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73 댓글 0

9.11 메모리얼, 오큘러스와 센추리 21

비상의 날개짓하는 그라운드 제로


남유정/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오큘러스 외관 사진 입니다..jpg


9.11 이후 월드 트레이드 센터(WTC) 자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웃사이더로서는 궁금한 일이다.

새로 올라간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 옆에는 하얀색의 거대한 새가 하늘로 향해 날개를 편 채 앉아 있었다. 오큘러스(Oculus), 마치 뉴욕의 부활을 상징하는듯 하다.


오큘러스 안에tj는 지난 6월 23일부터 미켈란젤로 작품을 복제한 사진전(UP CLOSE : Michelangelo’s Sistine Caple)을 열고 있었다. 23일 막을 내리기 전,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오큘러스 내부입니다..jpg


미켈란젤로 사진전은 바티칸박물관에 소장한 걸작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를 가깝게 보여주고 있다. 굳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인지, 직접 티켓을 사서 들어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래도 진지하게 미켈란젤로 가까이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사진을 감상하는 관람객들도 상당수 있었다.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는 정말 장엄했다. 특히 미켈란젤로는 천장화인 '천지창조'를 그리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고개를 젖힌 채 물감을 칠하는 작업으로 인해 미켈란젤로는 목과 눈에 이상이 생기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혼자서 이 대작을 완성했다니, 그의 고난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이 대작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뇌와 시행착오를 거쳤을지 생각해보니 정말 존경스러워진다. 


우리 속담 중에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미켈란젤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을 받았을 때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라면 눈 앞이 깜깜하고 도망가고 싶을텐데 미켈란젤로는 어떤 일이든 끈기를 가지고 계속하다 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게 해줬다.



KakaoTalk_20170724_111908200.jpg


오큘러스는 갤러리라기 보다는 쇼핑몰이다. 그 안에는 디올, 케이트 스페이드, 콜 한, H&M 계열사 앤아더스토리즈, 애플 스토어, 뉴욕과 뉴저지 사이를 운행하는 철도(PATH TRAIN) 터미널로 연결된다.


오큘러스는 '새가 하늘을 향해 나는 모양'이라는 의미 말고도 '천사의 날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외관이 정말 천사의 날개처럼 생겼다. 실용성보다는 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조각이라고나 할까? 한국에서 건물을 지을 때는 가장 높게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건물을 짓는데, 뉴욕에서 본 건물들을 한국과는 다르게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외적 아름다움 뿐 아니라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을 의미하는 이름이 건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south pool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습입니다..jpg


'천사의 날개'에서 빠져 나오면, 폭포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가다보면 South Pool이 보인다.  South Pool과 North Pool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 사우스와 노스 타워, 쌍둥이 빌딩이 있던 곳에 세워진 것이다.  South Pool 옆에는 기부금 통이 설치되어 있는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쓰여져 있는데 반갑고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south pool 앞에 있는 기부금 통입니다. (밑에서 두번째에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이 쓰여 있습니다 !).jpg 


엄청나게 큰 South Pool에 모서리엔 빼곡히 9.11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이 이어지는데,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했다. Pool 안에는 사람들이 던진 동전들이 보였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바라면서 던진 것 같았다.


그들은 그날 그토록 끔찍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아마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고, 막을 수 없었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픈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South Pool은 안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데, 그날 테러를 당했던 사람들이 흘렸던 눈물과 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한 사람들의 눈물이 한 곳으로 모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south pool에 새겨진 희생자 이름 사진 입니다..jpg

 

그리고 폭포가 아래로 흐르는 소리가 사람들의 울음 소리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눈물이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눈물이 될 수 있을까?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희생 당한 사람들의 가족들도 아직 찾아올까? 자신의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하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 되지는 않았을까?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들은 그 때의 사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까?와 같은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생겨났다.



9.11 추모관 외부 모습입니다..jpg

 

9.11 테러는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 발생했는데 그 때는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감지하지 못했었다. 뉴스에서 비행기가 건물을 들이받는 장면을 계속 보여줬었던 것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이 테러로 인해 2996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6291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고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 테러에 대해 절대 용서하면 안 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이 상황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9.11 테러를 겪은 후 사람들은 아직도 그 때의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지낸다 해도 그 날의 그 끔찍한 일을 잊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끔찍한 건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또한 우리의 의무이고,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South Pool 옆에는 9.11 추모 박물관이 있는데, 그 날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았다고 하니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century 21외부 사진입니다..jpg


인근에 9.11 때도 무너지지 않고, 굳건하게 버틴 백화점이 센추리 21(Century 21)이다. 최대 85%까지 할인이 되니 한번 들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가성비 좋은 상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한다. 필자가 간 날은 주말이어서 그런지 가족단위로 쇼핑 온 사람들로 붐볐다. 1층 핸드백 코너에선 게스(Guess), 마이클코어스(Michael Kors),  앤클라인(Anne Klein), 캘빈클라인(Calvin Klein),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 브랜드 백을 50%이상 할인하고 있었다.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사우스 풀과 노스 풀을 돌며 희생자들을 추모한 후, 오큘러스와 센추리 21에 가서 쇼핑도 하면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9.11 추모관 기념품 판매점입니다..jpg

-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 Museum 

일 – 목 오전 9시 – 오후 8시 (마지막 입장 : 오후 6시)  / 금, 토 오전 9시 – 오후 9시 (마지막 입장 : 오후 7시)

성인 $24 / 멤버 무료, 65세 이상, 참전 용사, 대학생 $18 / 7-17세 $15. 180 Greenwich St.

-Oculus@Westifield World Trade Center, 185 Greenwich St.

-Century 21 Department Store, 21 Dey St.



남유정150.jpg 남유정/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