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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247-350.jpg Cheap & Delicious <4> RUCHI


런치 스페셜, 디너 50% 할인~

치킨 티카 마살라($6.98), 탄두리 그릴($8.96), 게살 카레($8.48*)



WTC 인근 인도식당 루치(RUCHI)


000.jpg 벤튼 박사님



뉴욕엔 유대인이 많다. 이스라엘 다음으로 유대인이 많은 도시 뉴욕. 

뉴욕으로 온 후 가장 존경하는 유대인을 꼽으라면, 자네타 리볼드 벤튼(Janetta Rebold Benton) 박사님이다.


지난해 가을 브루클린브리지 아래 페이스대학에서 자네타 벤튼 박사의 미술 강의를 들은 후 반해서 봄에, 또 올 가을에도 들었다. 4주간 수요일마다 하는 강의를 통해 고야, 프리다 칼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직접 취재한 자료를 곁들이는 벤튼 박사의 강의는 쉽고, 재미나고, 무엇보다도 한 마디, 한 마디가 시같다.


올 가을엔 보티첼리(이탈리아), 고야(스페인), 로댕(프랑스), 그리고 샤갈(러시아)을 주제로 한 특강을 열었다. 점심 시간에 열린 벤튼 박사의 맛있는 강의 후에는 더 배가 고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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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트레이드센터 인근 시더(Cedar St.) 코너에 자리한 루치. 런치 50% 할인과 해피 아워로 월스트릿 직장인과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파이낸셜 디스트릭트(Financial District)에서 맛있고, 싼 집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WTC 인근 의류 할인 백화점 센추리 21에 종종 갈 때도 먹거리가 고민이었다. 예전엔 존스 스트릿에 한식당 '세자매'가 있었지만, 인스펙션에 걸려 문을 닫은 지 몇년 됐다. 풀턴스트릿의 옷장만한 가게에서 팔라펠로 유명해진 후 메이든 레인으로 5배 이상 확장해간 알파누스도 최근 셔터를 내렸다. 인스펙션 문제라고.


울워스 빌딩에서 일하는 친구가 점심을 50% 할인하는 인도 식당을 발견했는데, 맛있다고 했다. 이름은 루치(RUCHI). 그래서 고야 강의를 들은 날 점심을 먹으러 갔다.



photo 1 (2)3.jpg 인도계 고객들이 인정한 식당?



맨해튼의 인도 식당은 이스트빌리지 6스트릿의 '리틀 인디아', 렉싱턴 애브뉴 25-28스트릿의 '카레힐(Curry Hill)에 몰려 있다.


미드타운의 조금 우아한 인도 식당들은 점심 고객을 잡기 위해 런치 뷔페를 10달러 미만에 제공한다. 퀸즈 브리지 인근의 촐라(Chola)는 신문사에서 취재 다닐 때, 모티 마할 딜럭스(Moti Mahal Delux)는 주말 런치 뷔페로 즐겨찾던 인도 레스토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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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마할딜럭스의 주말 런치 뷔페. 14불 내외에 푸짐한 상차림.




# 고야 특강 후 런치: 게살 카레와 탄두리 그릴                                                                     



스페인 화가 고야는 미술학교에응시했다가 세번이나 낙방했다. 그리고, 미술을 공부하기위해 로마로 갔다. 결혼 후 8명의 자식을 두었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은 아이는 단 한명이었다. 고야의 그림에 아이들과 강아지들이 부드럽고, 달콤하게 보이지만, 화가 자신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고야 특강이 있던 날 오후 첼시에서 스페인 푸드&와인 행사가 있었다. 와인 테이스팅의 음식이란 인색할 경우도 많다. 그래서 배가 든든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친구와 루치로 갔다.


아이리쉬 바 코너에 자리한 루치는 아담한 크기의 식당이다. WTC 메모리얼 뮤지엄을 구경하려는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런치 스페셜 50% 할인, 오전 11시-오후 3시 30분사인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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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는 예쁜 천장 조명이 눈길을 끌었다. 

