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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슬링 '황금 트리오'를 만나다

켈러, J.J. 프룸, 슐로스 리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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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국가 대표 와인 리슬링은 샤도네이에 비해 향그럽고, 가벼우며, 풍미가 그윽하다. SP


대부분의 와인 애호가들은 ‘화이트 와인’을 우습게 본다. 

하지만, 와인을 알게 되면서 부드럽고 우아하며 여운이 긴 보르도(Bordeaux)나 가녀리면서도 뒤에서 툭쏘는 피노 느와(Pinot Noir) 만큼이나 좋아하게 된 것이 독일의 화이트와인 리슬링(Riesling)이다.

한 여름의 나른한 오후 센트럴파크에 타월을 피고, 프라이치킨과 함께 리슬링을 마신 후 낮잠의 황홀경에 빠지면, 온 세상이 내 것 같다. 코를 간지르는 꽃향기에 상큼한 포도의 여운과 함께 혀를 적신 후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리슬링의 매력을 무엇과 비교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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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즐링은 당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튀긴 음식과 잘 어울린다. 또한 햄, 소시지, 브리 치즈와 궁합이 잘 맞는다. 사진은 스푼브레드의  치킨, 새우튀김과 핑거레이크의 허만 J. 와이너 리슬링. SP

젊고, 상큼하고, 달착지근한 리슬링은 고상한 보르도나, 무뚝뚝한 피노 누아와 달리 상냥하다. 보르도(최고 14%)보다 낮은 알코올 도수(6-11%)로 야곰야곰 서서히 취해가도록 만드는 야한 와인이기도 하다. 철학자와 작곡가들을 대거 배출한 무뚝뚝한 독일의 대표 와인이 리슬링이라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단풍이 예쁘게 든 라인강과 모젤강을 따라 크루즈를 하면서 리슬링 와이너리(독일어로는 바인구트 Weingut)를 순례하는 것이 꿈이었건만, 한겨울에 리즐링 황금 트리오가 뉴욕을 방문했다.  

2013 NYC 리슬링 순례(Riesling Crawl): 업타운 & 다운타운  


발렌타인데이 주말 뉴욕 곳곳에선 이탈리안, 독일 와인 시음회가 열렸다. 15일 메트로폴리탄 파빌리온에선 이탈리아의 명품 와인 시음회 ‘트레 비키에리(Tre Bichieri)’가 펼쳐졌고, 다음 날엔 다니엘 불루의 레스토랑에서 독일 와인 리슬링 특강과 시음회가 업타운, 다운타운의 와인숍 4곳에서 진행됐다. 

리슬링 순례(Riesling Crawl)은 어퍼웨스트사이드 72스트릿의 애커 메롤&콘딧에서 조조 프룸으로 시작, 이스트 57스트릿 크러쉬의 슐로스 리저, 파크애브뉴 무어브라더스의 켈러까지 3차로 진행됐다. 리슬링 순례의 종점인 체임버스트릿 와인까지는 못가서 아쉽다. 


▶바인구트 J.J. 프룸(Weingut Joh Jos. Prum) & 와인 메이커 카타리나 프룸

@애커 메롤&콘딧(Acker Merrall & Condit, 160 West 72nd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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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즐겨 마시게 된 조조 프룸 패밀리, 2011년산 조조 프룸과 1991년산이 시음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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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명가 프룸의 따님 카타리나 프룸은 한 시음자가 모두 맛이 유사하다고 하니 "우린 레이블만 따로 붙여요"하며
농담으로 응수했다. 1991년 빈티지는 맛을 보더니, "상태가 좋지 않다"고 솔직히 말했다.

