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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렌치 시네마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불란서 영화에 빠져 보자 <3> 프란츠(Frantz) ★★★★★


March 1-12@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

March 15 링컨플라자시네마 & 필름포럼 개봉


frantz-loveorhate.png Frantz


*Frantz 예고편


올 프랑스 영화제 시사회에서 본 10편 중 단연 걸작이다. 프랑스 영화제에 상영됐으며, 3월 15일 맨해튼 필름 포럼(Film Forum)과 링컨플라자 시네마(Lincoln Plaza Cinema)에서 개봉된 후 미 전역으로 확대 상영된다.


에로틱 스릴러 '수영장(Swimming Pool), 호화 캐스트의 뮤지컬 '8 여인(8 Women)' 프랑수아 오종(François Ozon) 감독은 우디 알렌이나 홍상수처럼 다작이지만, 동어반복 대신 늘 색다른 영화를 만드는 것 신조라고 밝히고 있다. 작가주의(auteur)에 매달리기 보다는 새로운 장르나 스토리를 탐험하는 작가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늘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늘 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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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프란츠(Frantz)'는 프랑스와 독일 관계, 남과 여, 산자와 죽은자들, 그리고 인간의 감정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미스테리하게 흑백화면의 독일 묘지에서 시작해 컬러화면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끝난다. 흑백 화면이 주조를 이루며, 과거의 행복한 회상장면이나 상상의 장면에 컬러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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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tz


제 1차 세계대전 직후 패전 독일의 시골 마을, 젊은 여인 안나(폴라 비어 Paula Beer)는 프랑스 전투에서 사망한 약혼자 프란츠의 부모 호프마이스터 부부와 살고 있다. 안나는 프란츠의 묘지에 갔다가 낯선 프랑스인 아드리안(피에르 니니, Pierre Niney)을 만난다. 그는 호프마이스터 가족에게 자신이 파리에서 프란츠와 친구 사이였다고 설명한다. 


아들을 죽인 프랑스에 대한 반감을 가졌던 호프마이스터 가족은 서서히 아드리안에게서 아들 프란츠를 느끼며 생의 활기를 찾게 된다. 그런데, 아드리안은 안나에게 사실은 자신이 전장에서 프란츠를 죽인 병사라며,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안나는 프란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남는다. 



frantz_03-h_2016.jpg Frantz



아드리안은 파리로 돌아가고, 안나와 편지를 교환한다. 안나는 프란츠 부모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아드리안이 파리오케스트라 뮤지션을 잘 지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드리안에게 보낸 편지가 반송되자 프란츠 부모는 안나에게 새 삶을 찾으라며, 프랑스로 아드리안을 찾아가라고 촉구한다. 전후 파리도 황폐했고, 애국주의가 팽배했다. 안나는 우역곡절 끝에 아드리안을 만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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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병사 아드리안은 폭격 속에서 장전되지 않는 총을 들고 있던 프란츠를 죽인 후 죄책감에 시달린다. 독일의 프란츠 가족을 만나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위일지도 모른다. 이미 비극을 경험한 프란츠 가족에겐 더 큰 고통일 것이다. 안나는 프란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한 후 괴로워 신부를 찾아가 고해성사를 한다. 그런데, 프란츠를 죽인 아드리안에게 서서히 빠져드는 감정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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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douard Manet, Le Suicidé, 1877–1881, 취리히 에밀뷔를르재단(Foundation E.G. Bührle) 소장품 


이 영화는 절제된 대사와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로 서스펜스를 자아내며 전혀 예기치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실토를 통해 죄책감, 증오, 용서, 구원, 사랑, 질투까지 인간의 희로애락 정서를 모두 끄집어 내고, 시험대에 올린다. 안나, 아드리안, 프란츠 부모의 관계 속에서 프란츠,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이 감돌 뿐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걸린 마네의 회화 '자살'은 프랑스 남자 아드리안에게 죄책감의 투사(projection)였고, 독일 여인 안나에겐 삶의 의욕으로 다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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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상영회 후 프랑수아 오종(가운데) 감독이 데니스 림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대화하고 있다. 


'프란츠'는 전투 장면이 단 몇분에 지나지 않지만, 시(poetic)적인 반전영화다. 흑백 화면은 자료화면적인 효과에 디테일을 감춤으로써 감정을 강화한다. 반면, 컬러 화면은 디테일이 살아나면서 생기가 돋는다. 프랑소아 오종 감독은 그 색조의 묘미를 살리며 '프란츠'를 아름다운 영화로 승화시켰다. 오종 감독은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반전 영화 '깨진 자장가(Broken Lullaby,1932)'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3월 2일 매진 상영회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그는 루브르뮤지엄이 쉬는 화요일 하루 종일 촬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프란츠'는 올 세자르상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폴라 비어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피에르 니니는 '이브 생 로랑'으로 2015년 세자르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이번 프랑스 영화제에 초대된 '오디세이'에서 자크 쿠스토의 아들 필리프 역으로 등장한다. 113분. 3월 2일 오후 9시 15분(감독과 Q&A), 11일 오후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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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티켓: $16, $12(62세 이상) $10(학생, 회원) 

월터리드시어터: 165 West 65th St. http://www.filmlinc.org


Lincoln Plaza Cinema (1886 Broadway) http://www.lincolnplazacinema.com

Film Forum (209 West Houston St.) http://filmfor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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