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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국식당에서 오리지널  짜장면을 찾아보니...

난주수타국수, 골든프라이드덤플링

상하이 화평반점, 시안페이머스푸드, 라오베이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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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주수타국수(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  골든프라이드덤플링(브루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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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해 화평반점(맨해튼 차이나타운)         라오베이팡(퀸즈 엘름허스트)         시안 페이머스 푸드(미드타운 외)



어릴 적 우리 동네 중국집 영춘원을 지나면, 늘 짜장을 볶는 냄새가 군침을 돌게 했다.

졸업식, 입학식, 생일날... 어릴 적 특별한 날 배달시켜먹던 짜장면. 빨간색 페인트로 '신속 배달'이 써진 은색 철가방을 들고 배달 청년이 왔다.


국민음식 짜장면. 군침돌게 하는 짜장면.

국민배우 안성기씨가 1980년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에서 말더듬이 중국집 배달부 덕배 역을 맡아 성인 배우로서의 신고식을 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배두나가 짜장면 배달을 시킨 후 기다리는 동안 참혹한 일이 벌어진다. 가장 평범한 음식과 잔혹한 장면의 대조다. 또, 최동훈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선 송강호와 일행이 짜장면을 먹으면서 TV극 '수사반장'을 시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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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불어 좋은 날'에서 안성기(오른쪽)                               '살인의 추억'에서 짜장면 먹으면서 수사반장을 보는 형사 송강호(오른쪽)



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난 모모푸쿠 제국의 데이빗 장은 가장 어릴 적 음식에 대한 기억이 아버지와 함께 짜장면을 먹던 추억이라고 했다. 늘 먹었던 음식과는 다른 색깔, 다른 맛의 짜장면이 그를 요리사로 만드는 단초일지도 모른다.


짜장면이 맞냐, 자장면이 맞냐, 표준어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
서울 중산층이 쓰는 우리 말이 표준어라면, 대다수가 쓰는 짜장면이 맞을 것 같다. 아무래도 짜장면이 더 맛있게 들린다.



인천차이나타운.JPG http://www.ichinatown.or.kr



짜장면은 중국에서 왔다. 중국 이민자들이 한국에서 개발한 음식으로 알려져왔는데, 뉴욕의 중국식당 곳곳에서 자작면(炸醬麵)을 팔고 제법 인기있는 음식이라는 걸 알게 됐다.


자작면은 '볶은 춘장으로 비빈 국수'라는 뜻. 콩을 발표시킨 중국식 된장(fermented soybean paste), 즉 춘장을 까맣게 볶아서 비빈 검은색 국수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면서 몰려온 중국 산동반도 출신 부두 노동자들이 야식으로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인천의 차이나타운에서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서 먹던 레서피에 양파와 돼지고기를 넣은 한국식 짜장면으로 진화했다.  이 한국식 짜장면은 1905년 인천시 북성동의 공화춘이라는 중국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인 이민 노동자들의 야식이 한국인들의 컴포트 푸드가 된 것이다. 현재 북성동 차이나타운 짜장면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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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짜장면은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다.

간짜장(따로 짜장), 삼선짜장(새우, 해삼, 오징어 등 추가), 유니짜장(재료를 잘게 다져 춘장을 기름에 볶음), 유슬짜장(재료를 채썬다), 사천짜장(고추기름 추가), 옛날짜장(감자를 넣고 조리해 묽은 소스), 쟁반짜장(여럿이 함께 먹음), 짜장밥(면 대신 밥) 등으로 다양화했으며, 짜파게티 등 인스턴트 짜장면도 나왔다.


그러면, 오리지널 중국 본토 짜장면의 맛은 어떨까?
맨해튼 차이나타운에서 퀸즈 엘름허스트까지 뉴욕의 중국 식당에서 오리지널 중국식 짜장면의 흔적을 찾아봤다. 



# 난주수타국수 Lam Zhou Handmade Noodle & Dumplings, 로어이스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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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Noodle with Minced Pork Sauce #11


차이나타운에 사는 강익중 작가가 추천해주신 식당. 

