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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테일러, 소피아 로렌, 마돈나, 믹 재거, 데이빗 보위... 유명인사들이 즐겨 찾았던 미드타운 프랑스 식당 '라 그레누이'는 파리 하늘 아래에 있을 법한 로맨틱한 레스토랑이다. 꽃향기 가득, 아늑한 인테리어가 도심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풀어주며 우아한 식사의 전주곡을 시각적으로 연주한다. 

 

checkbox50.pngNYC 버킷 리스트 <54> 프렌치 레스토랑 '라 그레누이(La Grenouille)'

 

록펠러센터 인근 Rockefeller Center 30 

꽃향기와 로맨스... 프랑스 식당 '라 그레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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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테일러, 소피아 로렌, 마돈나도 다녀간 프렌치 레스토랑

 

레스토랑에도 유행이 있다. 뉴욕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들은 주로 7-10 코스의 테이스팅 메뉴로 재력있는 식도락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뉴욕에서 2011년 9월 11일은 식당의 판도를 바꾸는 신호탄이었다. 테러리즘과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프랑스에 반발한 미국인들이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 대신 '프리덤 프라이(Freedom Fries)'라 냉소적으로 부르며 반 프랑스 분위기로 몰고 갔고, 명품 보르도의 가격도 추락하기 시작한다. 불경기도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의 폐업을 촉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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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별 4개를 헌사했던 루테스(Lutèce)와  라 코네 바스크(La Côte Basque)가 2004년 마침내 문을 닫았고, 라 카라벨르(La Caravelle), 레스피나스(Lespinasse), 샹트렐(Chanterelle, 현 정식 Jungsik 자리)까지 40년 이상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아온 프랑스 식당들이 줄줄이 항복했다. 

 

역설적으로 2004년은 데이빗 장이 이스트빌리지에 모모푸쿠 누들 바(Momofuku Noodle Bar)와 대니 마이어가 매디슨스퀘어파크에 셰이크 섁(Shake Shack)을 열면서 캐주얼 식당의 폭풍이 일기 시작한 해였다. 디지털 시대, 소셜 미디어족의 대두와 함께, 뉴욕의 식당 판도가 바뀌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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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퍼이스트사이드의 타운하우스에 자리한 루테스가 문을 닫기 전 한 친구의 초대로 근사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2004년 발렌타인 데이를 마지막으로 43년 역사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라 그레누이(La Grenouille)'는 클래식 프렌치 레스토랑 그룹에서 최후의 생존 식당이다. 1962년 52스트릿 타운하우스에 문을 연 라 그레누이는 뉴욕 타임스가 1997년, 2009년 별 3개를 주었다.

 

 

000menu-lagren.jpg http://la-grenouille.com

 

 

라 그레누이는 저녁 때 가보진 못했고, 세차례 점심 때만 가보았다. 처음 그레누이에 갔을 때는 입구에서 메트르 디(maître d')가 너무 공손하게 '환영'했고, 메인 다이닝 룸으로 들어가면서 장미 등 생화가 곳곳에 장식되어 있어서 마치 식물원에 들어간 것처럼 향기가 코를 찔렀다. 사실 나처럼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고객에게는 지나치도록 많은 꽃이라는 느낌어었다. 식당이지 꽃집이 아니므로. 하지만, 꽃처럼 로맨틱한 소품이 어디 또 있을까? 주인장이 직접 꽃꽂이를 한다고.

 

여기에 황금빛 조명에 붉은 벨벳 의자가 모든 고객을 Ladies & Gentlemen으로 대우하는 분위기다. 이런 레스토랑은 발렌타인 데이, 결혼 기념일에 안성맞춤일 것이다. 퍼세, 장 조지, 르 버나단같은 컨템포러리 프렌치/뉴아메리칸과는 달리 품격있는 프랑스 요리를 깍듯한 웨이터들의 서비스로 로맨틱하게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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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이름 '라 그레누이(La Grenouille)'는 프랑스어로 개구리(frog)를 의미한다. 라 그레누이의 메뉴에도 개구리 다리 요리가 있다. 웹사이트(http://la-grenouille.com)도 세련되었다기 보다는 20년 전에 머물러 있는듯 원시적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쾌속으로 변하는 디지털 시대, 최후의 프렌치 레스토랑이 건재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오픈 54년째인 라 그레누이에는 영화배우 존 웨인, 리처드 버튼, 엘리자베스 테일러, 소피아 로렌, 숀 코너리,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믹 재거, 데이빗 보위, 마돈나, 로드 스튜어트, 엘튼 존, 프린스,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화가 살바도르 달리,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등 유명인사들이 식사를 즐겼다고.

 

 

A Lunch at La Grenou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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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센트럴터미널 오이스터 바에서도 본 적 없는 뉴질랜드 오이스터. 큼직하고, 바다의 향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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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st Salmon Filet with Potato "Darphin", Candied Shallots 해쉬브라운 감자전 위에 얹은 연어구이와 달달한 샬롯.

 

 

o.jpg 도버 솔(Grilled Dover Sole) Photo: Ye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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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aches Pike Dumplings(Quenelles) with Champagne Sauce 라 그레누이의 유니크한 요리. 파이크 생선을 갈아 달걀만한 덤플링(퀘넬)로 만들어 샴페인 소스에 졸였다. 프랑스식 생선묵으로 리조토같은 밥이 곁들여진다. 디너에는 캐비아가 얹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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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m Chestnut Soufflé 수플레는 오리지널 그랑 마니에가 역시 최고. 럼과 밤이 가미된 수플레는 약간 텁텁했다. 1997년 뉴욕타임스의 비평가 루스 레이첼이 "뉴욕 최고의 수플레"라고 찬사를 보내며 라 그레누이에 별 3개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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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에 페이스트리가 무료로 무더기로. 메인디쉬 양이 적은 것에 대한 보상일까? 체면 때문에 싸갖고 오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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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Grenouille

 

3 East 52nd St. 212-752-1495

http://la-grenouil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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