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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화풍의 발레 로맨스 '셰리(Ché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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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ABT 주역 댄서 알레산드라 페리와 현 주역댄서 헤르만 코르네조가 출연하는 '셰리'. Photo: Joan Marcus


오프 브로드웨이 시그내쳐센터에서 공연 중인 ‘셰리(Chéri)’는 뮤지컬 ‘지지(Gigi)’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작가 콜레트(Colette)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다. 개방적인 성애주의자로 사교계를 뒤흔들었던 콜레트(*이름조차 시대를 앞서갔다. 마돈나와 셰어 이전에 콜레트가 있었다!)가 1920년 발표한 이 소설은 상투성을 벗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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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ette by Jacques Humbert                                         Martha Clarke


남녀의 러브 스토리. 그러나, 남자(셰리)는 25살, 여자(레아)는 49살. 이들의 나이를 뛰어넘는 불같은 사랑과 그 종말을 보여주는 연극이다. 레아는 친구 아들 셰리와 6년간 사랑에 빠져있었다. 어느 날 셰리가 결혼하면서 이별하게 된다. 6개월 후 찾아온 셰리와 재회하지만, 아침에 깨어난 셰리는 레아의 모습을 확인하고 영영 이별을 고한다. 셰리’는 2009년 미셸 파이퍼 주연,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2416.jpg  2411.jpg  Photo: Joan Marcus


사랑을 표현하는데, 말보다 글보다 더욱 진실한 것은 몸일지도 모른다. 안무가 마사 클락(Martha Clarke)이 연출한 오프 브로드웨이 연극 ‘셰리’는 대사를 거의 거세하고, 댄스로 극을 이끌어간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은퇴한 댄서 알레산드라 페리(Alessandra Ferri)와 현재 ABT의 주역댄서인 헤르만 코르네죠(Herman Cornejo)와 절반의 나이를 넘어선 관능적인 사랑과 탐닉과 갈망, 그리고 고통을 시각화한다.


2415.jpg   2410.jpg Photo: Joan Marcus


2007년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서 알렉산드라 페리의 ABT 고별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당시 44세였던 페리가 은퇴한 후 연극 무대로 복귀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레아로 변신한 페리의 몸은 때로는 바이올린처럼 사랑에 황홀해하고, 때로는 첼로처럼 우울하게 연주를 하는듯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전 부인인 에이미 어빙(Amy Irving)이 셰리의 엄마 샬롯으로 분해 가끔 아들과 바람난 친구의 관계를 냉소적으로 해설한다. 그리고, 오케스트라는 없다. 대신 피아니스트 사라 로텐버그(Sarah Rothernberg)가 셰리와 레아의 사랑을 라벨, 드뷔시와 폴랑 등 프랑스 작곡가의 곡으로 변주한다. 


2409.jpg  Photo: Joan Marcus


란제리에 진주 목걸이의 레아와 파자마 차림의 셰리는 인상주의 회화에서 튀어나온 커플처럼 보인다. ‘셰리’는 문학과 발레, 피아노 소나타와 무대 디자인으로 느슨하게 짜여진 영상시(cine poem)처럼 가슴에 남게 된다. 어떤 대사보다도 진실한 육체의 속삭임과 절규가 두 댄서의 ‘파 뒤 두(pas du deux)’로 타올랐다가 식어버리는 무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댄스 로맨스다. 비록 일장춘몽처럼 느껴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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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25, $75(All tickets through December 22 are $25. Tickets beginning December 23 start at $75.)
▶공연 일정: 12월 29일까지
▶퍼싱 스퀘어 시그내쳐 센터(Pershing Square Signature Center): 480 West 42nd St. 212-244-7529, 
http://www.signaturetheatr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