깨알같은 메뉴에 북부 인도/남부 인도로 나뉘어졌지만, 어떻게 구별하란 말인가? 식당 내에서 북부 인도 요리 메뉴는 50% 할인 된다는 것. 그러나, 웨이트레스가 거의 전부라고 했다. 테이크아웃만 제외하고.


양고기 카레를 시키려다가, 색다른 걸 시도해보고 싶었다. 인도 식당에서 생선을 시키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카레와 양념으로 버무려서 싱싱한 생선을 쓰지 않는다고. 과연 그럴까?


위험을 무릎쓰고 눈길을 끄는 메뉴 게살 카레(Crab Curry)를 주문했다. 게살에 후추, 겨자, 고추와 코코넛을 넣고 조리한 카레.  밥은 따로 시켜야 한다. 사프론 라이스, $2.95*)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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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랩 커리(디너 $15.95, 런치 $8.48*)는 놀라울 정도로 통통한 게살에 풍부했다. 크랩 케이크를 3개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양이었다. 코코넛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카레가 잘 어우러졌다.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서 8불 내외에 이 정도의 고급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웨스트빌리지 말레이시아 식당 패티 크랩(Fatty Crab)의 칠리 크랩($54)보다 훨씬 좋은 가격에 게살도 풍부했다. 패티 크랩을 그리워할 필요가 없어졌다. 점심 때 루치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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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 탄두리 그릴(Ruchi Tnadoori Grill, 디너 $17.95, 런치 $9.48). 닭, 양고기에 새우까지 탄두리 모듬 구이. 닭을 싫어하는 나도 부드럽고, 촉촉한 맛에 반했다. 새우도 싱싱하고, 고소했다. 사프론이 결석한듯 라이스는 노란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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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탄두리 치킨과 나의 게살 카레를 한 접시에 올리니 육류와 생선류의 조화 'Surf & Turf'.


*2012 NYCB 뉴욕 베스트 음식 5: 칠리 크랩, 펌킨 리조토...



# 로댕 특강 후 치킨 티카 마살라 & 베지터블 케밥                                                             



까미유 클로델은 로댕과 열정적인 연애를 했지만, 로댕이 부인(?) 로즈를 떠나지 않을 것을 알고 떠나가 버렸다. 그리고, 정신병원에서 30여년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로댕은 77세에 로즈와 정식 결혼식을 올렸지만, 로즈는 2주일 후 사망했고, 로댕도 같은 해 11월 눈을 감게 된다.


벤튼 박사의 로댕 특강을 들은 후 루치로 갔다. 식당 소개할 때는 한번 먹은 걸로 쓰기가 어렵다. 다른 메뉴도 시도해보고, 요리사가 자리를 비운 날 키친 스탭이 그 수준의 음식을 해내는 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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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3 (2)5.jpg 루치엔 관광객들이 제법 많다.



런치 스페셜로 인기를 얻은 루치는 점심 때 붐빈다. 그래서 2시 전후에 가는 것이 테이블 잡기 좋다. 나 홀로 런치 스페셜을 시킬 때는 조금 미안해져서 추가로 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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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 케밥(Vegetable Kabab, 디너 $6.95, 런치 $3.48) 애피타이저로 고른 것이 꼬치에 끼워 나온다는 야채구이였는데, 꼬치 없이 나왔다. 모양새가 별로 입맛 당기지 않았지만, 소화는 잘 되리. 새콤한 민트&실란트로(그린) 소스와 달콤한 타마린드(브라운) 소스를 번갈아 찍어서 한개만 먹었다. 특별한 맛이 없어서 추천하고 싶지 않은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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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티카 마살라(Chicken Tikka Masala, 디너 $13.95, 런치 $6.98)과 사프론 라이스(디너 $2.95, 런치 $1.48)

맵게 나오는 닭은 그래도 잘 먹는 편이기에 탄두리 구이 치킨을 매운 소스에 조리한 치킨 티카 마살라는 무난했다. 부드럽고, 고소했다. 하지만, 1-2불 차이라면, 게살 카레야말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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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티카 마살라는 요거트와 매운 양념(마살라)로 버무려 조리해서 오렌지색을 낸다.



photo 4 (2)6.jpg 2가지 요리에 13불. 팁을 3불 주고 나왔다.



