hummus Place) 등 중동 패스트푸드 체인 확장으로 경쟁에서 밀려났을까? 부동산 개발 붐으로 뉴욕에 사라져가는 많은 것들 중 식당들도 피해자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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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빌리지와 노리타에 자리한 타임(Taim) 팔라펠 플래터와 타불리, 이스라엘 샐러드. http://www.taimfalafel.com

 

 

맨해튼에서 한동안 테이크 아웃을 해오던 UN 인근의 맛있는 터키 식당 비로크마(Bi Lokma)가 문을 닫았고, 헬스키친  9애브뉴의 자그마한 오리지널이 인기를 얻은 후 센트럴파크웨스트의 미자연사박물관 인근에 고급스럽게 2호점을 열었언 이스라엘-드루즈 요리 전문 가잘라(Gazala)도 폐업했다. 헬스키친 오리지널만 남았다. 

 

또한, 로어맨해튼 풀턴 스트릿의 옷장만한 곳에서 시작했던 팔라펠 전문 시리아 식당 알푸네즈는 몇블럭 남쪽에서 10배쯤 크게 확장했으나, 문을 닫고 말았다. 그리고, 한인타운 인근의 그리스 식당 멜리(Meli)는 산토리니 사진 인테리어도 근사하고, 문어요리도 잘했는데, 사라졌다. 뉴욕에서 거의 마지막 보루는 시티센터 옆의 고급 그리스 식당 '밀로스(Milo's)와 인기 체인이 된 '타임(Taim)' 정도만 남았다. 중동요리를 잘하는 곳을 새로 발굴해야할 것 같았다.

  

*심장병 예방하는 웰빙요리, 지중해 음식 어디서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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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턴은 독립전쟁 훨씬 전인 1752년에 설립된 올드 타운인 만큼 주택 양식도 고풍스럽다.

 

 

최근 추수감사절 여행 중 펜실베니아주의 이스턴(Easton)에서 레바논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옐프(yelp.com)에서 대디즈 플레이스(Daddy's Place)라는 정겨운 이름을 내세운 식당을 가보기로 했다. 게다가 맥주 셀렉션도 훌륭했다.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고 뉴저지와 펜주의 핫도그를 찾아 루트 78을 방황하다가 250년 역사가 된 파머스마켓을 발견했고, 뉴저지 필립스버그와 경계선상인 이스턴은 뉴욕을 떠난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고 들었다. 사실, 레바논(Lebanon)이라는 지명이 펜실베니아주에도 있다. 1740년 조지 스타이츠가 설립했다는데, 어떤 사연인지 이름이 레바논이 되었다. 인근에 베들레헴도 있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텍사스의 파리(Paris)를 비롯, 미국에도 파리가 여러곳이 된다고. 레바논 인근의 레바논 식당에 끌렸고, Yelp 리뷰도 별 4개 반으로 좋아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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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6년에 설립된 라파옛칼리지가 있는 이스턴엔 뉴욕에서 탈출한 보헤미언들이 어우러져 산다고. 

 

로마제국부터 오스만투르크, 프랑스까지 외세의 침략을 받았던 레바논은 식문화가 다양하다. 

터키의 영향으로 양고기, 프랑스의 영향으로 플랜, 카라멜 커스터드, 크롸쌍 등 디저트 문화가 수입됐다고 한다. 레바논 수도 베리루트는 '중동의 파리'로 불리운다.  2014년 여행전문지 '콘데나스트 트래블러'는 ‘세계 최고의 도시 25’에서 베이루트를 20위에, 파리를 22위에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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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한 인테리어에 1/3은 키친, 1/3은 다이닝 공간, 1/3은 맥주 바. 이스턴의 새로운 명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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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디즈 플레이스에서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주문했다. 그리고 샌드위치는 반씩 나누어 집에 가져와 저녁 식사로...
 
우리의 반찬 사이즈로 나오는 애피타이저 메쩨(Mezze)는 스페인의 작은 요리 '타파스'와도 유사하다. 단, 술 안주에 어울리는 모듬 애피타이저인지라 시원한 벨기에 맥주 듀벨과 쉬메이를 시켰더니 로고가 새겨진 잔에 따라 주었다.
 
