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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신(La Chine, 중국몽, 中國夢)

월도프 아스토리아 '라 신(La Chine)' 레스토랑위크 디너


000la-chine-semi-private-dining-table.jpg La Chine



뉴욕에 살면서 식탐있는 뉴요커들도 차이나타운을 기피하거나, 굳이 가지않는 이들을 상당수 만나며 의아했다. 뉴욕 차이나타운이 아직도 대다수 뉴요커들에게 '그들만의 리그'로 남아있는 것은 아마도 음식 자체보다는 언어, 서비스와 청결도에 있지 않나 싶다. 차이나타운이 점점 리틀 이태리로 박차고 올라가며 북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식당의 고급화 바람도 일기 시작했다.



0000000hakkasan.JPG Hakkasan


*하카산 레스토랑 위크: 무릉도원 덤플링

 

2012년 여름 런던의 고급 중식당 하카산(Hakkasan)이 타임스퀘어 인근에 데뷔했고, 2015년 11월엔 럭셔리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 내에 라 신(La Chine)이 오픈했다. 호텔의 스타 지배인 이름을 딴 레스토랑 오스카즈 브라써리(Oscar's Brasserie) 자리에 들어선 라 신은 안타깝게도 3월 1일부터 3년간 보수공사에 들어가면서 3년간 문을 닫게 된다. 웨이터에 따르면, 1200만 달러의 보수공사를 거쳐 문을 열었다는데, 16개월만에 잠수해야하는 운명이다. 하지만, 월도프의 새 소유주가 중국 보험회사 안방(Anbang)이니 만큼 중국인 고객이 몰려올 터이니, 3년의 공백은 대박을 위한 휴지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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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Chine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도 다시 구경할 겸 얼마 전 라 신에서 레스토랑위크 디너를 시도해보았다. 이름도 프랑스어로 '중국(La Chine)'이라 고급화한 것처럼 인테리어도 화려했다. 아르데코 스타일의 거대한 샹들리에와 벽화, 문게이트(달문) 칸막이, 바, 그리고 마치 수족관에 들어간듯한 화장실까지 우아했다.  '라 신' 오픈 직후 뉴욕타임스의 식당 비평가 피트 웰스가 '라 신'에 후하게도 별 2개(*만점 4개)를 헌사했다. 한자로 식당 이름은 '중국몽(中國夢)'.


레스토랑 위크 디너 메뉴엔 홍콩, 베이징, 상하이, 광동부터 절강(Zhejiang), 회양(Huaiyang), 산서(Shanxi)  등 낯선 지역까지 중국 요리를 명시하고 있었다. 다문화 요리가 발달한 싱가포르 출신 셰프 콩카이멩(Kong Khai Meng)이 믹스앤매치한 모던 중식 메뉴다. 하카산이 광동요리 전문인 것과는 차별화됐다. 한국 음식도 지역별로 다양하지만, 광활한 중국 요리는 중국인들조차 평생 다 먹어보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다양하다. 크게 분류하면 '남첨북함 동랄서산(南甜北鹹 東辣西酸)'으로 '남부 음식은 달고, 북부 음식은 짜며, 동부는 맵고, 서부는 시다' 정도로 크게 분류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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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피타이저 바삭하고 매운 새우(crispy & spicy broad bean prawns)는 광동 스타일인데, 매콤한 새우 튀김에 바삭한 바풀(rice puff)가 차라리 인도요리 느낌이었다. 실제로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인도식당 모티 마할 딜럭스(Moti Mahal Delux)의 애피타이저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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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디쉬 광동(Guangdong)식 은대구 조림(black cod, spicy bean, baby spinach)는 노부 마추히사(Nobu Matsuhisa)의 히트 메뉴인 된장에 재운 은대구(black cod with miso)의 부드럽고, 달착지근한 맛과는 달리 매콤한 소스가 자극적이었다. 아마도 태국의 스리라차 핫소스나 고추장을 약간 쓴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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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강(Zhejiang) 스타일 쇠고기 안심 구이(wok seared beef tenderloin, hickory walnuts, black pepper glaze)는 육질이 부드럽고, 감칠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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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홍콩 스타일의 코코넛 푸딩(coconut pudding, pineapple, pomagranate foam과 망고 타피오카(mango & tapioca soup, po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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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중식당에선 밥도 따로 주문해야 한다. 라 신에서도 밥이 나오지 않아 야채볶음밥(vegetable fried rice)을 시켰다. 역시 중국집 볶음밥의 꼬들꼬들한 감칠맛이 향수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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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스타일의 8시간 해산물 수프(eight hour golden broth, lobster, scallop, crab meat)



중국 식당의 수준을 알려면 수프 메뉴를 보라는 말이 있다. 보통 핫앤사워(Hot and Sour Soup), 만두국(Wonton Soup), 달결 수프(Egg Drop Soup) 외에 차이나타운 핑스(Ping's)에 나오는 겨울멜론 수프(Winter Melon Soup)가 있으면, 음식 잘하는 식당에 올라간다. '라 신'에는 '베이징 스타일의 8시간 해산물 수프(eight hour golden broth, lobster, scallop, crab meat, $16)'가 있었다. 곧 문 닫는 식당이라 아쉬움도 있어서 주문했다. MSG가 안들어가고, 오랫동안 끓인 수프라는데 랍스터, 크랩, 스캘롭 어느 하나도 두드러지지 않게 용해된 깊은 맛이 있었다. 8시간은 아무래도 과장일듯.



000mackeral.jpg La Chine

미국인 청년 대여섯명이 앉은 옆 테이블에선 연기가 나고 있었다. 웨이터가 투명한 뚜껑을 열었는데, 콘서트의 스모크 효과처럼 연기에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났다. 고등어 간장 구이(crispy Spanish mackerel with smoked soy dressing)이라고 했다. 3년 후 다시 오픈하면 시도해보고 싶은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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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신'은 포춘쿠키도 직접 구워낸다고. 숟가락 하나에 젓가락이 흑백으로 두쌍이 나온다. 하나는 나누어 먹는 음식용이며, 하나는 자기 음식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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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도프 옥상에서 양봉으로 만든다는 꿀을 구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웨이터가 가져다 주었다. 친구가 호텔 기프트숍에서 혹시 꿀을 따로 살 수 있을까 싶어 가봤더니, 없다고 했다.  기념으로 작은 꿀병을 집으로 가져왔다. 3년간 동면하는 월도프를 생각하면서... 



000Afternoon-Tea-1.jpg Afternoon Tea, La Chine

라 신은 딤섬 애프터눈 티도 제공해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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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Chine 

540 Lexington Ave.

212-872-4913 http://lachinenyc.com



000.jpg *랜드마크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인테리어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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