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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Drink
  • 토니의 부엌 (2) 내 인생의 요리: 울릉도 오징어내장탕과 법성포 보리굴비 [Eats]
  • sukie
    Dec 17, 2013
  • 내 인생의 요리: 한국편 I 

    그 때 그 요리의 소중한 맛과 기억, 내 영감의 보물 창고 



    사람들에게 요리사나 셰프라고 나를 소개하면 대부분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맛있는 음식 많이 드셔서 좋으시겠어요!” 사실이다. 생각해 보면 그 동안 맛있는 음식을 많이도 먹었다. 요리를 시작하면서는 공부라는 생각에 끊임없이 맛집들을 찾아 다니고, 분석하면서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맛집 찾아 다니기를 그만하게 됐다. 그냥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리고는 음식의 맛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상상이나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의 맛 역시 그런 것 같다. 예전에 먹어본 맛에 대한 기억 그러한 기억의 바탕에서 상상이나 창조의 작업을 하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게는 이제까지 먹어본 음식들이 소중하고 값진 기억들이다. 그 동안의 소중한 맛의 기억들을 소개해보고 싶다.



    시원한 바다 내음: 울릉도 내장탕과 거북손


    우선 지금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울릉도의 음식들이다. 

    여행을 즐겨 다니기에 한국에서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지역의 음식들을 접했었는데, 울릉도는 ‘자연의 맛’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횟수로는 다섯 번 정도 다녀 온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지는 못하다. 파도가 거세거나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배가 끊기기 쉽기 때문이다. 



    오징어내장탕.jpg 

    울릉도 산 오징어 내장으로 끓인 시원한 내장탕에서 건져낸 내장. Photo: Tony Yoo



    내게 울릉도의 최고의 음식을 꼽으라면 단연 오징어 내장탕이다. 

    쌀쌀해지는 가을철부터가 제철인 울릉도 오징어. 살아있는 오징어의 내장만으로 끓여내야 하기에 어디에서도 맛 보기 힘든 진귀한 음식이다. 보통 지리로 담백하게 끓여내는데 시원함은 매운탕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오징어의 신선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비린 맛 때문에 먹기 힘든 음식이다. 언젠가는 오징어 내장탕 먹으러 울릉도에 다녀온 적도 있으니 이 정도면 나도 미식가라고 불릴 수 있을까? 


    울릉도거북손-small390.jpg '바다의 맛' 그 자체 거북손 Photo: Tony Yoo


    오징어 내장탕과 함께 울릉도 최고의 맛은 거북손이다. 

    생김새가 거북의 손을 닮았다고 이름 지어졌는데, 울릉도에서는 전복보다도 귀해서 귀한 손님들이 올 때 대접하곤 한다. 한번은 지인인 울릉도의 어부께서 바다로 들어가 직접 채취해서 삶아주었는데 그 맛은 ‘바다의 맛’ 그 자체였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 짭짭한 바다내음과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내가 이제까지 맛본 어패류중 최고였다. 스페인에서도 거북손(Percebe)은 그 축제가 있을 정도로 최고의 해산물로 통하는데, 갈라시아(Galatia) 지방이 유명한 산지로 현지에서도 1kg에 200유로가 넘는 고급 식재료이다. 


    법성포 보리굴비: 쫄깃한 살코기, 고소한 뼈의 맛


    보리굴비.jpg

    해풍에 말린 후 통보리를 담은 장독에 넣어 숙성시킨 '슬로우 푸드' 영광 보리굴비의 맛도 잊을 수 없다. Photo: Tony Yoo


    영광의 법성포에서 맛 본 보리굴비 또한 기억에 남는 맛이다. 

    보리굴비는 해풍에 말린 굴비를 장독에 통보리와 함께 넣어 보관했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옛날에는 냉장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성질이 차가운 보리에 굴비를 보관했다. 통보리와 함께 숙성되는 과정에서 굴비의 비린내와 짠맛을 감소시켜 주고 굴비 살이 더 단단하고 꼬들꼬들해진다. 이렇게 보관하던 굴비를 쌀뜨물에 담갔다가 살짝 쪄서 먹으면 보리굴비만의 독특한 식감이 살아난다. 


    오래 숙성시키면 뼈까지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워지는데, 쫄깃한 살코기뿐만 아니라 고소하게 숙성된 내장과 뼈 맛 또한 일품이다. 잘 말린 해산물은 신선한 생물보다 맛이 좋은 경우가 많다. 잘 말리고 잘 쪄야함은 물론이겠지만. 그래서 영광굴비가 생조기보다 고가에 판매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말린 굴비 살을 찢어서 고추장에 재운 굴비 장아찌 역시 맛이 좋다.



    tonyYoo150.jpg 

    Tony Yoo 유현수 

    ​주영한국대사관 총괄셰프​​ (London, UK)

    Executive Chef of Embassy of the Republic of Korea​​ (London, UK)

    한국 슬로푸드협회 정책위원​

    D6 (전)총괄셰프(Contemporary Local Korean Cuisine)

    Executive Chef of Restaurant D6 (Seoul, Korea)

    Aqua Restaurant (Michelin Guide Two Stars) (San Francisco, California​)


    http://www.cheftonyy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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