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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빠예야와 누룽지, 그리고 타파스

레스토랑 위크 리뷰 <3> 소카랏 빠예야 바 Socarrat Paella B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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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arrat Paella Bar, Chelsea


빠예야(Paella)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 돌솥비빔밥 만큼이나 맛있는 스페인 요리 빠예야는 완벽한 음식인 것 같다.

2009년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여행 후 뉴욕에서 빠예야와 타파스(tapas)를 찾아 스페인 식당들을 시도했다. 플랫아이언의 보케리아(Boqueria), 어빙 플레이스의 카사 모노(Casa Mono), 그리고 첼시의 소카랏 빠예야 바(Socarrat Paella Bar)에서 스페인의 맛으로 여행의 여운을 지속시키려 했다. 그러기엔 뉴욕처럼 좋은 도시도 없다. 어디를 여행하던 집으로 돌아오면, 그 여행지의 음식이 뉴욕 어딘가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카랏 빠예야 바는 '빠예야'가 주인공인데다가 1인분을 시킬 수 있어서 끌렸다. 그런데,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Bar이기에 등없는 의자(Stool)가 영 불편했다. 나이가 들면서는 어디가든 몸뚱이가 편안한 것이 제일 중요해진다. 그래도, 소카랏은 특히 오징어 먹물 빠예야(Arroz negro)의 맛이 일품이었다.


그즈음 워싱턴 D.C.에서 스페인 출신 셰프 호세 안드레스(José Andrés)가 레스토랑 미니바(minibar)로 일으킨 타파스/small plates 열풍이 뉴욕까지 불고 뉴욕 고급 식당들이 samll plates로 메뉴를 정비했다. 반면, 그즈음 한식당의 관대한 공짜 반찬은 횡재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새로 오픈하는 식당들은 물론 여러 식당에서 타파스식 samll plates 메뉴를 고수한다. 음식 양이 적으니 고객은 더 시키게 되고, 식당 측으로는 영업에도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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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arrat Paella Bar, Chelsea


이번 뉴욕 레스토랑 위크에선 두 프랑스 식당(오거스틴 Augustine/로티써리 조제트 Rotisserie Georgette)에 가본 후 기분 전환으로 스페인 식당을 떠올렸다. 소카랏 빠예야 바의 메뉴는 매혹적이었다.  레스토랑 위크에 참가하는 식당들 중엔 저렴한 재료(홍어, skate fish/ 파스타 등)를 내놓기도 한다. 그런데, 소카랏 빠예야 바는 정통 스페인 요리를 3코스에 제공하고 있었다. 런치 3코스 $29인데, 빠예야 1인분 가격에 준한다. 착한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와 갔다.


소카랏(Socarrat)은 빠예야 철판 바닥에 남은 누룽지를 뜻한다. 이걸 완벽하게 긁어 먹게 된다면, 그건 최고의 빠예야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안 라 폰다 델 솔(La Fonda del Sol)에서 그런 빠예야를 먹어봤지만, 빠예야 전문 요리사 프랭크 코트로네오(Frank Cotroneo)가 떠난 후 그맛은 사라졌다. 



# 애피타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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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  점토용기에서 올리브유, 마늘, 고추 양념으로 지글지글 익고 있는 새우. 실패할 수 없는 요리다. 다만, 새우의 신선도가 관건이다. 신선했고, 마늘도 넉넉해서 새우를 먹은 후 빵에 남은 오일을 묻혀 싹싹 비웠다.


크로케타스 델 디아 Croquetas del Día 원래 대구절임(바칼라우) 고로께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셰프가 당일 속을 결정한다고. 아마도 오리간인 것 같았다. 정체를 모르고도, 묻지 않은 것이 실수. 바삭한 맛이 없어서 실망.

 

*와인은 로제 (Martinez Lacuesta, Rosado Garnacha Rioja 2016)를 주문했다. 



# 메인디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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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빠예야 PAELLA DEL DÍA

꼴뚜기, 브러쎌 스프라우트(방울 양배추), 브로콜리, 완두, 그리고 페퍼(피망)으로 조리한 빠예야. 해물이 다양하게 들어가진 않았지만, 꼴뚜기와 야채로 빠예야의 참맛을 냈다. 소카랏까지 싹싹 긁어 먹었다. 빠예야는 원래 나누어 먹는 음식이라지만, 1인분을 시킬 수 있어서 좋다. 국물이 자작한 빠예야 '아로즈 칼도소 드 베르두라스(Arroz Caldoso de Verduras)'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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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주엘라 Zarzuela 

우리식 해물탕, 프랑스식 부이야베즈, 샌프란시스코식 쵸피노. 조개, 홍합, 새우, 스캘롭(패주), 사프론 국물에 감자가 들어간 해물탕이다. 빠예야의 국물로 함께 먹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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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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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Flan 대개 플랜은 카라멜 맛이 진했는데, 스카랏의 플랜은 바닐라 향미가 담백해서 빠예야 후의 디저트로 손색이 없었다. 촉촉하면서도 푸딩같은 식감이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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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로스 콘 초콜릿 Churros con Chocolate 스페인 사람들이 아침식사로 즐겨먹는 막대 도넛 츄로스를 따뜻한 초콜릿 시럽에 찍어 먹는다. 츄로스가 바삭, 고소하면서도 그다지 달지 않아서 담백한 피니시가 됐다.


마음씨가 참 착해 보이는 두 청년의 서비스도 기계적이지 않았고, 친절했다. 음악은 밥 딜런, 이글스 등 올드 팝이었는데, 옆의 중년 여성 둘은 노래를 나직하게 따라 부르 등 분위기도 좋았다. 단지, 등받이 없는 스툴이라 조금 신경 쓰였다. 

   

소카랏의 주인장 롤로 만소(Lolo Maso)씨는 스페인 중부 발라돌리드 출신으로 1984년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2008년 소카랏 빠예야 바를 오픈한 후 노리타, 미드타운에도 소카랏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카랏은 해피 아워(Happy Hour)에 타파스는 50% 할인, 음료는 $8에 제공한다. 화요일엔 라이브 플라멩코 공연을 무료로 펼친다. 겨울철 매주 월요일엔 와인(70달러 이상)을 50% 할인해준다.



Socarrat Paella Bar

259 West 19th St.(bet. 7&8th Ave.) 212-462-1000

https://www.socarratnyc.com



000.jpg *뉴욕 최고 빠예야, 라 폰다 델 솔

*뉴욕은 타파스 열풍 <2> 스페인 레스토랑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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