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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고 들어서면 파리의 지붕 밑?

Ouvre la Porte, Sous le Toit de Paris?


레스토랑 위크 리뷰 <1> 오거스틴 August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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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레스토랑 위크에 로어맨해튼 비크만 호텔의 식당 파울러 앤 웰즈(Fowler & Wells)에 갔다가 디저트에서 머리카락 두올이 나오는 바람에 기분을 완전히 상했었다. 스타 셰프 톰 콜리치오의 업스케일 레스토랑은 이름도 기억하기 어려웠는데, 파울러 앤 웰즈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뉴욕타임스의 지적을 받은 후 '템플 코트(Temple Court)'로 이름을 바꾸었다.


로비가 화려한 비크만 호텔 안에는 레스토랑 재벌 키스 맥날리(Keith McNally)의 프랑스 식당 오거스틴(Augustine)도 자리해 있다. 키스 맥날리는 영국 출신으로 1975년 뉴욕으로 이주한 후 트라이베카에 오데온(The Odeon), 소호에 발타자르(Balthazar), 어퍼웨스트사이드에 카페 룩셈부르그(Cafe Luxembourg), 미트패킹디스트릭트에 패스티스(Pastis) 로어이스트사이드에 쉴러즈(Schiller's) 그리고 웨스트빌리지에 미네타 태번(Minetta Tavern) 등을 성공시킨 프렌치 레스토랑계의 '마이더스 손'이다. 그가 지난해 초 톰 콜리치오와 쌍두마차로 비크만 호텔에 레스토랑을 오픈했을 때도 성공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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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레스토랑 위크에는 오거스틴에 가보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파리의 식당 안에 들어선 느낌이다. 오거스틴은 문을 연 지 1년 밖에 안됐지만, 50년은 넘은 것같은 파리풍 빈티지 데코가 아늑하다. 샹들리에와 거울,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한 인테리어가 뉴요커를 파리지엔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사실 꽃이 그려진 아름다운 타일은 베니스에서 수입해왔다고. 


오거스틴에서 물론 파리의 음식을 먹어야할 것 같다. 그렇다면, 메인디쉬는 스테이크 프리트(Steak Frites). 스테이크와 프렌치 프라이다. 고백하자면, 파리에 가보기 전 맥도날드에 친숙했기 때문에 감자튀김이 '프렌치 프라이'임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크와 함께 미국 음식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프랑스 식당에서 왜 맥도날드식 감자튀김을 열심히 먹나 의문이 들었다. 그건 오해였다. 


프렌치 프라이는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가 대표 음식이라고 한다. 두 나라 모두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는데, '프렌치 프라이'니 벨기에는 억울하겠지만, 프랑스에 점수를 주어야할 것 같다. 한편, 영국에서는 프렌치 프라이 대신 칩스(*Fish & Chips)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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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틴 버거: 카라멜라이즈드 오니온, 그뤼에르 치즈 & 프렌치 프라이


프렌치 프라이를 미국에 소개한 것도 설이 분분하다. 프랑스 대사(1785-1789)였던 토마스 제퍼슨은 식도락가로 와인도 즐겼는데, 그는 '프랑스 방식의 튀긴 감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한, 제 1차 세계대전 때 벨기에게 주둔했던 미군들이 감자튀김(les frites)을 발음할 수 없어서 '프렌치 프라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2003년 조지 부시 정부 시절 프랑스가 이라크전을 반대하자 미 국회 카페테리아 메뉴에서 프렌치 프라이 대신 'freedom fries'로 바꾸어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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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피타이저: 월도프 샐러드(WALDORF SALAD)


1896년 뉴욕 월도프 호텔의 오스카 처키가 개발했다는 샐러드. 오거스틴 버전엔 포도와 마요네즈는 빠졌고, 보라색 양배추(적채), 사과(하니크리습), 호두, 건포도, 셀러리, 그리스요거트 드레싱을 썼다. 한겨울에 상큼한 사과, 호두와 요거트 드레싱으로 시저 샐러드나 그린 샐러드보다 영양이 풍부해 입맛을 돋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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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디쉬: 스테이크 프리트 (STEAK FRITES)


미국식 스테이크엔 토마토(혹은 케첩), 우스터소스 등을 쓰는데, 오거스틴에선 허브가 가미된 타임과 로즈마리 허브 맛이 진한 '카페 드 파리 버터(Café de Paris butter)' 소스를 올려 나왔다. 꽃등심(rib-eye) 스테이크 사이즈가 상당히 컸다. rare 로 주문했더니 빨간 고기에서 육즙이 스며 나와 버터 소스와 함께 고기 맛을 향상시켰다. 프렌치 프라이는 셰이크 섁보다는 양질로 감자의 맛이 살아있으며 바삭하고, 고소했다. 와인은 묵직하고도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는 코테 뒤 론(Côtes du Rhône, BOUCHES DU RHÔNE ISLE SAINT PIERRE 2015) 카라프를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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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저트: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 소벳 (HOMEMADE ICE CREAM AND SORBET)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디저트는 바닐라, 초콜릿, 버터스카치의 세가지 향미가 제공됐는데, 다크 초콜릿의 진한 맛과 그 옛날 한국에서 먹던 사탕맛을 상기시킨 버터스카치도 좋았지만, 바닐라는 너무 달았다. 



오거스틴의 메뉴를 책임지고 있는 셰프 다니엘 파릴라(Daniel Parilla)는 미슐랭 스타 셰프 다니엘 불루 계열의 카페 불루, 불리에서 일한 후 블랙 레이블 버거로 이름난 맥낼리의 식당 미네타 태번에서 일했다. 


오거스틴은 레스토랑 위크 3주 기간 중 메뉴를 일주일마다 바꾼다. 그래서 두번, 세번 가보아도 즐거운 식당이다. 비행기 타지 않고, 파리에 간 기분을 1시간 동안 느껴볼 수 있으므로... http://augustineny.com/restaurant-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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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ine  5 Beekman St. (212) 375-0010 http://augustineny.com


프랑스 주요 요리 발음


-살라드 니슈와즈(Salade Niçoise): 참치, 찐달걀, 올리브, 안초비가 들어간 샐러드

-수 파 로이뇽(Soupe à L’Oignon): 오니온수프

-크렙(Crêpes): 프렌치 팬케이크 

-스테이크 프리트(Steak Frites): 스테이크와 프렌치 프라이

-뿔레 프리트(Poulet Frites): 로스트 치킨과 프렌치 프라이

-물 프리트(Moules-frites): 홍합찜과 프렌치 프라이

-부야베스(Bouillabaisse): 마르세이유식 해물탕

-코크 오 반(Coq au Vin): 와인 소스로 조리한 닭요리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레드와인을 넣고 조리한 쇠고기 스튜

-크로크 므슈(Croque-Monsieur): 햄&치즈 샌드위치



000.jpg *레스토랑 위크 리뷰: 템플 코트(구 파울러 & 웰즈)

*미네타 태번의 블랙 레이블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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