메쩨의 타불리(파슬리 샐러드)는 이제까지 먹어본 것 중 가장 신선하고, 상큼했다. 뉴욕에서 맛본 대부분의 타불리는 씁쓸하거나 시큼했다. 요리사가 신선한 식재료를 쓰고, 정성을 담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바바가누쉬(가지 딥) 위의 석류씨와 허무스(병아리콩 딥) 위에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 후 올린 파슬리, 요거트 위의 올리브 프리젠테이션의 멋 만큼이나 맛도 훌륭했다. 
 
단, 팔라펠(병아리콩튀김볼)은 뉴욕의 타임이 더 잘하며, 돌마(포도잎쌈밥)은 뉴욕의 가잘라가 월등하게 느껴진다. 카프타(군쇠고기) 랩 샌드위치와 램 샤와르마 랩 샌드위치는 뉴욕의 알푸네즈보다 깔끔한 맛이었다. 
 
뉴욕엔 크래프트 비어가 유행인데, 대디즈 플레이스도 시류에 맞추어 백과사전적인 맥주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 벨기에산 듀발과 쉬메이로 긴 여정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대디즈 플레이스가 언젠가 뉴욕으로 입성하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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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dy's Place
650 Northampton St.
Easton, PA 18042
610-438-4442 http://daddysplaceeaston.com
 
레바논 음식 Lebanese Dishes 
 
아다스 빌 하모드 Adas Bil Hamod: 렌틸과 레몬쥬스로 만든 수프
바바 가누쉬 Baba ghanouj: 가지를 구워서 갈아 타히나(향신료), 올리브 오일, 레몬쥬스, 마늘을 섞은 딥. 피타 빵에 찍어 먹거나 발라 먹는다.
바클라바 Baklava: 견과류와 꿀을 넣은 겹겹 파이. 
바하타 하라 Batata harra: 매운 감자요리
파투쉬 Fattoush: 오이, 토마토, 민트 등을 피타빵 조각과 함께 버무린 '농부' 샐러드
팔라펠 Falafel: 병아리콩(chickpea)를 갈아 양념 후 빵가루를 입혀 골프공만하게 튀긴 것.
허무스 Hummus: 병아리콩을 깨타히니, 레몬쥬스, 마늘 등과 함께 버무린 딥. 
쿠나피 Kunafi: 화이트 치즈, 견과, 시럽을 넣어 만든 디저트로 실처럼 가느다란(angel hair) 크러스트가 특색이다. 아침식사로 인기.
카프타 Kafta: 간 고기에 양념을 해서 소시지 모양으로 꼬치에 꽂아 숯불에 구운 것.
라브네 Labneh: 여과된 요거트치즈
람 빌 아진 Lahm bil ajĩn: 간 고기, 양파, 견과를 올린 미트 파이로 '레바논식 피자'.
무타벨 Mutabbel: 가지와 타히니(참깨 양념)으로 뭉근하게 조리한 것.
삼켄 하라 Samkeh Harra: 고추, 레몬, 실란트로에 재워서 구운 생선.
샤와르마 Shawarma: 소스에 재운 고기(양고기, 닭고기)를 대형 회전 꼬챙이에 꽂아 천천히 구워 칼로 얇게 썰어낸 피클, 토마토와 양념과 함께 피타에 넣어 만든 샌드위치. 
쉬시 타우크 Shish taouk: 닭고기 흰살 꼬치구이. 레바논식 야키도리.
시야디예 Siyyadiyeh: 생선구이 덮밥
타불레 Tabbouleh: 파슬리를 잘게 잘라 토마토, 양파, 민트와 섞은 샐러드.
타히니 Tahini: 참깨를 갈아 만든 장(paste). 우리의 된장, 고추장처럼 여러 요리에 쓰인다.
와라 에납 Wara' Enab: 포도잎 쌈밥, 혹은 쌀 대신 간 고기를 넣는다. '돌마(dolma)'로 불리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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