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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Beat Kitchen Recipe <11>

넙치와 브로콜리 사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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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연휴 일요일 집밥. 머리달린 새우와 할리벗, 야채모듬 찜(브로콜리니, 아스파라거스, 프렌치빈, 감자)와 방울 토마토.



추수감사절 때는 살찌기 딱 위험한 때다. 올해도 사흘간 펜실베니아주 깊은 산골에서 사흘간 터키와 햄과 파이를 연달아 먹고 뉴욕에 돌아오니 몇 파운드는 불었을 터인데, 체중계에 오르기가 두려웠다.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또한 레스토랑 가기도 조금 주저된다. 주방장들도 고향으로 갔을 가능성이 클테니깐. 일요일 저녁 식사를 고민하다가 집에서 해먹기로 했다.

 

로어맨해튼 브룩필드 플레이스(구 월드파이낸셜센터)의 프랑스 마켓 '르 디스트릭트(Le District)'에서 사온 할리벗, 새우, 브로콜리니, 프렌치 빈, 감자, 체리 토마토로 차린 저녁식사. 오도리처럼 머리 달린 싱싱한 새우와 할리벗을 팬에 지지면, 새우의 맛과 붉은기가 할리벗으로 스며들어 마치 토마토 소스로 버무린 것 같다. 하지만, 토마토보다 더 감칠맛이 나는 것이 새우 소스. 참, 요리는 그의 몴, 설겆이는 나의 몫.


그러고 보니, 할리벗과 브로콜리니의 정체를 분명히 알고 지나가야할 것 같다.


뉴욕에 처음 왔을 때 눈이 휘둥그레졌던 것은 영화에서 종종 본 고층빌딩이나 다양한 인종들보다도 수퍼마켓의 수많은 식품과 브랜드였다. 시리얼, 토마토 소스에서부터 치즈, 맥주까지...그 많은 브랜드를 언제 먹어보고, 애용식품으로 정할 것인가? 생선 코너는 더 어렵다. 미국 수퍼의 생선 이름(미국식, 한국식)과 일식당의 사시미 이름까지 3중으로 헷갈렸다.



넙치의 사촌들: Halibut, Fluke, Flounder, Turbot, S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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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fluke/flounder), 가자미(halibut), 넙치(halibut), 그리고 터봇(turbot), 소울(sole), 그레이 소울(grey sole), 도버 소울(Dover sole)도 잡히는 지역마다, 계절마다 생김새도 달라진다던가. 고등어와 삼치, 가자미와 넙치도 헷갈리니, 영어 이름은 더우기나 혼돈스럽다. 넙치. 예전에 책벌레였던 친구가 귄터 그라스의 소설 '넙치(Der Butt/The Flounder)'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추천해주었는데, 나는 영 책장이 넘어가지 않아서 읽다만 것이 지금도 아쉽다. 페미니즘을 다루었다는데, 당시 내겐 좀 어려웠던 소설같다.


생선은 주로 그린마켓(유니온스퀘어, 브루클린 보로홀)이나 시타렐라, 딘 앤 델루카에서 구입한다. 광어는 회로 먹어야 제맛인 것 같다. 터봇은 칠레산 농어(Chilian Seabass)보다 살이 적지만, 버터처럼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다. (그레이) 소울은 빵가루에 묻혀 후라이팬에 지지면,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좋으며, 살이 통통한 할리벗은 묵직하게씹히며, 싱싱할 땐 게살 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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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벗과 머리달린 통새우


할리벗. 오래 전 친구와 보스턴 여행 중 리걸 씨푸드(Legal Seafood) 레스토랑에서 할리벗을 먹기 전 복통이 있었는데, 그날 오후에 중국인이 하는 일식당의 성게알 스시가 원흉이었다. 그후로도 10여년 간은 할리벗이 억울하게 입맛에서 밀려났다. 그 할리벗이 이번에 명예를 찾았다. 싱싱하고, 부드럽고, 고소하여 입맛을 사로 잡았으니. 새우 소스 덕분인듯 하다. 



브로콜리의 사촌들: Broccoli, Broccolini & Broccoli R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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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Broccoli)만 해도, 한국에선 먹어보지 못했던 채소 아니던가? 생김새가 분재(bonsai)같은 브로콜리는 중국 식당에서 즐겨 쓰는 재료이며, 미국 한식당에서 반찬으로 종종 나온다.


이탈리안 요리에서 소시지와 종종 짝이 되는 쌉싸레한 브로콜리 랍(Broccoli Rabe)과 달착지근한 브로콜리니(Broccolini)도 있다. 이름도, 생김새도 비슷하다. 사촌이라 생각하고, 마켓에 갔다가 잘못 사오기도 했으며, 어느 식당에선 메뉴에 엄연히 브로콜리 랍인데, 브로콜리로 슬쩍 대치한 적도 있었다. 녹색 이파리 채소 브로콜리와 사촌들(식물학적으로 이들은 사실 사촌이 아니라고 하지만)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콜레스테롤 저하, 암, 위염 예방 효능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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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빌리지 플로렌스 미트 마켓에서 사온 필레미뇽과 파스타 타글리아텔레(Tagliatelle)와 표고버섯, 토마토, 그리고 브로콜리.


-브로콜리(Broccoli): 콜리플라워와 같은 양배추 식물과. 줄기가 두껍고, 고소하면서도 약간 쓴 맛이 돈다. 이파리는 버리고, 줄기는 가늘게 잘라 함께 조리할 수 있다. 찌거나, 볶거나, 생으로 먹는다. 닭고기, 쇠고기 요리에 곁들이거나, 밥을 지을 때 소금을 약간 넣고 쪄서 섞으면, 브라질이나 포르투갈인들이 즐겨먹는 영양식 브로콜리밥으로 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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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캐롤가든의 카푸토에서 사온 포치니 버섯 라비올리와 브로콜리니, 그리고 완두.


-브로콜리니(Broccolini): 1993년 일본 요코하마의 한 회사가 캘리포니아에서 브로콜리와 중국 브로콜리(Gai lan)와 교배해 개발한 잡종 채소로 'Asparation'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길고, 탄력있는 긴 줄기에 이파리가 약간 달려있다. 달착지근하며, 순한 맛으로 이파리도 먹을 수 있다. 볶거나, 찌거나, 구워서 먹는다. 집에서는 흰살 생선과 함께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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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랍과 소시지. 소시지는 딘 앤 델루카의 핫 이탈리안 소시지, 머레이즈의 오레키에테(Orecchiette) 파스타.


-브로콜리 랍(Broccoli Rabe): 남부 이탈리아 요리에 인기있는 재료. 특히 이탈리안 소시지와 브로콜리 랍 파스타나 피자로 인기 있다. 이탈리아나 포르투갈 식당에서 사이드 디쉬로 브로콜리와 마늘을 올리브유에 볶으면, 감칠맛이 그만이다. 마늘 추가요! 톡 쏘는 쓴맛이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줄기, 이파리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IMG_5424.JPG 샤토 몬텔레나 샤도네이 2010 



000.jpg *프랑스 마켓 '르 디스트릭트'로 가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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