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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Reviews
2014.10.15 11:28

싸고 맛있는 집 <3> 테후칭고의 밤과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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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IMG_0892.jpg   Cheap & Delicous <3> Tehuitzingo 



멕시칸 타퀘리아 테후칭고의 밤과 낮, 그리고 극장 전

타코($3), 타말레($2.50), 토스타다($3) & 퀘사디야($3.50)


*9애브뉴 점은 폐업했습니다. 테후칭고 멕시칸 델리

Tehuitzingo Mexican Deli: 695 10th Ave.(be. 47 & 48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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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후칭고 타퀘리아의 스파이시 포크 토스타다($3.50, 왼쪽)와 치킨(pollo) 타코($3), 그리고 타마린드맛의 멕시칸 소다.



왜 뉴욕에는 멕시코 맛집을 찾기가 그토록 어려울까?

멕시코 음식을 먹으려면, 캘리포니아나 애리조나로 가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오래 전 뉴욕타임스에서도 "뉴욕에서 진짜 맛있는 멕시코 음식은 식당 부엌 안에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는데, 멕시코 출신 식당 종업원들이 먹는 음식이야말로 정통 멕시칸 요리라는 의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LA의 타코맛은 신선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었다. 몇년 전부터는 전국에 퍼진 오가닉 부리토와 타코 체인 '치폴레(Chipotle Mexican Grill)' 덕에 안심하고 드나들며, 밥이 깔린 부리토 보울(Burrito Bowl)을 즐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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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빌리지의 타코 박스(Taco Box, 358 Bowery St.)와 치킨 타코. 지나가다 잠깐 허기를 떼우기 좋다.



우리 입맛에 잘 맛는 멕시코 음식이지만, 한식의 맛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다소 밍밍한 요리였을지도 모른다. 


한식 BBQ맛을 가미해 미 전역에 '고기 타코' 바람을 불러 일으킨 요리사 LA의 로이 최(Roy Choi)와 김치의 맛을 추가한 뉴욕의 필립 리(Phillip Lee)가 타코를 싸고, 더 맛있고, 이국적인 퓨전 멕시칸 요리로 업그레이드했다. 데이빗 장이 일본 라멘과 중국식 돼지고기 샌드위치(포크 번)으로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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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타코 트럭의 타코 트리오. 치킨, 매운돼지, 갈비 타코(왼쪽부터).  *김치 타코 트럭을 찾아라



퀸즈의 신문사에 다닐 때 멕시코 식당을 탐험해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지만, 쉽지는 않았다. 

나른한 한여름엔 우드사이드의 드 몰(De Mole, 4502 48th Ave. 전 칩스 멕시칸 그릴)에서 점심 때 타코, 엔칠라다, 퀘사디야로 푸짐하고, 만족스러운 점심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식전에 나오는 바삭한 칩과 살사(무료)는 스트레스 해소에 특효였다.



mole.jpg 그동안 이름을 칩스에서 드 몰로 바꾸었다.



그러면, 맨해튼엔?

친구와 10여년 전쯤 10애브뉴(47스트릿)의 멕시코 델리 안에 '숨어있는' 타코 식당에 갔다. 아마도 뉴욕매거진에서 '죽음의 타코(killer taco)'라고 소개했던지라 호기심이 동해서 였을 것이다.


가는 길도 멀지만, 주변도 황량해서 영 입맛이 떨어지는 동네, 헬스 키친의 10th 애브뉴다.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테후칭고 델리 & 그로서리(Tehuitzingo Deli & Grocery, 695 10th 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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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내부 사진은 호평으로 도배한 바의 벽. 그동안 더 유명해진듯. Photo: Yelp



조그만 델리 깊숙히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음침한 조명이 있는 의자들과 핫소스(레드&그린)이 놓여있고, 구석에 키친이 보인다. '비밀로 하는 음식점'이라고 하기에도 참으로 초라한 식당이었다. 


타코가 2개에 $2-$2.50, 비싼 부리토도 $5 미만이었던 것같다. 그런데, 그 옷장만한 키친에서 자그마한 체구의 두 멕시칸 여인들이 조리하는 이 비밀 식당의 메뉴가 제법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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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시 포크 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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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에 피어나는 곰팡이(버섯, corn mushroom) 퀘사디야.



소머리(beef head), 소혀(beef tongue) 소뱃살(beef belly)를 비롯 돼지 귀(pork ear), 돼지 양(pork tripe) 등 타코 메뉴만 무려 17가지에 달했다.(돼지 껍데기 타코도 있다고. 마포 최대포집의 돼지 껍데기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게다가 호박꽃(pumpkin)과 옥수수 버섯(corn mushroom) 퀘사디야도 있다. 


뉴욕타임스와 뉴욕매거진이 보증한 타코는 그후로 몇 차례 모험심을 갖고 10애브뉴까지 원정갈만한 가치와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10여년 후 뉴욕의 이름난, 혹은 이름 없는 식당들의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테후칭고 델리는 살아남았다. 42스트릿@9애브뉴의 포트오소리티 뒤에 자그마한 2호점을 열었다.



# 타퀘리아 테후칭코의 밤                               



지난 9월의 어느 날 오프브로드웨이 극장들이 몰려있는 웨스트 42스트릿으로 갔다.

친구와 플레이라이트 호라이즌(Playwright Horizon)이라는 복합 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나의 아침도 온다(My Mañana Comes)'을 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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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añana Comes, Photo: Matthew Murphy



이 연극은 뉴욕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4명의 버스보이(식당 테이블을 치우는 스탭)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무대는 키친이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웨이트레스 경험이 있는 작가 엘리자베스 어윈이 썼고, 한인 작가 줄리아 조의 '듀랑고'를 친숙한 싱가포르 출신 차이 유(Chay Yew)가 맡았다. 


