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NYCultureBeat
Film
  • 뉴욕영화제 (8)빈티지 여인과 디지털 여인: 아네트 베닝, 소냐 브라가, 크리스틴 스튜어트 [Review]
  • sukie
    Oct 11, 2016
  • 2016 뉴욕영화제(9/30-10/16)


    빈티지 여인 & 디지털 여인: 

    아네트 베닝, 소냐 브라가, 크리스틴 스튜어트


    001.jpg

    왼쪽부터 '퍼스널 쇼퍼'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아쿠아리우스'의 소냐 브라가, '20세기 여성들'의 아네트 베닝.



    유행은 20년 주기로 반복된다고 한다. 청년이 중년이라는 기성세대로 접어들면서 대중문화보다 청년기에 즐기던 레트로 문화의 향수에 젖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도 7080이 풍미하던 때가 있었다. 


    2016 뉴욕영화제에서도 레트로풍의 영화들이 쏟아졌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훌리에타(Julieta)'는 30여년 전 마드리드로 돌아가며, 아네트 베닝 주연의 '20세기 여인들(20th Century Women)'은 1979년 산타 바바라, 소냐 브래거 주연의 '아쿠아리우스(Aquarius)'는 1980년 브라질의 레시페를 무대로 하고 있다. 두 영화의 주인공은 각각 감독들의 엄마를 모델로 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네트 베닝(58세), 소냐 브라가(66세)의 열연도 주목할만 하다.


    한편, 올리비에 아싸야스 감독의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1986년 현재 파리를 배경으로 스마트폰에 매달려 사는 디지털 여인이다. 빈티지 여인 아네트 베닝과 소냐 브라가, 디지털 여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무엇으로 사나?  http://www.filmlinc.org/nyff2016



    20세기 여성들 20th Century Women ★★★



    20th-century-women.jpg 20th Century Women


    *예고편 


    2016 뉴욕영화제 센터피스로 초대되어 세계 최초로 상영된 '20세기 여성들(20th Century Women)'은 뮤직비디오 감독, 그래픽디자이너 출신 마이크 밀스(Mike Mills) 감독이 메거폰을 잡았다. 마이크 밀스는 자신의 가족사를 영화로 만드는 재주꾼이다. 자신의 게이 아버지에 관한 영화 '비기너(Beginner, 2010)'는 크리스토퍼 플러머에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안겨주었고, 어머니의 삶을 토대로 한 '20세기 여성들'은 워렌 비티의 아내인 아네티 베닝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헌사할 가능성이 큰 작품이기도 하다. 마이크 밀스의 어머니는 1999년 뇌종양으로 별세했고, 몇주 후 산타바바라의 뮤지엄 관장이던 아버지는 75세의 나이에 동성연애자임을 천명했다. 그리고, 5년 후 세상을 떠난다. 배우 로버트 드 니로의 화가 아버지는 드 니로가 2살 때 게이임을 밝히고, 이혼한 것과 대조적이다. 


    1979년 레이건이 대통령이 되기 전, AIDS가 창궐하기 전,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산타 바바라, 도로시아(아네트 베닝 분)이 아들 제이미(루카스 제이드 주만 분)과 쇼핑하는 도중 자동차(포드 갤럭시)에 불이 난다. 수리 중인 도로시아 집엔 펑크 사진작가 애비(그레타 거윅 분)과 명상을 즐기는 수리공/목수/도예가 윌리엄(빌리 크러덥 분)이 세들어 살고 있다. 자동차 화재와 집 수리는 '가정'이라는 편리함과의 결별, 싱글맘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제 *15살인 제이미의 방엔 2살 연상인 동네 소녀 줄리(엘리 파닝 분)이 밤마다 창문으로 들어와 잠만 자고 간다. 보헤미안 가정에서 이혼녀인 도로시아는 아버지 롤 모델이 없는 제이미의 교육을 고민한다. "어떻게 내 아들을 좋은 남자(good man)로 키울 수 있을까?" 촌철살인적인 유머에 개방적인 도로시아의 삶은 제이미의 성장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제이미는 마이크 밀스 감독 자신이다.

