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오프 데뷔 연기자 대상

 말론 브란도, 알 파치노...줄리 앤드류스, 메릴 스트립도 받아

 음악을 전공했다가 연기로 선회한 헤티엔 박은 오프브로드웨이 호연을 계기로 바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 브로드웨이 연극에 출연한 한국계 배우 헤티엔 박(Hettienne Park)과 제니퍼 림(Jennifer Lim)이 제 68회 시어터월드상(Theater World Awards) 신인 연기상을 수상한다.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탁월한 데뷔 연기를 보인 배우들에게 주는 이 상의 정식 명칭은 탁월한 브로드웨이 또는 오프-브로드웨이 데뷔 연기(Outstanding Broadway or Off-Broadway Debut Performances). 올해 이 상을 받는 배우들은 이들을 포함 총 12명이다. 

헤티엔 박  Hettienne Park                                                                                        

한인 2세 헤티엔 박은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던 테레사 레벡 원작 ‘세미나(Seminar)’와 지난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호평받은 공연 ‘지성적인 동성애자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가이드(The Intelligent Homosexual's Guide to Capitalism & Socialism)’ 두 편으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 

 소설가 지망생들이 잔혹한 소설가의 수업을 받으며 벌어지는 '세미나'에서 헤티엔 박(가운데). Photo: Jeremy Denko 

지난해 11월 골든시어터에서 개막된 ‘세미나’는 소설가 지망생 4명이 전설적인 작가 레오나드(알란 리크만 분)의 수업을 받으며 펼쳐지는 지성과 욕망의 대립을 그린 코미디. 다섯 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이 연극에서 박씨는 섹시하고 스마트한 이찌 역으로 열연했다. 

 박씨는 영화 ‘스탠드 바이 미’의 제리 오코넬, ‘베니스의 상인’으로 토니상 후보에 올랐던 릴리 라비, 그리고 ‘12야’의 해미쉬 링클레어와 공동으로 주연을 맡았다. 그러다 라비, 링클레어에 이어 리크만이 하차했다. 최근 ‘다이하드’와 ‘해리 포터’의 리크만에 대신 영화배우 제프 골드브럼이 무대에 올랐으나, 토니상 후보에서 떨어지자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헤티엔 박은 보스턴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뮤직컨서바토리에서 플룻과 피아노를, 로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와 종교학을 전공했다. 1998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 윌리엄에스퍼스튜디오와 영국 옥스포드의 브리티시아메리칸드라마아카데미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지난해 4월 퍼블릭시어터에서 퓰리처 수상작가 토니 커쉬너의 ‘지성적인 동성애자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가이드’에 출연한 이후 바로 브로드웨이의 캐스팅 콜을 받았다.

*헤티엔 박과의 인터뷰(Interview)는 이곳을 클릭하세요 

제니퍼 림 Jennifer Lim                                                                                             

  '칭글리쉬'로 드라마데스크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제니퍼 림. 

 제니퍼 림은 토니상 수상 작가 데이빗 헨리 황의 ‘칭글리쉬(Chinglish)’에서 중국 귀양시의 문화부국장 시얀 역을 열연해 이 상을 받게 됐다. 그는 또한 올 드라마데스크상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지난해 10월 롱에이커시어터에서 개막된 ‘칭글리쉬’는 미국인 간판 사업가가 중국의 소도시 귀양에서 통역의 오해와 문화 차이로 겪는 좌충우돌기와 로맨스를 그린 코미디다. 

 주간 '타임(Time)'이 지난해 최우수 연극 톱 10에 선정했던 데이빗 헨리 황의  '칭글리쉬'에서 제이퍼 림(오른쪽).

제니퍼 림은 홍콩에서 중국인 부친과 한국인 모친 사이에 태어났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연극과 졸업 후 예일대학원에서 연기를 전공했으며,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이영진씨의 ‘용비어천가’를 비롯, ‘칭 총 차이나맨’‘복수는 기다릴 수 있어’ 등에 출연해왔다. 외삼촌할아버지가 '국물 있사옵니다'의 희곡작가 이근삼씨다.

 *제니퍼 림과의 인터뷰(Interview)는 이곳을 클릭하세요.

 1945년 시작된 시어터월드상은 데뷔 연기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뉴욕의 연극 비평가들이 선정에 참가하는 이 상 수상자로는 메릴 스트립, 말론 브란도, 줄리 앤드류스, 앤 밴크로포트, 제임스 얼 존스, 라이자 미넬리, 알란 알다, 크리스토퍼 월켄, 알렉 볼드윈, 버나뎃 피터스, 오드라 맥도날드, 알 파치노, 그레이스 켈리 등이 있다. 올 시상식은 6월 5일로 예정되어 있다. www.theatreworldaward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