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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US 오픈@빌리진 국립 테니스 센터(2013. 9.2) 

페데러의 몰락, 한투코바 부활...스타들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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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수채화? 테니스 대회에 비가 내리면, 모두가 울상이다. 그러나 이날 소나기 후 날씨는 화창해졌다.



노동절(Labor Day) 타임스퀘어-플러싱을 달리는 7트레인은 테니스복 차림의 승객들로 붐빈다.

뉴욕의 테니스팬들과 US 오픈을 관람하기 위해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게 된다.


윔블던, 프렌치 오픈, 호주 오픈과 함께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이 8월 말에서 9월 초까지 열리는 이유는

이 즈음 날씨가 테니스 대회에 가장 좋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대회가 열리는 2주간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리라는 법은 없다. 날씨 변덕이 심하고, 일기예보가 늘 빗나가는 요즘엔 늘

비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친구가 올 US 오픈 티켓을 구입한 날이 하필이면, 노동절 그라운드 패스였다.


7트레인을 타고 이스트리버 터널을 지나 퀸즈의 지상으로 올라가니, 억수같은 비가 쏟아졌다. 

테니스 경기들이 중단된 것은 뻔한 일, 우리는 종점 플러싱 메인스트릿까지 달리기로 했다. 아시아 식당이 몰린 프린스스트릿에서

점심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어짜피 빌리지 국립테니스센터에선 에비앙 물부터 랍스터롤까지 너무 비싸다. 


US 오픈이 열리는 셰이스타디움/윌레스 포인트역에서 일회용 우비를 쓴 테니스 팬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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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사천요리 전문 식당 '스파이시&테이스티'의 사천식 치킨, 마파두부, 스트링빈 요리.



메인 스트릿에서 내리니 우중충한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니 궁상 맞게 느껴졌다.

프린스 스트릿 코너에는 대형 제과점도 새로 생겼다. 티라미수가 맛깔스럽게 보인다.


말레이지아 식당 페낭(Penang)을 찾아보니 문을 닫았다. 인테리어가 나은 센토사(Sentosa)와의 경쟁에서 문을 닫아버린 것은 아닌지? 전에 마파두부와 가지요리를 맛있게 먹은 사천식당 스파이시&테이스티(Spicy & Tasty)는 어느 새 뉴욕타임스로부터 별 2개를 받았다. 창가의 뉴욕타임스 기사만 믿고 들어갔다.


짜장면을 시키고 싶었지만, 친구의 반대로 단단 누들, 마파두부, 사천식 치킨, 그리고 빈 스트링을 시켜서 뚝딱 밥 한 공기를 비웠다.



IMG_2309.JPG 유순일씨


식당을 나오면서 보니 얼굴은 익숙한데, 이름은 낯선 남자가 보인다.

유순일...미국 이름은 존 리우..뉴욕 시장 후보다. 어찌하여 존 리우만 알고 정겨운 이름 유순일을 몰랐을까? 


흑인과 결혼한 백인 (빌 드 블라지오), 레즈비언 후보(크리스틴 퀸), 흑인 후보(빌 톰슨), 폰섹스광(안소니 위너) 사이에서 

아시안으로 분투하는 존 리우. 건투를 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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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게이트로 가면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파크에 1948 월드페어에 전시됐던 대형 지구본과 퀸즈뮤지엄이 있다.



다시 7트레인을 타고 한 정거장인 셰이 스타디움에서 내리니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집으로, 혹은 호텔로(?) 돌아가는 듯한 팬들의

얼굴에 성이 나 있다. 하지만, 날씨를 어찌하랴? 우리는 제일 싼 66달러+10달러(티켓마스터) 그라운드 패스인데, 아서애쉬 스타디움의 비싼 티켓을 가진 분들은 분통이 터질 일이다.


어느 여성팬은 "45분 만에 경기가 중단됐다. 티켓 교환 안돼냐?"고 아우성이었다. 우리는 경기조차 보지 못했으니, 억울할 일이다.

런던에서 온 한 청년은 "윌리엄스버그 친구네 놀러왔다가 오늘 표를 샀는데, 1시간도 못봤다. 오늘 밤 비행기로 돌아가야 한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안쓴 표니 매표소에서 다음 날이나, 내년으로 교환이 가능할지 문의하려고 줄을 섰다. 매표소 6개의 창구는 열려있지만, 직원들은 팔짱 낀 채 근무 중단의 자세로 있었다. 방송에선 "오늘 경기는 중단됐습니다. 차후에 상황을 알려드리겠습니다"만 반복한다.


중단(suspended)와 취소(cancelled)의 차이에 주의해아 한다. 비가 와도 1시간 정도 게임을 하다가 중단되면 교환은 없다.

하지만, 취소의 경우는 교환의 가능성이 있다. 

티켓을 살리려는 팬들의 줄은 100미터 쯤 길어져 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친 우리들에게 매니저가 "일단 돌아다니던지, 자유롭게

한 후 웹사이트에서 티켓 처리 문제를 참고"하란다. 티켓을 썼든 안썼든 상관없다고.


