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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장준아 양이 출연하는 뮤지컬 '애니'가 내년 1월 5일 폐막한다.

2012년 11월 8일 팰리스 시어터에서 개막된 '애니'는 올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상 후보에 올랐다.

'애니'는 487회 공연으로 막을 내린 후 2014-15 시즌 전국 투어 공연을 시작할 예정이다.


7.jpg Photo: Joan Marcus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희망뿐"

고아 소녀 애니 돌아오다




“내일이면 태양이 뜰 꺼예요. 나머지 돈으로 내기에 걸어보세요, 내일에. 태양이 뜰 꺼예요(The sun'll come out Tomorrow/Bet 

your bottom dollar/That tomorrow/There'll be sun).”



장기화한 경기침체, 허리케인 샌디의 재앙, 그리고 대통령 선거 이틀 후에 공식 개막된 리바이벌 뮤지컬 ‘애니(Annie)’. 이보다 더 

절묘한 오프닝이 있을까?



1933년 경제 공황기 뉴욕 고아원 소녀 이야기는 79년이 지난 지금, 뉴요커들과 관광객들이 스폰지처럼 흡수할 수 있는, 아니 어쩌면 

미국인들이 절실하게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로드웨이가 좋아하는 사랑과 질투, 성공과 결혼, 인종차별이나 냉소가 

아니라 ‘희망과 낙관주의’다. 게다가 ‘애니’의 배경은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까지, 그러므로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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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장 해니건의 횡포에 시달리는 고아소녀들. 친부모를 찾는다는 희망을 품은 애니는 이곳을 탈출한다.
가운데 안경 쓴 배우가 테씨 역의 장준아(Junah Jang). Photo: Joan Marcus



브로드웨이 팰리스시어터의 무대엔 빨래줄과 흰 속옷들이 걸려있다. 가난의 상징이다. 대공황으로 미국인들이 직업도 집도 음식도 

없이 가난에 시달릴 때의 일이다. 


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의 고아원엔 당당한 11살짜리 애니(릴라 크로포드)를 비롯 7명의 고아소녀들이 살고 있다. 소녀들은 

산타클로스조차 모른다.  *"Hard Knock Life"(1982 영화 중)



고아원장 미스 해니건(케이티 피너란)은 아이들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알코올중독자. 독신녀인 해니건의 취미는 자신의 욕구불만을 

해소하기위해 고아들을 학대하는 것이다. *"Little Girls"(1982 영화 중)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애니의 희망은 친부모를 찾는 일이다. 애니는 고아들의 리더다. *"Tomorrow"(1982 영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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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아원을 탈출한 애니가 거리에서 셸터로 끌려가기 직전의 개 샌디를 구출한다. 샌디 역을 맡은 서니는 셸터에서
구출된 견공이다. 서니의 능숙한 연기가 관객을 매료시킨다. Photo: Joan Marcus



애니는 어느날 고아원을 탈출한다. 길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개 ‘샌디’(서니)를 구출해주고, 떠돌다가 고아원으로 돌아온다.

억만장자 올리버 워벅스(안소니 월로)의 비서 그레이스(브린 오말리)는 홍보를 위해 2주간 워벅스와 함께 보낼 고아소녀를 찾으러 

온다. 그리고, 애니를 선택한다. 



애니는 돈만 추구하며 살아온 냉혈한 사업가 워벅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함께 뉴욕을 관광하기 시작하면서

특별한 우정을 나눈다. 억만장자 사업가와 고아소녀, 이들의 공통점은 고아 출신이라는 것.


*"I think I'm gonna like it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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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는 신데렐라 스토리이기도 하다. 친부모를 찾으려는 애니는 억만장자의 딸이 되고, 냉혹한
사업가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 그리고, 못된 해니건 원장과 남동생, 애인 일당은 권선징악으로 벌을 받는다.
Photo: Joan Marcus 



마침내 애니는 워벅스의 친구인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관저에도 찾아가 뉴딜(New Deal)의 아이디어를 주는 ‘희망의 전사’가 

된다.  (애니가 루즈벨트에게 '뉴 딜' 정책의 아이디어를 주며 백악관의 장관 회의 테이블에 올라가 부르는 'Tomorrow'에서 관객은

가장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지금 미국인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증명하는 갈채다.)  



