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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ing for A Good Chili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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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먹는 사람이 좋다. 먹는 걸 밝히는 사람들이 더 매력있다. 

짐 레프(식도락가들의 음식 이야기 웹사이트 chowhound.com. 창립자, 그러나 사이트를 팔았음), 루스 레이첼(전 뉴욕타임스 식당 비평가, 전 고메 잡지 편집장, 가발 쓰고 식당 비평하러 다녔으며, 초당골과 한가위를 찬미했다.), 그리고 로버트 시에트세마(전 빌리지보이스 식당 비평가)… 만난 적은 없어도 그들의 먹성과 맛있는 글을 좋아했다.


이중 로버트 시에트세마(Robert Sietsema)는 빌리지보이스를 떠난 후 더욱 활활 날고 있다. 사실은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좌익, 전위 무료 문화주간지가 저명한 영화 비평가 짐 호버만(한국에서도 추앙받는), 칼럼니스트 마이클 무스토(어머니에게 마돈나를 만났다고 했더니, “마돈나가 돈을 주더냐?”라고 했다는), 그리고 로버트 시에트세마가 줄줄이 무혈의 숙청작업을 했다.(그 한참 전엔 한인 2세 영화 비평가 에드 박이 정리해고된 후 그 쓰라린 체험에서 영감을 받아 데뷔 소설 ‘Personal Days’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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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필립스버그 델리 '토비스 컵' 야외 테이블에서 뉴저지 핫도그 기사가 난 뉴욕타임스와 칠리도그.


이중 10년간 빌리지보이스의 푸드 보이스였던 시에트세마는 싼 식당과 다민족 식당 전문가다. 브루클린, 브롱스, 스태튼아일랜드, 뉴저지까지 먹거리를 찾아간다. 그게 그의 장기다. 시에트세마는 해고된 후 더 잘 나가고 있다.


직장을 잃은 시에트세마를 eater.com에서 ‘웰컴’했고, 뉴욕타임스도 지면을 팍팍 할애하고 있다. 누구도 시에트세마의 기동력과 다민족성 입맛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짐 레프 외에는. 시에트세마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스태튼 아일랜드 피자리아를 대서특필했고, 그 전에는 뉴저지의 핫도그집들을 왕창 소개했다. 12시간 동안, 270마일을 싸돌아 다니며 12개 핫도그집을 순방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history’라고 배웠다. NYT가 진짜라고 말하면 믿어야할 것이다. 그렇다고, 입맛도 진실로 믿어야 할까? 

입맛이야말로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지 않던가?


IMG_4862.jpg 필립스버그의 지미즈 도기 스탠드 앞


최근 펜실베니아주 아팔래치안 산맥의 깊은 곳, 깜짝 생일파티에 초대되어 친구와 주말 여행을 떠나게 됐다. 우리는 렌탈 카 안에 로버트시에트세마의 뉴저지 핫도그 특집기사를 펼치고 파티로 가는 길 둘러 보기로 했다. 핫도그 찾아 삼만리…. 


펜실베니아 고속도로 I-78를 타고 가면서 미국의 대표 음식, 야구장의 먹거리 핫도그에 대해 생각해봤다. 핫도그는 소시지와 빵, 그리고 토핑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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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칠리 도그 찾아 삼만리...


무슨 고기의 소시지를 쓸 것인가? 소시지를 삶을 것인가, 구울 것인가, 튀길 것인가? 빵도 스팀인가, 그릴인가, 그냥 쓸까? 토핑은 양파, 사워크라우트(양배추초절임), 머스터드 기본에 토마토, 칠리, 고추, 베이컨, 양파튀김까지 무엇이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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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크섁의 상큼, 매콤한 시카고 스타일 핫도그, 셰이카고 도그.


시에트세마에 따르면, 뉴욕 핫도그와 뉴저지 핫도그 문화가 다르다고 한다. 뉴요커들은 날씬한 쇠고기 소시지를 철판에 구워서 양파나 사워크라우트를 올린 것을 좋아하는 반면, 뉴저지 사람들은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믹스한 소시지에 껍질을 입힌 두터운 소시지를 선호한다는 것.


우리는 오리지널 도그가 아닌 칠리 도그를 집중 맛보기로 했다. 콩과 쇠고기를 갈아 토마토와 칠리가루로 맵게 양념한 칠리 도그를 누가누가 잘 하나?



chili_dog.jpg 최고의 칠리 도그를 찾아서...



