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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상 2회 수상 의상디자이너 윌라 김 여사 별세

Willa Kim (1917-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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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a Kim, 2007.  Photo: Sukie Park

 

토니상 2회 수상 의상디자이너 윌라 김(Willa Kim, 한국이름 김월라/金月羅) 여사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윌라 김 여사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연극을 비롯, 오프브로드웨이, 영화, 무용, 오페라, TV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의상을 디자인했다. 그녀가 디자인한 의상은 환상적인 디자인에 줄무늬, 그리고 디테일로 찬사를 받았다.

 

1981년 듀크 엘링턴 작곡의 할렘 재즈 클럽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세련된 숙녀들(Sophisticated Ladies)로 첫 토니상 의상디자인상을 수상한 윌라 김은 10년 후 1991년엔 토미 튠의 코러스 댄서들 이야기 '윌 로저스 폴리스(The Will Rogers Follies)로 두번째 토니상을 거머쥐었다. 이외에도 밥 포세의 '댄싱' 피터 알렌의 'Legs Diamond',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Song and Dance' 'Goodtime Charley' 등 4차례 토니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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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벌 뮤지컬 '빅터/빅토리아' 중 한 장면. 윌라 김은 1995년 의상을 담당했다. Photo by Gary Ng

 

또한,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데스크상 후보에 5회 올랐으며, 'The Screens', 'Promenade', 'Operation Sidewinder'로 3회 수상했다. 1995년 줄리 앤드류스 주연 뮤지컬 '빅터/빅토리아(Victor/Victoria)'의 의상을 디자인하며 브로드웨이를 떠났다. 영화로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작 '돌의 정원(Gardens of Stone)'을 등의 의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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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Ballet Theatre's "The Sleeping Beauty". Costume design by Willa Kim

 

무용, 특히 발레의 의상디자인은 150편에 달하며, TV판 샌프란시스코 발레 '템페스트'와 '죽은 병사들을 위한 노래'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는 1969년부터 인연을 맺은 뒤 2007년 90세에 7번째 ABT 발레 '잠자는 숲속의 공주(The Sleeping Beauty)' 의상 200여벌의 디자인을 맡아 화제가 됐다.  

 

윌라 김 여사는 1917년 6월 30일 LA에서 독립운동가 김순권씨와 노라 고씨 사이에서 4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나 벨몬트고교 졸업 후 셰나르아트인스티튜트(현 캘리포니아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장학금을 받고 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전설적인 브로드웨이 의상 및 세트 디자이너 라울 페네 뒤 부아(Raoul Pene du Bois) 아래에서 수학하며 뒤 부아의 조수로 일하다가 독립하며 1941년부터 'It Happens on Ice'를 비롯 '뮤직 맨(The Music Man)' '집시(Gypsy)' '그리스(Grease)' 등 브로드웨이에서만 20여편의 의상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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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a Kim at Korean Cultural Service, New York

윌라 김 여사는 2007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떡과 수육을 좋아한다. 너무 맵지만 않다면 김치도 잘 먹는다"고 밝혔다.

 

1999년엔 극장개발기금(TDF) 아이린 샤라프상 의상디자인부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2003년 뉴욕 패션인스티튜트오브테크놀로지(FIT) 혁신의상디자인상, 2005년 미연극테크놀로지인스티튜트 의상디자인 탁월한 성취상을 받았다. 2007년엔 미 연극명예의 전당(Theatre Hall of Fame)에 등재됐다. 

 

2005년 작고한 두살 아래 남동생 김영옥(Young Oak Kim) 대령은 한인 최초의 미국 장교로 제 2차세계대전 영웅이었으며, 2009년 LA에 그의 이름을 딴 중학교 Young Oak Kim Academy가 설립됐다.  2011년 윌라 김 여사는 CUNYTV의 '연극계 여성들(Women in Theatre)' 시리즈에서 출연해서 50년에 달하는 자신의 의상디자인과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