부산한 키친을 배경으로 버스보이들이 팁, 근무 교대시간, 그리고 임금 체불로 인해 겪게 되는 이야기를 스피디하게 그렸다. 그런데, 불법체류와 이민국의 이야기로 결말을 내리는 것이 조금 잔인했다.


버스보이 중 2명이 푸에르토리칸이었지만, 그날 짧은 연극을 본 후 허기진 배는 멕시칸 음식이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극장에서 한 블럭쯤 떨어진 9애브뉴의 새 멕시칸 타퀘리아 테후칭코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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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시 포크 타코, 소프트($3)와 감자 & 할라페뇨 타코($3). 매콤한 돼지고기는 제육볶음을, 감자 타코는 매운 감자조림을 연상시켰다. 한식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브롱스 아서애브뉴의 089 피자리아에서 맛본 감자피자는 감미로왔다. 라임과 핫소스를 치면, 멕시칸의 향그럽고, 매운 맛이 더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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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사디야 옥수수 버섯($3.50) 2개. 옥수수에 자라는 곰팡이. 버섯은 알고보면, 모두 곰팡이(fun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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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아닌 것이 야채도 아닌 것이 오묘한 깊은 맛을 준다. Quesadillas de Flor de Calabaza@Taqueria Tehuitzingo



타퀘리아 테후칭고의 낮                          



10월 초 따사로왔던 어느 날 오후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프리뷰에서 100여컷이 넘는 촬영을 한 후 허기가 졌다.

날이 하도 좋아 걷다 보니 테후칭고(Taqueria Tehuitzingo) 생각이 났다. 싸고, 맛도 좋고, 더 시도해봐야할 멕시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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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의 아드님(사진 속)에 따르면, 테후칭코는 멕시코 출신 아버지의 고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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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칸 소다 자(하)리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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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타코($3). 이날은 닭고기가 너무 드라이했다. 촉촉하고, 양념도 배이고, 구운 맛이 살아야 하는데. 소프트 토르티야를 2개 주니 타코를 2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진짜 매운 핫! 핫소스 대신 마일드 핫소스(녹색)는 치나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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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시 포크 토스타다($3.50). 햄버거, 샌드위치, 타코처럼 입을 크게 벌려 먹는 대신 포크로 폼 잡고 먹을 수 있는 토스타다. 토르티야 그릇에 나오면, 먹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는데, 하드 토르티야 접시라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매콤한 돼지고기와 빨간콩, 상치가 균형있는 식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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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남으면, 토스타다를 접어서 먹기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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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치즈& 할라피뇨 타말레(Tamale, $2.50).

멕시코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인 타말레는 옥수수 가루 반죽에 고기, 치즈, 할라페뇨, 야채 등을 섞어 옥수수 껍질에 싸서 찐  것. 만두와 유사하면서도 주먹밥처럼 갖고 다니면서 먹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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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야인들이 먹기 시작했다는 타말레의 맛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배가 금방 불러지는 음식이다. 멕시코인들은 애피타이저로 먹는다지만, 다음엔 초콜릿 타말레를 시도해봐야할듯. 



극장 전 간식 Pre-Theater Snack                                                                                           



일요일 저녁 브로드웨이는 한산하다. 공연이 없기 때문이다.

10월 19일 일요일은 달랐다. 웨스트사이드시어터에서 에밀리 디킨슨의 삶을 그린 1인극 '엠허스트의 미녀(The Bell of Amherst)'의 오프닝 나잇이었다. 


오랫동안 '버자이나 모놀로그(Vagina Monologues)'를 공연했던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또 하나의 '페미니스트'연극을 올린 것.


오후 6시 공연이었는데, 출출해서 극장 전(Pre-Theater) 간단한 먹거리를 찾아 근처의 테후칭고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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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타코 대신 치킨과 라이스 타코($3)와 호박꽃 퀘사디야($3.50)를 시켰다. 근사하게 나이프와 포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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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스퀘어 그린마켓에 호박꽃(Squash Blossom)이 사라진 지 한달이 넘은 것 같은데, 테후칭고에는 있었다. 멕시코에서 밀수입이라도 해오는 것일까? 냉동한 것일까? 양념이 잘 배여서 장 조지급의 고급 요리처럼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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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드라이해서 치킨 저키같았던 치킨 타코가 이번에는 무척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그러나, 밥은 말라서 좀 딱딱했다. 핫소스를 쳐서 먹으니, 춘천 닭갈비처럼 매콤해서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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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웨스트사이드 시어터 299석의 2층 극장에서 리바이벌 연극 '엠허스트의 미녀'가 공식 개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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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 리처드슨은 엄마가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아버지는 감독 토니 리처드슨, 할아버지는 배우 마이클 레드그레이브, 언니는 고 나스타샤 리처드슨 형부는 리암 니슨...  영국식 액센트로 미국 은둔 시인의 1인극은 어쩐지 수다스러운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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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투데이쇼' 임시 호스트로 싸이와 말춤을 추었던 데이빗 그레고리가 나타난 이유는? 아버지 돈 그레고리가 오리지널 '엠허스트의 미녀'의 프로듀서이며, 리바이벌의 제작자이기 때문. 키가 상당히 컸다. 올 여름 NBC-TV 주말 모닝 토크쇼 'Meet the Press'에서 해고당하면서 NBC에 대해 아무 말 하지 않는 조건으로 400만 달러를 받아 화제가 됐다. 



Taqueria Tehuitzingo

578 9th Ave.(bet. 42-41st St.)

http://www.tehuitzingo.net




000.jpg*싸고 맛있는 집 <1> '풍전등화' 만두집 Golden Fried Dumpling

*싸고 맛있는 집 <2> 마모운스 팔라펠 Mamoun's Falaf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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