     


    IMG_8891.JPG

    기자회견에서 켄트 존스 NYFF 디렉터(왼쪽부터), 마이크 밀스 감독과 출연진.



    밀스는 영화의 초반부에서 도로시아와 제이미 이외의 가족같지만, 가족이 아닌 동거인들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채 극을 진행한다. 뜸을 들였다가 후에 설명함으로써 관객과 사춘기 제이미의 혼돈된 정서를 강화하는 듯 하다. 이 영화는 20세기를 산 세여인의 삶에 주목한다. 제이미의 아버지, 즉 가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혼 후 외로움과 아들 양육을 고민하는 엄마, 직업과 실존에 대해 갈등하는 펑크 사진가, 성에 대해 리버럴한 이웃집 소녀의 삶을 보헤미안 패밀리의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그려낸다. 세 인물은 스테레오타입을 벗어나 예측불가한 캐릭터들이라는 점이 참신하다. 베닝은 독립적이며, 지적이며, 위트있고, 강인하면서도 연약한 면이 있다. 아네트 베닝은 메릴 스트립이 부재한 내년 오스카상을 기대해봄 직하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당초 '훌리에타'를 미국에서 촬영할 요량으로 메릴 스트립을 캐스팅했다가 스페인 로케이션으로 바꾼 점이 베닝에겐 유리해졌다.


    밀스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뮤직 비디오 스타일의 몽타쥬로 삽입하면서 루이 암스트롱과 "As Tears Go By"(영화 '카사블랑카'의 테마)와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충돌 등 세대 차가 관조적으로 그려진다. 15세 소년 제이미의 정체성을 형성할 문화적인 요소들이 풍부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쿠퍼유니온에서 수학한 후 그래픽 디자이너와 뮤직비디오 감독, 자전적인 영화를 만화경적인 스타일로 연출하는 마이크 밀스가 탄생한 셈이다. 미국의 기성세대들에겐 7080의 빈티지 영화. 118분. 12월 25일 미 전역 개봉 예정.



    아쿠아리스 Aquarius ★★★☆


    Aquarius.jpeg

    Aquarius


    *예고편 


    클레버 멘도사 필로(Kleber Mendonça Filho) 감독은 브라질의 영화비평가 출신이다. 그가 직접 메거폰을 잡고, 왕년의 브라질 스타 소냐 브라가(Sônia Braga)를 은퇴한 음악평론가로 캐스팅해 20여년만에 '아쿠아리우스(Aquarius)'로 은막에 복귀시켰다. 소냐 브라가는 브라질 영화 '도나 플로라와 두 남편(Dona Flor and Her Two Husbands, 1976)'으로 국제적인 스타덤에 오른 후 할리우드에 진출해 '거미여인의 키스(Kiss of the Spider Woman,1985)'과 '밀라그로 콩밭전쟁(Milagro Beanfield War, 1988)'로 디바같은 인기를 누렸다. 로버트 레드포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인이었으며, 뉴욕에 정착해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브라가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뉴욕을 누비고 다니지만, 허름해서 못알아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녀가 오드리 헵번처럼 우아하지만, 소탈하게 노령화한 것이 참 근사하게 보인다. 