토비즈 컵 Tobey's Cup, 필립스버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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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즈 컵(Toby’s Cup, Phillipsburg, NJ) 칠리 도그 ★★


델라웨어강 인근 필립스버그의 외곽 도로변에 자리한 ‘토비스 컵’은 만화책에나 나올법한 미니 하우스, 판잣집이다. 하늘색 페인트칠을 하지 않았다면, 버려진 창고쯤으로 보였음직하다. 이 집은 사실 버거와 밀크셰이크도 파는 자그마한 델리로 5명이 들어가면, 꽉 찬다. 주인장은 홀로코스트에서 감옥의 간수처럼 무뚝뚝하다. 


핫도그($1.10), 칠리($0.60), 사워크라우트($0.80). 착한 가격들이다. 난 칠리도그를, 친구는 칠리도그에 토마토 토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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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 우린 그렇게 안만들어요!

친구: 토마토 한 조각만 올려주세요.

주인장: 당신은 시카고에서 왔수?(양파, 고추, 사워크라우트, 렐리시까지 얹는 시카고 스타일 핫도그를 경멸하는듯한 말투다.)

친구: 시카고에서 공부했어요.


(주인장은 째려본다. 부인인듯한 여인이 그의 뒤에서 무안한 표정을 짓는다. 키친에서도 무언가 왕왕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 주인장 아저씨는 맨해튼의 악명높은 수프 나찌(Soup Nazi) 아저씨를 연상시킨다. 코미디 ‘사인펠드’에 나온 55스트릿 수프맨(Soup Man)의 아저씨만큼이나 불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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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필립스버그 외곽의 토비스 컵에선 소시지를 튀겨 빵 사이에 끼운다.

게쉬타포 같은 주인장 아저씨가 주는 칠리 도그 두 개를 받아서 밖의 파라솔 의자에 앉았다. 펴보니 토마토가 올라가 있다. 토비스 컵은 소시지를 튀겨서 빵에 끼운다. 이 드라이하고, 차갑다. 빨리 게슈타포 주인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857 Memorial Parkway, Phillipsburg 908-859-1925


지미즈 도기 스탠드 Jimmy's Doggie Stand, 필립스버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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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즈 도기 스탠드(Jimmy’s Doggie Stand, Phillipsburg, NJ)칠리 도그 ★★☆


델라웨어 강가에 자리한 지미스 도기 스탠드는 패스트푸드 식당의 분위기다. 티셔츠 등 기념품도 판매하며, 테이블도 갖추고 있다. 이곳의 웨이트레스들은 다소 뚱뚱했지만, 그만큼 더 친절했다.


민짜 핫도그($1.17), 겨자, 양파, 피클 토핑($1.67), 칠리 도그($1.67), 사워크라우트($1.47) 이런 숫자의 가격을 보니 먼 나라에 온듯한 망상에 사로 잡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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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즈 도기 스탠드는 펜주의 소시지 회사 버크스(Berks)의 비프&포크 프랭크를 쓴다. 칠리도그를 주문하면서 ‘홈메이드 레드 오니온 소스(spicy red sauce)’를 추가했다. 칠리는 고기를 간 것이 아니라 가루로 빤 것처럼 육질과 맛이 약하지만, 매운 소스 덕에 매콤한 맛이 보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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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리도그(앞)과 핫도그에 사워크라우트 토핑(위). 뉴저지는 핫도그 빵이 문제다.

그러나, 토비즈 컵과 마찬가지로 빵이 드라이하고, 부실하다. 다니엘 불루의 DBGB 핫도그 빵에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싼 만큼 빵 맛이 기대에 못미친다.  7 Union Square, Phillipsburg, NJ. 908-859-1000



IMG_4867.JPG 델라웨어 브리지


델라웨어 강 위의 철교만 건너면 펜실베니아 이스턴(Easton)이다. 신문사 다닐 적 배우 다니엘 대 김 인터뷰가 나간 후 그의 의사 아버님이 E-메일로 연락해오셨다. 이스턴에 사신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님처럼 아들도 의사가 되기를 바라셨을 텐데, 스타가 됐다.


