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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렌치 시네마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불란서 영화에 빠져 보자 <1> 전기영화: 장고, 댄서, 오디세이


March 1-12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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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는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FSLC)가 주최하는 가을의 뉴욕 영화제(New York Film Festival)이다. 유럽의 3대 영화제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 초청작들이 대거 미국에 소개되는 뉴욕 영화제는 수상하지 않는 비경쟁 영화제다. FSLC가 주최하 3월의 '프렌치 시네마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French Cinema)'는 프랑스 신작을 상영하는 인기 영화제. 올해로 22회를 맞는 프렌치 시네마와의 랑데부는 3월 1일부터 12일까지 링컨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는 거장 프랑수아 오종(Francois Ozon) 감독 외에  아그네스 바르다(Agnes Varda), 에마누엘 베르코 (Emmanuelle Bercot), 캐롤라인 드뤼아(Caroline Deruas), 스테파니 디 지우스토(Stephanie Di Giusto), 줄리아 뒤쿠르노(Julia Ducournau), 마리나 푸아(Marina Fois), 니콜 가르시아(Nicole Garcia), 카텔 퀼레베레(Katell Quillevere), 레베카 즐로토프스키(Rebecca Zlotowski) 그리고 자매 델피니&뮤리엘 쿨랭(Delphine & Muriel Coulin)등 여성 감독들이 메거폰을 잡은 작품이 대거 상영된다. 배우로는 줄리엣 비노슈, 마리옹 꼬티야르, 나탈리 포트만, 오드리 타투, 소코(SOKO), 피에르 니니, 랑베르 윌슨 등이 출연하는 총 23편이 상영된다. 언론 시사회에서 본 작품 10편을 주제별로 소개한다.


영화제 기간 중 월터리드시어터(Walter Reade Theater)의 퍼만 갤러리(Furman Gallery)에서는 이탈리아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흑백영화 '8 1/2'의 비하인드 씬 컬러 사진전과 여주인공 아누크 에메(Anouk Aimee)의 사진들이 전시된다. 



<1> 전기영화: 장고, 댄서,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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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프랑스영화제에 초청된 전기영화 세편 왼쪽부터 '장고' '댄서' '오디세이'.


우리 어릴 적엔 위인전 시리즈를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폈지다. 전기영화는 2시간 내외의 위대한 인물들의 삶에 빠졌다가 나올 수 있는 위대한 인생 교과서다. 특히 예술가들은 무언가 새롭고, 무언가 다른 것을 치열하게 추구하는 이들이기에 그들의 재능 뿐만 아니라 고독한 열정에 감동하게 된다. 


그들이 장미빛 대로를 뛴 것은 아니다. 장애물도 많았다. 전쟁이나 가부장적인 사회, 그리고 위험을 기피하는 제도와 편견을 넘어 인간승리를 이룬 예술가들의 삶을 보여준 프랑스 영화제의 세 편. 재즈 기타리스트 라인하르트 장고, 전위 무용가 루이 퓰러, 다큐멘터리 감독 자크 쿠스토의 전기 영화를 소개한다. 



장고 Django ★★


django.jpg Django


*Django Reinhardt: Three-Fingered Lightning


오프닝 나잇 초대작. 퀜틴 타란티노 감독의 서부 액션극 '장고 언체인드'의 흑인 노예가 아니라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다. 우디 알렌 감독의 'Sweet and Lowdown'(1999)에서는 재즈 뮤지션 션 펜이 장고를 흠모하는 재즈 기타리스트로 출연한다. 실제로 재즈는 미국에서 탄생한 장르였고,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장고 외에는 유럽에 손꼽을만한 뮤지션이 없었다. 그만큼 인기는 높았다. 



Django-Reinhardt-chez-lui-a-Samois-1953-coll.-particuliere--Herve-Derrien.jpg Reinhardt_8120686.jpg Django Reinhardt


이 전설의 장고는 벨기에에서 집시의 아들로 태어나 화재로 두 손가락을 잃었다. 전화위복이랄까. 장애가 된 손가락과 타고난 재능, 그리고 열정으로 최고의 재즈 기타리스트로 떠올랐다.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에 의해 때로는 특혜를, 때론 박해를 받은 한 예술가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린다.  장고 역은 알제리아계 레다 카텝이 맡았고, '신과 인간(Of Gods and Men, 2010)과 '팀부쿠 (Timbuku, 2014)로 2회 세자르 작품상을 수상한 제작자 에티엔 코마르(Etienne Comar)가 감독으로 데뷔했다. 



django3.jpg Django


의욕이 많아서인지 영화가 지나치게 설명적이라 좀 지루하게 느껴진다. 장고 역의 카텝이나 주변 인물들이 어머니를 제외하곤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별 매력적이지 못한 점도 아쉬움이다. 그러나, '라라 랜드(La La Land)'와 함께 사양길을 걷는 재즈 음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주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올 베를린영화제 개막작. 115분. 3월 1일 오후 6시, 8시 30분. (*감독, 배우들과의 무대 인사)



댄서 The Dancer / La Danseuse ★★★★


Dancer-6.jpg The Dancer


*LA DANSEUSE 예고편


'맨발의 댄서'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처럼 널리 알려져있지는 않았지만, 당대 프랑스에서 수퍼스타같은 인기를 누린 모던 댄서 로이 퓰러(Loie Fuller)의 전기 영화. 화가 툴루즈 로트렉의 무희 그림으로 친숙한 프랑스 문화의 황금기 '벨 에포크(La Belle Epoque, 아름다운 시절, 1870-1914)' 시대의 무용가 로이 퓰러 스토리다. 



