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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키' '알라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투씨' 카운트다운

Broadway Beat<7> 할리우드 흥행작 뮤지컬 제작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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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세계 초연된 뮤지컬 '록키'가 내년 2월 브로드웨이 윈터가든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맘마 미아!'는 브로드허스트시어터로 이전한다. 'Rocky The Musical' Photo: Morris Mac Matzen

브로드웨이는 도박이다. 뮤지컬의 25%만이 제작비를 회수하고, 운이 좋다면 수익을 남긴다. 나머지 75%가 돈을 날리고 있다.

프로듀서들은 위험한 투자가 필요한 신작 대신 흥행을 보증해줄 친숙한 뮤지컬을 올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브로드웨이는 리바이벌 뮤지컬/연극, 히트송이 흐르는 쥬크박스 뮤지컬, 그리고 할리우드 각색 뮤지컬의 세가지 카드로 도박을 한다.

할리우드는 복제 가능한 필름 비즈니스로 전세계에 블록버스터 프린트를 배포해 수억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저주받은 졸작도 수두룩하다.

한편, 브로드웨이는 복제가 불가능한 라이브의 시어터인 대신, 입장료가 영화 티켓의 10여배에 달한다. 일단 흥행을 한다면, 장기 공연에 들어가고 세계 곳곳에 판권을 팔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다. ‘팬텀 오브 오페라’ ‘라이온 킹’ 그리고 ‘위키드’가 전형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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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에서 할리우드 히트영화, 그리고 이젠 뮤지컬(!)로 각색되는 중년의 로매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사진은 
1995년 영화에서 메릴 스트립과 클린트 이스트우드.

히트작을 필요로하는 브로드웨이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자주 고개를 할리우드로 돌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Wicked)’는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시카고, 런던, 도쿄 등지에서 3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두었다. 

‘위키드’의 제 1 제작자는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무성영화 시대 공포영화로 이름을 날리고, 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가 되살린 유니버설의 101년 역사에서 가장 장사를 잘한 비즈니스가 영화가 아닌, 뮤지컬 ‘위키드’로 판명됐다. ‘위키드’는 ‘주라기 공원’과 ‘E.T.’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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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를 패러디한 ‘위키드’는 원래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여차여차해서 제작비가 덜 드는 브로드웨이에 먼저 상륙했다. ‘위키드’가 블록버스터가 되면서 유니버설은 거꾸로 뮤지컬 영화 ‘위키드’를 제작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위키드’ 성공 후 유니버설은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각색할 수 있는 차기 흥행작 찾기에 고심이다. ‘백 투더 퓨처’ ‘스팅’ ‘애니멀 하우스’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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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엄스 주연 '미시즈 다웃파이어'                                                        더스틴 호프만 주연 '투씨'

그런가하면, 20세기 폭스는 지난 7월 ‘렌트’’애브뉴 Q’ ‘인 더 하이츠’의 제작자 케빈 맥콜럼과 제휴하고 9-21편의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뮤지컬의 잠재성 있는 옛날 영화들에 눈을 돌리는 중이다. ‘미시즈 다웃파이어’같은 코미디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같은 볼거리가 많은 뉴욕 패션 이야기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편, 소니 픽쳐스는 더스틴 호프만이 여장 배우로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 ‘투씨’를 뮤지컬로 제작할 계획이다. 한편, 워너 브라더스는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찰리와 초컬릿 공장’을 각색 중이며, 남성 스트리퍼 이야기인 ‘매직 마이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54억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뮤지컬 ‘라이온 킹’의 제작사 디즈니는 이후 아예 시어터 부서를 두었다.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토마스 슈마처를 스카우트해 시어터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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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채닝 테이텀 주연의 남성 스트리퍼 이야기 '매직 마이크'도 뮤지컬 후보다.
이번 시즌에도 할리우드에서 브로드웨이로 상륙하는 영화 원작 뮤지컬이 쏟아질 예정이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권투 뮤지컬 ‘록키(Rocky)’가 베를린에서 호평받고 브로드웨이에 입성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우디 알렌의 옛날 영화 ‘브로드웨이로 날아간 총알(Bullets Over Broadway)’, 크리스천 베일 주연의 ‘아메리칸 사이코(American Psycho), 팀 버튼 감독의 ‘빅 피쉬(Big Fish)’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알라딘(Aladdin)’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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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초 브로드웨이 뉴암스테르담시어터에 상륙할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  Photo: Disney

이처럼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는 지금 밀회 중이다. 브로드웨이가 예술에 등을 돌리고, 돈벌이에 급급해 흥행 영화를 리메이크하면, 손해 보는 것은 관객이다. 브로드웨이가 판박이 작품에 매달리는 공장이 되면서 실험적이며, 창의적인 신작 뮤지컬엔 극장이 비지 않는 것. 

하지만, 할리우드 원작이 브로드웨이 흥행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고스트(Ghost)’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Bonnie & Clyde)’ ‘나인 투 파이브(9 to 5)’는 흥행에서 재난을 맞이했다.


rocky-ii-560.jpg 영화 '록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는 브로드웨이에 도박을 건다. 왜? 제작비가 영화보다 싸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기준으로 볼 때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비는 500만에서 2000만 달러 사이. 1억 달러짜리 애니메이션이나 액션영화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하지만, 스타 시스템에 의존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무명 배우에 의지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다르다. 로빈 윌리엄스의 미시즈 다웃파이어에 매료된 관객들이 무명 배우의 미시즈 다웃파이어에 빠져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뮤지컬 ‘록키’의 제작에 참가한 실베스터 스탤론은 최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프리미어에 참석했다. 스탤론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영화는 영화 자체로 완벽하다. 그런 영화를 망쳐서는 안된다. 그러나, ‘록키’는 매우 오리지널하다”고 평가했다.

브로드웨이로 상륙하는 할리우드 원작 뮤지컬의 흥망성쇠도 25%의 '매직 넘버', 그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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