하늘에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USTA(미테니스협회)가 시간을 벌며, 해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다.

테니스센터로 들어갔다.



# 체이스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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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오픈에 3년 만에 와보니 체이스센터가 생겼다. 테니스 뮤지엄이 있고, 실내 테니스장, 각종 경품 서비스에, 아이폰 배터리도 충전 할 수 있도록 했다. 비가 내린 덕에 실내엔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폰 4보다 5 충전기가 더 많았다. 사진은 테니스뮤지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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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 테니스 선수들이 실내에서 경기를 즐기고 있다.



# 아서 애쉬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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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깊숙히 파진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선 오전에 중단된 다니엘라 한투코바(48위, 슬로바키아)와 알리슨 리스키(81위, 

미국)의 경기가 이어졌지만, 비로 팬들이 이미 떠났기에 자리는 텅텅 비었다. 그라운드 패스로는 이 스타디움만 제외하고

돌아나딜 수 있다. 그러나, 관람객이 적은 탓에 입장을 허용했다. 친구가 한투코바의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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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큰 스타디움이 빈 이유 중의 하나는 옆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로저 페데러 경기가 열리고 있기 때문.

암스트롱 앞엔 입장 대기자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스타와 남자들 경기의 파워를 한껏 즐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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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샤라포바가 빠진 US 오픈에 돌아온 한투코바는 미국 팬들이 열렬하게 '알리~~'를 지지하고 있는 와중에  2-1

(6-3 5-7 6-2)로 이기며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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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선수는 퇴장 직전 팬들의 볼에 사인을 해주는 관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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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마다 네트에 붙이는 스폰서 기업이 바뀐다. 한투코바는 체이스, 그 다음은 메르세데스 벤츠...



#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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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2회전에서 미끄러졌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의 경기가 열리는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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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애쉬 스타디움 정문 위 대형 전광판에선 각 스타디움과 코트의 경기 진행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로저 페데러는 이날 토미 로브레도(22위·스페인)에게 0-3(6<3>-7 3-6 4-6)으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 그랜드 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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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 옆에 별관처럼 지어진 그랜드 스탠드는 테니스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기장이다. 친밀하게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빗 페레러(4위, 스페인)과 얀코 팁세라비치(18위, 세르비아)의 치열한

게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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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보이는 발이 빨라야 한다. US 오픈에서 볼 보이/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영광이다. 팁세라비치의 팬들은 

'렛츠 고우 얀코!"를 외치며 응원했다. 터미네이터, 구글 안경을 쓰는 팁세라비치는 종아리 뒤에 문신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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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째하게 나면서 우산 대신 선탠 크림이 필요해졌다. 스페인 출신 페레러 팬들은 "다비드~~"하면서 페레러를 

응원했다. 원어식 발음을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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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러와 팁세라비치의 접전은 치열했고, 이들의 옷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페레러는 중간에 저지와 양말을 갈아 신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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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 의자에서 관람하는 심판은 때로 선수들의 원성을 듣는다. 팁세라비치가 서브할 때 금을 밟지 않았다고 주장한

후 심판이 공을 맞았다. 그는 "문제 없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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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러는 마침내  7-6(2), 3-6, 7-5, 7-6(3)로 팁세라비치를 밀어냈다. 지난해 US오픈 준결승전에서도 만났던 이들은 

6-3, 6-7 (5), 2-6, 6-3, 7-6 (4)로 이긴 바 있다. 지난해 총 경기 시간은 4시간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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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러 승리 후 사인받기를 기다리는 어린이 팬들.




# 코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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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스탠드가 2년 후 다시 지어지는 대신, 스타디움 급 코트 17이 완공됐다. 널찍하고 완만한 관중석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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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는 스포츠 바처럼 외부에서 마시며,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바 17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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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아직도 테니스는 진행되고 있지만,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지하철로 가는 길에 7트레인들이 모여 자는 모습이

정겨웠다.



▶티켓: USTA 매표소(월∼금 오전 9시∼오후 5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티켓마스터(1-866-OPEN-TIX). 

 http://usta.usopen.org/US-Open/tickets


▶가는 길: 지하철 7트레인 윌레스포인트-셰이스타디움역에서 하차, LIRR 보드워크를 지나 3∼5분간 걸어 들어간다. 기차(LIRR)로는

맨해튼 펜스테이션-롱아일랜드 포트워싱턴 간을 신속하게 갈 수 있다. 718-217-5477.


▶TV 중계: 남녀 단식 결승, 준결승전은 CBS, 나머지 경기는 ESPN2와 테니스 채널(29, 타임워너 케이블)에서 볼 수 있다. 

스케줄은 웹사이트 참조. http://www.usopen.org/en_US/about/tv_us.html?promo=subnav


 

delfini2-small.jpg *2013 US 오픈 테니스 가이드  

*다민족의 용광로에서 즐기는 세계의 맛: 7트레인 먹거리 가이드 <뉴욕중앙일보, 2011.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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