다리를 걸으며 사진을 찍다 보니 뉴욕에서 이사왔다는 중년 남성이 말을 걸어왔다. 이스턴에 요사이 뉴요커들이 이주하고 있다며, 일본, 타이, 스페인 식당에 파머스 마켓과 디자인용품 숍을 꼭 들러보라고 했다. 다운타운에선 파머스 마켓이 열리는데 재즈 뮤지션들이 연주하고 있다. 유니온스퀘어 그린마켓보다 규모는 작아도 고메 벤더와 독특한 디자인의 벤더들이 상당수였고, 보헤미안 타운의 분위기가 넘쳐 흘렀다.  http://eastonfarmersmarket.com



IMG_4875.JPG 이스턴 파머스마켓


머칸타일(Mecantile) 벤더에서 해체 아트 목도리(Deconstructed Art Scarf, $28->인터넷으로는 $38)에 홀딱 반해서 갑자기 보헤미안이 되고 싶어졌다. 브루클린 파크슬로프에서 이사했다는 켄과 론이 만드는 스카프, 백, 지갑 등 액세서리가 유니크하다. 다리 위에서 만난 아저씨가 소개한 숍이 머칸타일이었으니, 가는 길에 들러봐야만 했다.


IMG_4877.JPG 잭슨폴락 백(?)


켄과 론의 스튜디오 겸 부티크는 널찍했다. 잭슨 폴락의 추상화에서 영감을 받은듯한 토트백, 다람쥐와 너구리 조각, 해체 아트 목도리… 이런 아티스트들을 이스턴에 빼앗긴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모두 실업 문제로 경제난에 빠져든 유럽에서 젊은이들이 뉴욕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힙스터들이 뉴욕을 탈출하고 있는 현상이다. 켄과 론은 내가 반한 브랜드 그래프&랜츠(https://www.graf-lantz.com/)의 디자이너 커플을 연상시킨다. 아름다운 커플에 반해 목도리, 와인백, 지갑 등을 나왔다. 140 Northampton Street, Suite D Easton, PA. 610-258.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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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의 아팔래치안 산맥은 병풍이 되어...

코니 아일랜드 Coney Island, 팟츠빌, 펜실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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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아일랜드, 팟츠빌(Coney Island, Pottsville, PA)칠리 도그 ★★★☆


토비스 컵과 지미즈 도기 스탠드보다 우세한 칠리 도그는 펜실베니아주 팟츠빌의 코니 아일랜드일 것이다. 그 보다 우위는 더 매콤한 뉴욕의 카츠 델리(Katz Deli)가 아닐까? 최고는 LA 할리우드 인근의 핑크스(Pinks)에서 전설적인 영화인 오손 웰스가 즐겼다는 칠리 도그가 최고였다. http://www.pinkshollywood.com


20여년 전 한국에서 코니 아일랜드는 핫도그가 아닌 아이스크림숍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코니 아일랜드는 뉴욕 브루클린에 있고, 그곳에서 유명한 핫도그는 독립기념일 먹기 대회가 열리는 네이탄즈 핫도그(Nathan’s Hot Do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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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아메리칸 코니아일랜드의 칠리도그. 소시지, 칠리 위에 양파와 머스타드가 필수다. 

지난해 9월 디트로이트에 갔더니 아메리칸 코니아일랜드 핫도그집이 있었다. 그러면, 코니아일랜드 스타일의 핫도그가 무엇일까? 

비프와 포크를 섞은 가는 소시지에 강낭콩을 쓰지 않고, 순전히 간 쇠고기로 만든 칠리와 양파, 겨자를 두줄 바른 것이 코니아일랜드 스타일의 핫도그라고 한다. 반면, 칠리 도그는 두터운 핫도그에 칠리를 얹고, 치즈, 양파, 겨자를 올린다고. 


IMG_4928.JPG 칠리도그


팟츠빌 코니아일랜드엔 칠리도그가 메뉴에 따로 없다. 민짜(플레인) 도그($1.70)에 토핑으로 칠리($0.55), 베이컨 슬라이스($1.50), 치즈($0.33)을 선택할 수 있다. 코니아일랜드의 칠리는 육즙과 칠리 스파이스가 조화된 맛이 담백하고, 빵도 부드럽다. 뉴저지 칠리 독보다 우세했다. 2290 West Market St. Pottsville, PA, 570-622-7722.



*로버트 시에트세마의 뉴저지 핫도그(NYT, 2013. 9.24) 



000.jpg*뉴욕 베스트 핫도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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