고아 출신인 워벅스가 애니를 입양하려 하지만, 애니는 친부모를 만난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워벅스는 5만달러의 보상금을 

걸고 친부모 찾기 위해 라디오에 출연하고, 친구 루즈벨트의 도움을 받는다.



뮤지컬애니-주인공.jpg 애니 역의 릴라 크로포드



뮤지컬 ‘애니’의 히로인은 물론 애니다. 애니의 캐릭터와 카리스마가 필요한 역할이다. 애니는 어린이답지 않게 영리하고 자신감에 

차있다. 그리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미 전역에서 5000여명을 오디션한 끝에 찾아낸 크로포드는 ‘빌리 엘리엇’에서 데비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다. 크로포드는 연기력과 

가창력을 갖추었지만, 음정, 특히 고음이 샤프해서 관객의 동정을 사기엔 '옥의 티'인듯 하다.  



004 copy.jpg 토니상 2회 수상 경력의 케이티 피너란



고아원장 해니건 역의 ‘프라미스, 프라미스’ ‘노이즈 오프’로 토니상을 두차례 거머쥔 연기파 배우 케이티 피너란이다. TV 영화판

에서는 캐시 베이츠가 맡아 잔인함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프로덕션에선 관능미 있는 알코올중독자로 해석해서 보다 인간미가 있다. 



003 copy.jpg 감미로운 바리톤 안소니 윌로우.


워벅스 역을 맡은 호주 출신 안소니 왈로우의 벨벳같은 목소리는 애니의 트럼펫 같은 보컬과 조화를 이룬다.

"I Don't Need Anything B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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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을 탈출한 애니가 샌디를 구출한다. Photo: Joan Marcus        해롤드 그레이의 만화 원작 커버.



리바이벌된 ‘애니’에서 애니보다 더 관객을 매료시킨 등장인물은 어쩌면 견공 샌디(서니)와 고아 몰리(에밀리 로젠필드) 일지도 

모른다. 공연 중 언제 샌디와 몰리가 언제 다시 나올까 기다려지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허리케인 샌디와 같은 이름을 가진 버려진 잡종견공 샌디 역을 맡은 서니,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과 연기가 일품이다. 

서니는 셸터에서 구출되어 브로드웨이에 극적으로 데뷔했다. 원작 만화에선 애니와 샌디가 워벅스의 5애브뉴 맨션에 들어가지만, 

무대에선 맨션에서 뛰어노는 애니와 샌디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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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소녀로 등장하는 배우들. 첫줄 왼쪽부터 마디 래 디피에트로, 조르기 제임스, 장준아(테씨), 
에밀리 로젠펠드(몰리, 아래 왼쪽), 타이라 스카이 오돔스, 테일러 리차드슨.



막내 고아 몰리 역을 맡은 자그마한 체구의 에밀리 로젠필드는 고아원 서랍장에서 자다가 튀어나오는 ‘쥐방울만한’ 소녀다. 그녀는 

무대를 가볍게 뛰어다니다가 때때로 해니건에게 대들면서 폭소를 자아낸다.

  


이번 리바이벌에선 고아소녀들을 다양하게 캐스팅했다. 물론 2012년 브로드웨이 관객의 인종적 다양성을 배려했을 것이다. 울보 

테씨 역에 한인소녀 장준아, 케이트 역에 흑인 소녀 타이라 스카이 오돔스가 시각적으로 고아 소녀들을 차별화했다. 



장준아는 단발 머리에 안경 낀 고아 테씨 역으로 무난하게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해니건 원장은 고아 소녀를 발탁하러 온 워벅스의

비서 그레이스에게 테씨를 가리키며 “이 애는 한국어도 해요”라고 말한다. 한인 관객들에게는 ‘팬 서비스’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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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아빠를 갖게된 애니가 5애브뉴 맨션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 해피엔딩에 샹들리에 스타일의 트리. Photo: Joan Marcus 



뮤지컬 ‘애니’에서 돋보이는 것은 세트 디자인이다. 