중국에서도 복주(Fuzhou) 출신 이민자들이 많은 이스트브로드웨이의 초라한 식당. 난주수타국수&만두집(Lan Zhou Handmade Noodle, 蘭州手工拉麵)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발견했다. 메뉴에 오자가 있지만, #11 Dry Noodle with Minced Pork Sauce. 중국식 짜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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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을 손으로 잡아당겨 만드는 수타국수로 바로바로 만든 짜장면, 담백한 돼지고기와 춘장 양념에 복초이(청경채)가 곁들여진다. 난주우육면으로 유명한 수타 면발이 쫄깃하면서 부드럽다. 짜장면을 비빌 때 겨자식물 짠지(Chinese mustard green pickle)를 넣어 함께 비비면, 새콤해서 곱배기가 먹고 싶어진다. 


중국식당 짜장면 중 우리 입맛에 가장 잘맞으며, 한국식 걸죽한 짜장면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6달러. 144 East Broadway 


*로어이스트사이드 투어 <5> 이스트브로드웨이 맛집: 미션차이니즈푸드, 난주수타국수



#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 Golden Fried Dumplings, 브루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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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선생님의 스펙터클한 멀티미디어 작품이 전시된 메트로텍 센터(MetroTec Center)의 옆의 초라한 중국집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Golden fried Dumpling)은 다행히 성당과 자동차 보험회사 사이에 끼인 덕에 개발 붐에서 생존한 것 같다.


메트로텍의 머틀 애브뉴(Myrtle Ave.) 코너를 돌면, 멕시칸 타코 그릴 치폴레(Chipotle), 화이브 가이즈 버거(FiveGuy's Burger)가 당당히 서있다. 골든 프라이드 덤플링은 풍전등화(風前燈火),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운명같은, 나약해보이는 만두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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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dles with Meat & Bean Sauce #19


짜장면(#19 Noodles with Meat & Bean Sauce, $3.50)은 한국식 중국집 짜장면과는 달리 시큼했으며, 무엇보다도 콩과 쇠고기(?)를 섞어 만든 장이 담백하고, 감칠맛이 있었다. 숙주도 신선하다. 간식용으로 그만. *어떤 날은 짜장면이 매콤하기도 하다. 192 Duffield Street, Brooklyn


*싸고 맛있는 집 <1> '풍전등화' 만두집 Golden Fried Dumplings, 브루클린



# 상하이 화평반점 Shanghai Heping Restaurant,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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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 Chiangmein Noodles with Meat Sauce



차이나타운 강익중 작가가 추천한 상하이 스타일 식당. 인기 식당 조즈 상하이 레스토랑(Joe's Shanghai Restaurant)처럼 수프 덤플링(국물만두)가 인기 메뉴다. 그리고, 중국식 짜장면($6.50, 가격 2014)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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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반점의 짜장면(Cha Chiangmein)은 다진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서 이탈리아 요리 볼로네즈 소스를 얹은 스파게티(Spaghetti Bolognese)를 연상시킨다. 국수도 링귀니처럼 납작하다. 토마토 대신 춘장을 쓴다는 점이 다를까?


숙주나물, 오이채와 파를 얹어 균형을 잡았지만, 싹싹 먹고 나면 약간 느끼하다. 단무지가 그리워진다. 양배추 피클이라도 곁들이면, 좋으련만. 중국집엔 반찬이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104 Mott St.(Bet. Canal & Hester St) 212-925-1118



# 시안 페이머스 푸드 Xi'an Famous Foods, 미드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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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k “Zha Jiang” Hand-Ripped Noodles


2005년 플러싱의 골든쇼핑몰 지하 200평방피트에 자리했던 시안 페이머스 푸드(Xi’an Famous Foods)는 안소니 부르댕의 다민족 음식을 소개하는 케이블 TV 트래블 채널 프로그램 'No Reservations'에 소개되면서 인기 식당으로 부상했다. 맨해튼 차이나타운, 이스트빌리지, 미드타운, 어퍼웨스트사이드와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까지 체인을 오픈했다.