Cheret,_Jules_-_La_Loie_Fuller_(pl_73)Poster featuring Loïe Fuller at the Folies Bergères by Jules Chéret..jpg Loie_Fuller_Folies_Bergere_02Loïe Fuller at the Folies Bergère, poster by PAL (Jean de Paléologue).jpg Toulouse_Lautrec_-_Loie_Fuller_01.jpg

로이 퓰러를 소재로 한 포스터와 삽화들.


흥미로운 것은 퓰러가 일리노이 출신 미국인으로 배우를 지망하다가 댄서가 되었고, 프랑스에서 가서 크게 성공했다는 점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로이 퓰러 역을 프랑스의 팝스타 소코(Soko)가 맡았고, 라이벌 이사도라 던컨 역은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 사이의 딸 릴리-로즈 뎁(Lily-Rose Depp)이 분했다는 것. 소코는 올 프랑스의 오스카상인 세자르상 여우주연상, 뎁은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다. 게다가 퓰러와 던컨은 양성 연애자로 알려졌으며, 소코 역시 양성연애자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한때 연인관계였다.



sub_7673.jpeg The Dancer


여성 감독 스테파니 디 지루스토(Stephanie Di Giusto)의 '댄서'는 소코의 카리스마가 스크린 전체를 메우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로이 퓰러가 개발한 전위적인 무용은 흰 실크천을 몸에 덮은 듯한 의상에 장대를 넣고, 다이나믹한 무브먼트에 조명으로 환상적인 효과를 내는 안무를 비발디의 '4계'를 배경으로 생생하게 포착한다. 


현대무용사의 한 챕터를 장식한 퓰러가 여성 예술가로서 겪었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프랑스 팝스타 소코의 열연을 발견하는 기쁨도 주는 영화. 동성애 테마가 끼어 있다. 108분. 3월 2일 오후 1시 45분, 6일 오후 9시 30분. (감독과 Q&A)



오디세이 The Odyssey / L'odyssee ★★★☆


cousteau-odysee.jpg The Odyssey

피에르 무니와 랑베르 윌슨이 부자로 출연한다.


*L'ODYSSÉE 예고편


프랑스의 전설적인 감독 자크 쿠스토(Jacques Cousteau, 1910-1997)는 1956년 '고요한 세상(The Silent World)'으로 칸느 영화제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2004년 미국의 마이클 무어가 화씨 '9/11(Fahrenheit 9/11)'로 두번째 황금종려상 수상 다큐 감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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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The Odyssey)'는 자크 쿠스토의 삶을 그린 영화다. 쿠스토는 해군장교이자 과학자이자 사진가에 작가이며 영화 감독이었다. 그의 전생애는 바다 속 탐험에 바쳐졌다. 대양 횡단부터 수중촬영에 북극 탐험까지 바다 속 도시 건설이라는 꿈을 지닌 탐험가였다. 바다는 그에게 유토피아였던 것. 이 영화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스타일이지만, 한 인간의 집념과 도전, 좌절, 성공, 그리고 가족의 희생이 그려진 휴먼 드라마다. 랑베르 윌슨(Lambert Wilson)의 자크 쿠스토 역을 맡았고, 오드리 타투(Audrey Tautou)가 해군 제독의 딸이자 여성 최초의 스쿠버 다이버로 해양탐험에 재정 지원을 하는 쿠스토의 부인 시몬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브생로랑' 전기 영화로 2015년 세자르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에르 니니(Pierre Niney, 이번 영화제 '프란츠'의 주인공이기도 하다)가 아들 필리프로 출연한다.



The-Odyssey_Still-15_web.jpg The Odyssey


프랑스 탐험가 쿠스토의 야망은 아마존 정글에 오페라 하우스를 건설하려했던 '피츠카랄도(Fitzcarraldo, 1982)'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쿠스토의 오디세이에서 쿠스토는 바람을 피워 자식을 두었고, 보트 위의 여제였던 아내 시몬을 우울증에 빠트렸다. 제롬 살(Jerome Salle) 감독은 아마도 법적 분쟁 때문인지 쿠스토의 바람 이야기를 최소화했지만. 쿠스토의 아들 필리프가 비행사고로 숨진 후 시몬이 세상을 떠났다. 아내 사망 1년 후 쿠스토는 정부와 재혼했고, 1997년 눈을 감았다. 쿠스토의 아들인 영화 제작자 장 미셸 쿠스토와 두번째 부인 가족이 재단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안타깝다. 122분. 폐막작. 3월 11일 오후 6시(감독과 Q&A), 12일 오후 8시.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티켓: $16, $12(62세 이상) $10(학생, 회원) 

월터리드시어터: 165 West 65th St. http://www.filmlin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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