커튼이 오르기 전 무대엔 빨랫줄이 거미줄처럼 얽혀 흰 속옷들이 널려있다. 이어 맨해튼브리지 배경으로 로어이스트사이드의 2층 

고아원의 세트는 상징적이다. 고아원의 독재자 해니건은 윗층에서 내려오며 고아들을 핍박하며, 고아들은 계단의 난간 사이로

해니건의 횡포를 바라본다. 



워벅의 5애브뉴 저택은 책장 넘기듯이 갤러리, 거실, 목욕탕으로 넘어간다. ‘애니’의 원작이 만화이기도 하지만, 고아소녀가 

억만장자의  딸이 된다는 신데렐라식의 설정은 다분히 동화적이다. 샹들리에처럼 내려오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애니’를 브로드웨이 

스펙타큘라로 만든다.


데이빗 코린스는 지난해 브로드웨이 연극 ‘칭글리쉬(Chinglish)’에서도 단순하지만, 상징적인 식당과 호텔 장면이 참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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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백악관에 찾아간 애니가 국무회의에서 'Tomorrow'를 부르며 루즈벨트에게 '뉴 딜'
정책의 아이디어를 주는 장면이다. 관객은 여기서 열띤 박수를 보냈다. Photo: Joan Marcus



연출가 제임스 라핀은 ‘25회 푸트남카운티 스펠링비’ ‘더티 블론드’ ‘조지와 일요일 공원에서’ 등으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몰리가 

옷장 서랍에서 자다 나오는 설정이나 고아들을 대걸레로 활용하는 유머, 워벅스 저택 하인들의 앙상블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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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해니건 일당의 범죄 공모와 환희를 보여주는 'Easy Street'. 안무가 빈약하다.
Photo: Joan Marcus



의상(수잔 힐퍼티)과 안무(앤디 블랭큰부엘러)는 아쉽다. 후버빌 홈리스들의 옷은 빈티지숍에서 발굴한듯해 공황기의 궁상을 보여

주기엔 너무 패셔너블해 리얼리티를 결여한다. 고아들의 안무, 해니건과 남동생 루스터, 연인 릴리가 범죄를 공모하면서 벌이는 

“Easy Street” 재즈댄스는 너무 평범하다. 워벅스의 저택에서 벌이는 피날레 탭댄스 "New Deal for Christmas"도 안무에 일관성이 

부족해 ‘애니싱 고우즈’의 다이내미즘과 청량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뮤지컬 ‘애니’는 1977년 브로드웨이에 초연되어 6년간 롱런한 후 1997년 6개월간 리바이벌됐다. 15년만에 돌아온 ‘애니’로부터 

희망과 낙관주의의 에너지를 받기 위해서 지금 ‘꼭 봐야할’ 뮤지컬이다. 



▶팰리스시어터(Palace Theater, 1564 Broadway&47th St.) ▶티켓: $65-$130(티켓마스터: 877-250-2929) 

▶러시티켓: 오케스트라석 로터리 러시($40) 공연 시작 2시간 30분 전 응모, 2시간 전 추첨. 당첨자는 추첨 때 현장에 있어야 함. 

 1인당 2매. 현금. ▶TKTS 할인티켓: 50% 종종 나옴. www.anniethemusical.com



*뮤지컬 싸게 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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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ORROW

 

 

The sun'll come out 

Tomorrow

Bet your bottom dollar 

That tomorrow 

There'll be sun! 


Just thinkin' about

Tomorrow 

Clears away the cobwebs, 

And the sorrow 

'Til there's none! 


When I'm stuck a day 

That's gray, 

And lonely, 

I just stick out my chin 

And Grin, 

And Say, 

Oh! 


The sun'll come out

Tomorrow 

So ya gotta hang on 

'Til tomorrow 

Come what may 

Tomorrow! Tomorrow!

I love ya Tomorrow! 

You're always

A day

A way! 




000.jpg *브로드웨이에서 나래펴는 뮤지컬 배우 장준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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