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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 춘천(Autumn, Autumn)' MoMA 상영(9/29-10/5) ★★★★ [Review]
  • sukie
    Oct 02, 2017
  • 우리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장우진 감독 '춘천, 춘천(Autumn, Autumn)' ★★★★

    MoMA 상영(9/29-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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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춘천(Autumn, Autumn)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에서 장우진(Jang Woo-jin) 감독의 '춘천, 춘천(Autumn, Autumn)'이례적으로 9월 29일부터 10월 5일까지 매일 한차례씩 7회 상영되고 있다. 올 3월 MoMA의 신인감독 영화제 '뉴 디렉터즈, 뉴 필름즈(New Directors, New Films'에 초대됐던 작품의 앙코르 상영회다.


    러닝타임이 78분에 지나지 않지만, 낯설은 배우들의 일상적인 이야기에 사운드가 매끈하지 않아 한국어 대사조차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때문에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겐 '춘천, 춘천'이 슬픈 작품으로 느껴질 수 있다. 소양강의 아름다운 정경 속에서 서울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과 SNS에서 만나 춘천으로 여행 온 중년의 유부남, 유부녀 커플의 일탈이 담담하면서도 애잔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는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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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춘천(Autumn, Autumn)


    영화 '춘천, 춘천'은 춘천행 열차에 나란히 앉은 청년 지현과 중년 커플 흥주, 세랑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1부에서 지현은 서울에서 면접본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며, 커플은 오프라인 첫 데이트로 춘천에 여행 가는 길이다. 면접에서 떨어진 지현은 좌절하고, 우연히 만난 동창에게 전화해 울다가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2부의 중년 커플은 어색하게 호텔을 잡고, 식당에서 젊은 시절 춘천여행 때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서울로 돌아가고, 서울역 화장실에서 흥주는 세랑을 기다리지만, 나오지 않는다.


    서울에 직장을 잡으려는 지현에게 춘천은 탈출해야할 고향이다. 흥주, 세랑에게 춘천은 추억이 담겨있는 일탈의 여행지다. 즉, 지현은 춘천의 인사이더이고, 커플은 아웃사이더들이다. 산천조차 의구하지 않다. 춘천, 소양강댐도 많이 변했다. 음식맛은 맛없는 그대로다. 


    면접에서 떨어져 좌절한 지현은 친구와 술먹고, 친구네 식당에서 김장을 담구어주며 소일하다가 청평사로 간다. 커플도 관광명소인 청평사로 가서 예불을 드린다. 이들에겐 각자의 소망이 있다. 지현은 취직일 것이며, 중년 커플은 행복일 터이다. 가을날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은 절에 사마귀(곤충?) 한 마리가 죽어있다. 시내는 춘천 마라톤으로 사람들이 파이널 라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종점은 죽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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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춘천(Autumn, Autumn)


    정우진 감독은 마라톤같은 인생이라는 책의 한 페이지를 롱 테이크와 즉흥연기로 가능한 사실적인 상황들을 포착한다. 춘천이라는 병풍 앞에서 고뇌하는 청년 지현에겐 외로움이라는 실존적인 위기까지 엄습해온다. 그는 우연히 만났지만, 이름조차 잊어버렸던, 친하지도 않은 친구에게 전화해 울음을 터트리고, 노래를 요청한다. 


    가정을 둔 흥주와 세랑은 춘천에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공유하면서 머뭇머뭇 가까워져 간다. 하지만, 감독은 굳이 이 커플의 침대에 카메라를 가져가지는 않는다. 소양강 옆 식당에서 그들은 첫사랑과 춘천의 추억, 기쁜 우리 젊은 날에 대해 이야기한다. 햇살은 따사롭게 비추다가 구름에 가려버린다. 세랑 옆에 사마귀 한마리가 나타나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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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춘천(Autumn, Autumn)


    춘천은 지현, 흥주, 세랑에게는 각자 다르게 인지되는 과거와 현재의 장소다. 원제는 장소지만, 영어 제목 시간이 담긴 '가을, 가을'이다. 우리 모두는 자연의 4계 중 어느 한 계절을 지나고 있다. 누구라도 노란 은행나무처럼 아름다운 시절을 기대하거나, 지내고 있거나, 그리워하게될 것이다. 우리 모두 결승선이 있는 인생의 마라토너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을은 인생의 시간, 춘천은 우리가 노닐다 가는 무대의 메타포인듯 하다. 도도한 강물, 변하는 햇살, 은행나무, 사마귀, 마라토너들, 지현이 친구의 노래를 듣는 장면까지 이미지들이 명징하게 남아 여운을 주는, 올 가을 사색의 영화다. 

    2016 부산국제영화제 비전감독상 수상작. 영어자막. 


    춘천, 춘천(Autumn, Autumn)

    상영일시: 10/2 6:30PM, 10/3 7PM, 10/4 5PM, 10/5 7PM 

    MoMA: 11 West 53rd St. 

    https://www.moma.org/calendar/film/3876?local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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