워싱턴대학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아들 제이슨 왕이 아버지 식당업에 뛰어들면서 비상한 홍보전략으로 문전성시 식당으로 만든 것. 제이슨 왕은 올해 포브스지에 의해 ‘음식&와인’ 부문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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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페이머스푸드에서 식사중인 안소니 부르댕


중국의 고도로 진시황제의 병마용이 있는 곳,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사천에 가까운 서안(Xian). 수타 국수 전문집 시안 페이머스 푸드는 중국 사천식과 중동의 맛이 가미된 매운 맛을 자랑한다.


맨해튼 제 1호점 차이나타운의 하코빵만한 시안 페이머스 푸드는 테이크아웃 전문이었고, 중국식당의 사막지대 타임스퀘어 인근 45스트릿에 오픈한 지점은 2개의 키친에서 고객을 맞으며, 안으로 18석의 바가 있다. 모모푸쿠 데이빗 장의 영향일까? 아니면, 중동식 샌드위치일까?  제이슨 왕은 양고기 버거에 샐러드까지 퓨전 메뉴를 추가했다. 맵기는 주문할 때 요청하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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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맵지않게 주문한 Spicy Cumin Lamb Noodles($7.50), Chang-An Spicy Tofu($2.50), Pork "Zha Jian" Noodles($6.50). 2014 가격. 2016. 3. 현재 짜장면(#N9) 가격은 $6.75-$7.75. 


시안 페이머스 푸드의 짜장면은 'Pork “Zha Jiang” Hand-Ripped Noodles($6.50)'로 부른다. 손으로 넓적하게 찢은 '비양 비양(Biang Biang)' 수타 국수에 돼지고깃 국물을 붓고, 오이, 파, 셀러리와 부추를 올렸다.
매운 맛을 시켰더니, 고추 기름을 듬뿍 넣어 위가 타오를 정도였다. 한국식 중국집 짜장면의 구수하고, 달착지근하고, 깊은 맛 대신 매운 맛 때문에 국수와 소스의 맛이 죽은 대신 야채 토핑의 신선한 맛이 풍부하게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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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에 나오는 순두부(Chang-an Spicy Tofu, $2.50)는 실크같은 두부에 고추기름, '비밀 소스(secret sauce'와 실란트로를 넣었다는데, 한국식 순두부의 오묘한 맛이 없었다. '비밀 소스'가 MSG가 아니길... 24 West 45th St.(Bet. 5-6th Ave.)/2675 Broadway(Bet. 101-102nd St.) http://xianfoods.com



# 라오베이팡(老北方) 덤플링하우스 Lao Bei Fang Dumpling House, 엘름허스트/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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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Jian Mien: Meat & Bean Sauce Hand-Drawn Noodles #34



퀸즈 엘름허스트의 아시아 식당 밀집 동네에서도 인기있는 만두 전문집 '노북방'.
한국의 중국집처럼 수타 국수를 만드는 분이 있다. 쫀듯쫀듯한 국수의 면발이 일품인 라오베이팡에선 오리지널 짜장면(차오징멘, 炸醬麵, #34, $4.75)을 맛볼 수 있다. 



오리지널.jpg 수타국수 만드는 남자


차가운 국수 위에 콩과 돼지고기와 양파를 넣고 볶은 춘장 소스를 얹고 파와 오이, 그리고 복초이로 장식해 냈다. 소스가 인색해서 면의 맛을 살았지만, 우리 전통의 짜장면 맛과는 비교가 안된다. 소스 좀 더 주세요~


라오베이팡에선 국물 국수를 주문하는 것이 낫다. 국물이 시원하고, 면발의 맛을 즐길 수 있다. 3년 전 갔을 때 만두집이라 돼지고기부추 냉동만두 1포(50개 $13.50, *2014 현재 가격)에 사왔는데, 만두 속은 맛있었지만, 만두피가 너무 두꺼웠다. 83-05 Broadway, Elmhurst, 718-639-3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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