# 샤갈 특강 후 게살 카레(Crab Curry)                                                                                 



샤갈 특강에서 특히 벤튼 박사는 에너지가 넘쳤다. 같은 유대계라서 뿐만이 아니다. 샤갈과 같은 날(7월 6일) 태어났고, 또 프리다 칼로도 생일이 같다고 했다. 장장 97년을 산 마크 샤갈은 미술학생 시절 선생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이유는? 열심히 강의를 들은 후 제 멋대로 그렸기 때문이라고.


샤갈은 야수파, 입체파, 초현실주의 그 어느 것에 속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했다. 그리고, '인생의 여인' 벨라와 결혼 후 행복하게 살다가 재혼을 하지만, 역시 벨라를 잊지 못했다. 피카소는 마티스 사망 후 칼라에 대해 아는 화가는 샤갈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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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랩 커리(디너 $15.95, 런치 $8.48*)옆 자리에 독일인지 덴마크인지 유럽에서 온 관광객 부부가 앉아 있었다. 그들의 이름 모를 메뉴를 보니, 모험보다는 처음에 반했던 게살 카레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크랩 카레와 사프론이 결석한 사프론 라이스를 시켰다. 역시 게살이 듬뿍 들어갔고, 카레도 향미가 넘쳤다. 비싼 패티 크랩의 칠리 크랩은 이제 그만. 손으로 먹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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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수요일에 보았던 고객을 또 보았다. 단골인듯 했다. 2시경이라 식당이 비교적 한산했다. 런치 스페셜은 오후 3시 30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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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크랩 커리는 $7.98에서 50센트 추가됐고, 사프론 라이스는 50% 할인($1.48)이 적용되지 않았다. 크랩 커리 가격을 올렸을지도 모르지만, 테이크아웃 메뉴에는 $15.95였다. 제대로 계산했으면, 2달러가 마이너스된 10달러 내외여야 한다. 빌을 상세히 보시기를... 의도적이던 아니던 이런 오류는 뉴욕에서 너무나 자주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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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CHI

120 Cedar St. 212-227-8454

http://www.ruchiindiancuisine.com




000.jpg *싸고 맛있는 집 <1> '풍전등화' 만두집 Golden Fried Dumpling

*싸고 맛있는 집 <2> 마모운스 팔라펠 Mamoun's Falafel

*싸고 맛있는 집 <3> 타퀘리아 테후칭고 Tehuitzingo

 *Top 10 NYC 동남아 식당 베스트 10 

 *밤이 내리면, 왕가위 영화같은 전망좋은 테이블: 브릭 레인 커리 하우스(미드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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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ungKyung Park 2014.10.26 07:05
    인도 음식 좋아하는데 한 번 가보고 싶네요. 밴튼 박사님의 내년 봄 강의 내용은 어디서 미리 알 수 있을까요? Sukie 님께서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sukie 2014.10.26 09:49

    내년 2월 벤튼 박사님 강의는 걸작 건축(이태리/프랑스/영국/현대)이 주제랍니다.^^

    스케줄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schimmel.pace.edu/calendar
    루치(Ruchi)는 런치 스페셜, 주말 런치 뷔페는 모티 마할 딜럭스(http://www.motimahaldelux.us/#!lunch-/-brunch)를 추천해드려요.
    퀸즈에서는 인도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잭슨하이츠의 잭슨 다이너(Jackson Diner, http://www.jacksondiner.com/)가 잘하던데요, 추수감사절엔 탄두리 터키를 하더라구요. 안가본지 오래 되었는데, 가격이 꽤 올랐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