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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을 전공한 짐 라히씨는 로마에서 제빵 기술을 배우고 돌아와 소호 설리번스트릿에 베이커리를 열었다.
그가 만드는 호박피자는 바티칸뮤지엄 앞에서 맛본 오리지널의 맛, 이탈리안 도넛 봄볼로니도 중독적이다. 뉴욕에서 가장 이탈리안 브레드를 잘 만드는 빵집.


checkbox50.pngNYC 버킷 리스트 NYC Bucket List <34> 설리번스트릿베이커리


타임스퀘어 & 브로드웨이 극장가 

Times Square & Theater District 50 


34. 설리번스트릿베이커리호박피자봄볼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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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스트릿베이커리의 '칼로리 폭탄' 이탈리안 도넛 봄볼리니(왼쪽), 호박 피자.



조각가가 만드는 빵. 설리번스트릿 베이커리(Sullivan Street Bakery)의 대표 짐 라히(Jim Lahey)씨는 조각을 전공했다. 하지만, 점토나 나무를 만지는 대신 밀가루 반죽을 만지는 걸 더 즐겼다. 어느날 빵집 아저씨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 빵굽는 법을 본격적으로 배운 후 뉴욕에 돌아왔다. 그리고, 1994년 소호의 설리번 스트릿에 자그마한 빵집을 열었다. 가게는 길 이름을 따서 설리번 스트릿 베이커리로 지었다. 이후 맛있는 빵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딘앤델루카 등 고급 마켓에서도 라히씨의 빵을 팔기 시작했다.


설리번스트릿 베이커리는 치솟는 렌트에 항복하고, 2000년 타임스퀘어 극장가에서 더 깊이 허드슨강 쪽으로 들어가는 헬스 키친(Hell's Kitchen, 583 West 47th St.)으로 이전했다. 그의 빵을 추종하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았다. 걸어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47스트릿(10-11애브뉴) 한적한 길가에 자리해 있기에 오래 전 여행가는 길 렌탈카로 지나가다 들렀다. 그때 호박 피자(pizza zucchini) 맛에 반했다. 호박채를 썰어서 토핑으로 얹은 얄팍한 사각 피자. 추억의 피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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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이탈리아 시골 스타일 빵을 가장 잘 만드는 설리번 스트릿 베이커리



오래 전에 이탈리아 여행 중 바티칸 뮤지엄에 들어가기 위해 배를 골아가면서 아주 오랫동안 줄을 섰었다. 고개를 돌려가며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을 보고나니 어질어질했다. 뮤지엄에서 나와 제일 가까운 식당이 피자집이었다.  무게를 달아 파는 피자리아에서 단 한 조각 남은 호박 피자를 봤다. 채썬 호박이 촘촘하게 올라갔고, 올리브유가 자작하게 흘렀던 얄팍한 사각피자를 무게 달아서 팔았다. 호박 비자를 입안에 넣고, 한입 물었을 때 그 달착하고 고소한 것이 '천국의 맛'이었다. 로마-바티칸에서 며칠간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먹거리였다. 


'피자의 성지' 뉴욕에서도 이런 '로마 스타일'의 피자를 찾아나섰다가 겨우 한곳 발견했는데, 마이 파이 피자리아 로마나(My Pizzeria Romana, 696 Lexington Ave.@57th St., http://www.mypiepizzeria.com)에 호박/아티초크 피자가 있다. 뉴욕의 컬트 피자리아들이 대부분 한판씩 팔지만, 로마나는 슬라이스로 즐길 수 있는 피자리아다. 밀가루도 로마에서 직수입하는 원단 로마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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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피자, 토마토 피자, 버섯+양파 피자 슬라이스 


그러다 어느날 설리번 스트릿 베이커리에서 바티칸 스타일 호박 피자를 발견한 것. 로마나의 호박피자보다 더 깊은 맛, 소울이 느껴지는 피자라고나 할까.  최근 첼시점에서 한조각을 먹을 때는 바티칸 뮤지엄 앞 그 피자리아의 맛을 느꼈다. 지난번 호박피자는 약간 말랐던 것. 2달러75센트로 맛본 진한 행복이었다.


표고버섯(시타케) 피자, 민짜 토마토 피자(pizza pomodoro)의 맛 역시 감미롭다. 설리번 스트릿의 장기가 피자이다 보니 피자리아를 여는 것은 운명이었을 테다. 트래블&레저 잡지도 그의 피자를 "족보있는 미국 최고의 피자"라고 평했다. 마침내 2009년 짐 라히씨는 첼시에 피자 레스토랑 '컴퍼니'(Co. 230 9th Av. bet 24&25th St.)를 열고, 표고버섯 피자, 시금치 피자(뽀빠이 피자), 미트볼 피자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2012년 같은 블럭에 설리번스트릿베이커리 2호(236 9th Ave. bet. 24&25th St.)를 오픈했다. 헬스 키친 지점보다 넓고, 모던하고, 테이블과 카운터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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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폭탄이지만, 자꾸 손이 가는 봄볼리니


설리번스트릿베이커리에선 이탈리안 스타일 도넛 봄볼리니(Bombolini, 바닐라/초콜릿/계절별 잼)도 컬트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니 스타일의 봄볼리니(Bombolona)는 구멍 대신 속에 바닐라, 초콜릿, 과일 잼(*단팥은 없다)을 넣은 도넛. 영어로 폭탄(bomb)을 의미하는 봄바(bomba)는 '칼로리 폭탄', 극 고칼로리를 의미한다. 


봄볼리니는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 정복하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도넛이라고 한다. 베를린 스타일의 도넛 베를리너 판쿠첸(Berliner Pfannkuchen, Berliner), 오스트리아의 도넛 크라펜(Krapfen)과 유사하다. 속에는 바닐라 크림, 마말레이드, 잼, 초콜릿, 샴페인, 커스타드, 모카 등을 넣거나 민짜로 만들기도 한다. 위에는 속 아이싱으로 장식하고, 겉에는 파우더슈거를 입힌다. 미국엔 던킨의 보스턴 크림 도넛이 봄볼리니 스타일.


이탈리안 브레드 종류도 치아바타부터 가지가지인데, 특히 우리가 즐겨먹는 셰서미 브레드는 반쪽만 살 수도 있어서 낭비가 없다. 뉴욕 매거진이 '뉴욕 최고의 러스틱 이탈리안 브레드를 만드는 베이커리'라고 소개할 만큼 이탈리아풍 정통 브레드의 요람이다. 브루클린의 이탈리아 동네 캐롤가든의 카푸토 베이커리에서 종종 세서미 브레드를 사다 비교해보니 설리번 스트릿 세서미 브레드가 월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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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설리번 스트릿 베이커리 


 '사부어(Saveur)지는 설리번스트릿베이커리를 미국 최우수 베이커리 20에 선정했다. '본 애피티(Bon Appétit)' 잡지는 미국 베이커리 톱 10에, 라히씨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요식업계 인물 중 한명으로 선정했다.  2015년 요리사들의 오스카상으로 불리우는 제임스비어드재단상(James Beard Award)  최우수 베이커상을 수상했다. 그는 자신의 제 2전공을 살려 빵대학(University of Bread)을 열고, 종종 워크숍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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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llivan Street Bakery | Hell's Kitchen

533 West 47th St. 212-265-5580

 http://www.sullivanstreetbak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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