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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상곡, 즉흥곡, 트로이메라이, 엘리제를 위하여, 반짝반짝 작은별...

이제 피아노 앞에 앉은 마에스트로 정명훈

지휘자 정명훈 첫 솔로 피아노 앨범 미국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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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Francois Leclercq

 

 

마에스트로 정명훈(Myung Whun Chung, 61)씨가 지휘봉을 내려놓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리고 생애 첫 피아노 솔로 앨범을 녹음했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베니스의 아름다운 극장 ‘라 페니체 (Teatro La Fenice)’에서 녹음한 소품 10곡으로 꾸며진 솔로 앨범 ‘Myung Whun Chung, piano’가 최근 미국 내 출반됐다. 

 

리스트, 멘델스존, 베버에서 번스타인, 바렌보임, 솔티, 카라얀, 프레빈, 제임스 리바인도 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다. 정명훈씨가 피아노 앨범을 내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ECM의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둘째 아들 정선씨와 며느리 신예원(재즈 보컬리스트)가 피아노 음반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 것. 

 

“비록 이제는 나 자신을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나의 손주들이 내 가슴에서 우러나온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 제안이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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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atro La Fenice에서 

 

 

쇼팽, 슈만, 드뷔시,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 차이코프스키

 

 

이번 피아노 앨범은 예브게니 키신, 마르타 아르헤리치, 마우리치오 폴리니, 랑랑 등의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종종 들을 수 있던 앙코르 곡이었던 소품들이다. 

 

그러나, 결코 가벼운 소품은 아니다. 정명훈씨가 음악가로서, 남동생으로서, 아버지로서, 그리고 할아버지로서의 세월의 흔적과 기억, 사랑이 스며있는 곡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은 가족에게 주는 선물이자, 자신의 음악 경력을 회고하는 일기장이며, 음악팬들에게 주는 특별한 보너스일 것이다. 

 

드뷔시의 ‘달빛(Clair de Lune)’ 은 돌째 손녀 ‘루아(Lua, 달)’를 위한 선물이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G플랫장조(Impromptu in E-flat major)’는 큰 아들 결혼식에서 직접 연주했던 곡. 그는 “만약 음악이 영혼의 언어라면, 이 곡 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예 중의 하나임이 분명하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4계’ 중 10월인 ‘가을 노래(Autumn Song)’는 그가 19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 중 하나다.

 

피아니스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주는 슈만(트로이메라이, 아라베스크)과 쇼팽은 ‘꿈 속에서의 내밀한 대화’라고 말한다. 쇼팽의 ‘야상곡(Nocturne in c-sharp minor)’은 자신의 음악적 발전에 큰 영향을 준 누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에게 헌사하는 곡이다. 그리고 모차르트(반짝반짝 작은 별)와 베토벤(엘리제를 위하여)까지 귀에 친숙한 10곡을 들려준다.

 

오후의 차 한잔과 어울리는 소품, 손님을 초대해 접대하는 중 배경음악으로, 또 임산부가 듣기에도 편안한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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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ung Whun Chung, piano 

 

1 드뷔시  달빛

2 쇼팽  녹턴D 플랫장조

3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4 차이코프스키  가을 노래

5 슈베르트 즉흥곡 E 플랫장조

6 슈만  트로이메라이

7 슈만  아라베스크

8 슈베르트 즉흥곡 G 플랫장조

9 쇼팽  녹턴 c#단조

10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

 

 

*앨범 구입처

 

 

 

피아니스트로서의 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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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정명훈씨는 지휘자이기 전 피아니스트였다.

 

4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세상에서 초콜릿과 피아노가 가장 좋다"고 말하곤 했다. 9세에 시애틀심포니와 협연했으며, 15세엔 누나 명화, 경화씨와 정트리오를 결성해 미국과 유럽에서 순회 연주를 했다.

 

정명훈씨는 1974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공동 2위를 수상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1위는 소련의 안드레이 가브릴로프, 2위는 정명훈씨와 스타니슬라프 이고린스키(소련), 그리고 4위가 헝가리 출신 안드라스 쉬프다. 2위 입상 후 귀국했을 때, 김포공항에서 시청까지 오픈카로 퍼레이드를 벌였다. 그리고, 그해 10월 카네기홀에서 한인 최초로 독주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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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일본 투어 콘서트에 초대됐으며, 카네기홀에서 헤이그필, 요리우리심포니와 일본 투어 콘서트에서 협연했다.

 

그러나, 마네스 음대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전공한 후 1975년 줄리아드 대학원 지휘과에 입학하면서 피아니스트로서의 경력을 포기하는 대신 지휘에 포커스를 두기로 결심한다.

 

피아니스트로서 정명훈씨는 1979년 샤를 뒤투아가 지휘하는 LA 필하모닉과 협연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 번'과 '베토벤 3 중협주곡'을 비롯, 누이 정명화(첼로), 정경화(바이올린)씨와 구성한 정 트리오(Chung Trio) 실내악 음반이 있다. 반주자로서는 1966년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톨리‘ 사랑의 노래’ 와 베이스 연광철씨의 ‘ 겨울나그네’ 반주 실황 앨범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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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Riccardo Musacchio

정명훈 Myung Whun Chung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나 4세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7세 때에 서울시향과 하이든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하며 데뷔했다. 

1961년 미국으로 이주,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전공한 후 줄리아드 대학원 지휘 전공. 1974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공동 2위를 수상했다.

 

1976년 뉴욕청년심포니 지휘자로 데뷔한 후 1979년 LA필하모닉오케스트라로 스카웃되어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휘하에서 부지휘자로 포디엄에 올랐다. 이후 베를린필하모닉, 빈필하모닉, 로열콘세르트헤바우, 런던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뉴욕필하모닉, 시카고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 유럽과 미국 등지의 교향악단,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 파리 바스티유, 라 스칼라, 빈 슈타츠오퍼 등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지휘했다. 

 

2000년부터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2006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 직접 창단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해왔다. 

 

1992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 1995년엔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2003년 요리책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Dinner for 8'을 출간했다. 1979년 누나 정명화씨의 시누이 구순열씨와 결혼, 진(건축 디자이너), 선(재즈 기타리스트), 민(지휘자)씨를 두었다. 

 

*서울시향 정명훈과 김선욱 협연 앨범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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