조조 프룸은 ‘내 인생의 리슬링’이다. 가격대가 켈러처럼 비싸지 않고, 공원 피크닉에 안성맞춤이다.
독일 모젤 지방에 자리한 와이너리. 프룸 일가는 1156년부터 벨렌에 살아왔지만, 1911년 와인생산에 뛰어들었다. 1969년 아버지세바스찬이 사망하자 아들 닥터 만프레드 프룸이 운영을 맡았다. 카타리나는 만프레드의 딸이다. 
조조 프룸은 웹사이트조차 없다. 그러나, 좋은 와인에 착한 가격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바인구트 슐로스 리저(Weingut Schloss Lieser) & 와인메이커 토마스 하그

@크러쉬 와인& 스피릿(Crush Wine & Spirit, 153 East 57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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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슐로스 리저의 전설을 부활시키며 독일 리슬링을 세계 지도에 다시 올리는데 수훈을 세운 토마스 하그의 리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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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거물 프리츠 하그의 아들 토마스 하그는 와인 레이블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새긴다.


1875년 숄레머 남작이 모젤 지방 슐로스 리저에 성을 지었으며, 1905년 성문 옆에 와이너리가 마련됐다. 20세기 중반 리저는 명품 와인으로 알려지다가 1970년대 매각되면서 90년대까지 명성이 쇠퇴하면서 그 이름도 잊혀졌다. 

그러나, 1992년 모젤의 전설적인 와인메이커 빌헬름 라그(바인구트 프리츠 하그, Weingut Fritz Haag)의 장남 토마스 하그가 영입되면서 명성이 부활한다. 1977년 하그가 슐로스 리저를 매입한 후 독일의 톱 클래스 와이너리로 승격시켰다.  


▶바인구트 켈러(Weingut Keller) & 와인메이커 클라우스 피터 & 줄리아 켈러

@ 무어 브러더스(Moore Brothers, 33 East 20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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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대회의 상을 석권한 켈러는 명가 중의 명품 와인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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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즐링 중에서 '황금 중의 황금'으로 꼽히는 켈러는 가격이 세다. 시음회에서 켈러 패밀리. 


18세기 남부 라인헤센에 설립, 드라이 리슬링에 집중하는 컬트 와이너리로 2007년 ‘올해의 프로듀서’ ‘올해의 컬렉션’ ‘올해의 드라이 리슬링’ 등 상을 휩쓸었다. 리슬링 치곤 비싼 가격으로 유명하다. 최근 2009년산 G-막스가 4000유로에 경매됐다. 


♣ What to B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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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음회에서 하나씩 골라 구입한 리슬링. 토마스와 카타리나의 사인까지 받았다. 왼쪽 두번째는 어퍼이스트 사이드의 밀레시마(Millesima) 와인숍에서 발견한 드라이 켈러 리슬링. 가격이 저렴했다.

-Keller Riesling Beerenauslese Rheinhessen Pius 2011($35)
-Weingut Keller Riesling Trocken, Rheinhessen 2011($19.99)
-Joh Jos Prum Graacher Himmelreich Riesling Kabinett 2011($27.99)
-Schloss Lieser Thomas Haag Brauneberger Juffer Riesling Kabinett 2011($27.99)


Riesling_grapes_leaves.jpg ☞리슬링(Riesling)

독일 라인강 지역에서 자라는 백포도 리슬링으로 제조한 와인. 샤도네이(Chardonnay),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함께 3대 화이트 와인으로 불리운다.

향그럽고, 신선하며, 약간 톡쏘는 맛이 일품이다. 독일 뿐 아니라 미국의 핑거레이크, 워싱턴주, 캐나다, 오스트리아, 체코,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에서도 리슬링이 재배된다.

♣리슬링 용어 

-타펠바인(Tafelwein): 테이블 와인
-트로켄(Trocken): 드라이(달지 않은) 리슬링.
-카비네트(Kabinett): 덜 드라이한 리슬링. 스시, 조개, 굴, 염소치즈, 타이 음식과 잘 어울린다.
-스파틀레제(Spätlese): 늦은 수확으로 카비네트보다 달다. 아시안 음식, 멕시코 요리에 추천된다.
-아우슬레제(Auslese): 디저트로 적합한 스위트 와인. 브리 치즈와 잘 어울린다. 
-비어앤아우슬레제(BA, Beerenauslese): 프아그라, 카라멜과 잘 맞는 디저트 와인.
-트로켄비어앤아우슬레제(TBA, Trockenbeerenauslese): 늦은 수확. 스위트 와인. 
-아이스바인(Eiswein): 냉동 포도로 제조한 디저트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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