    1980년 브라질의 해변도시 레시페, 젊은 클라라가 자동차에서 록그룹 퀸(Queen)의 당시 히트곡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듣는다. 이 곡은 '경쟁에서 진다'는 의미로 후에 클라라가 아파트 이주를 두고 개발업자와 벌이는 지난한 투쟁의 복선도 된다. 유방암 수술을 마친 클라라는 남편과 이모할머니의 70회 생일파티로 간다. 우아한 이모는 핑크빛 아파트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한다. 목재장롱 위에서 사랑을 나누던 일이 눈 앞에 스쳐지나 간다. 그리고, 시간은 현재로 건너 뛴다. 은퇴한 음악 평론가 '돈나 클라라'는 이모의 아파트 '아쿠아리스'에서 살고 있다.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살 예정이다. 아파트는 핑크에서 블루 페인트로 바뀌었지만, 내부엔 LP 레코드가 빼곡하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배리 린든(Barry Lyndon, 1975)' 포스터가 걸려 있고, 할머니가 쓰던 목재 장롱도 여전히 아파트 거실을 지키고 있다. 클라라는 '빈티지 우먼'이다.



    IMG_8893.JPG

    기자회견에서 데니스 림 비평가(왼쪽부터), 클레버 멘도사 필로 감독, 주연 소냐 브라가.



    어느날 미국 유학에서 MBA를 하고 돌아온 개발업자의 손자 디에고(훔베르토 카라우 분)가 클라라에게 아파트를 팔라고 제안한다. 클라라는 거절하고, 다른 입주자들이 모두 나갈 때까지 홀로 아파트에 남게 된다. 디에고는 클라라의 자식들에게까지 손을 뻗쳐 아파트를 포기하도록 종용한다. 그러나, 클라라는 요지부동이다.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클럽 나들이를 하면서 클라라는 사랑을 갈구하지만,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 절개수술을 한 그녀에게 육체적인 사랑을 즐기기란 백일몽인가? 아파트 위층에선 난잡한 파티를 벌이며, 포르노 영화를 촬영하며 소음을 낸다. 건물엔 쓰레기로 덮이고, 마당에선 매트리스를 태워버린다.


    모두 클라라를 내쫓기위한 책략이다. 마침내 클라라는 아파트 일꾼들의 고백으로 디에고와 개발업자들의 횡포를 증거로 잡아낸다. 그리고, 변호사를 대동해 회사로 찾아간다. 흰개미 사건과 통쾌한 복수극의 라스트 씬, 그러나 갑작스런 결말이 아쉽다. 같은 비평가 출신 '퍼스널 쇼퍼'의 올리비에 아싸야스와는 정반대의 엔딩.


    억만장자의 길에 올라가는 럭셔리 콘도를 비롯, 곳곳의 엣 건물들과 명물 상점들이 불도저에 밀리고 있는 뉴욕의 현실과 공명하는 작품이다. 영화 제작진이 브라질 쿠데타에 반대해서 칸영화제 상영 때 시위가 벌어졌으며, 뉴욕영화제 기자 시사회에서도 가방검색을 실시했다. 새정부가 들어선 후 압력행사로 '아쿠아리스'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작에서 탈락됐다. 후보까지 올랐다면, 소냐 브라가와 아네트 베닝의 경합을 볼 수도 있다. 142분. 10월 11일 오후 6시 30분@프란체스카빌시어터.  



    퍼스널 쇼퍼 Personal Shopper ★★☆


    nyff54-750x300.jpg Personal Shopper

    *예고편 


    올리비에 아싸야스(Olivier Assayas) 감독도 '아쿠아리스'의 클레버 멘도사 필로처럼 영화비평가 출신이다. 그것도 프랑스의 권위있는 '카예 뒤 시네마(Cahiers du cinéma)'에서 아시아 영화 비평을 즐겼다. 버니지 레도옌이 주연한 청춘영화 '콜드 워터(Cold Water, 1994)', 홍콩스타 매기 청(장만옥) 주연의 호러영화 '일마 벱(Irma Vep, 1996)' 촬영 후 결혼, 3년 후 이혼으로 이어진 드라마틱한 인물, 그러더니 미성년으로 자신의 영화 '8월말, 9월초(Late August, Early September, 1998)'에 출연했던 26세 연하의 배우 미아 한센-러브와 재회, 재혼했다.  


    그런데, 2014년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줄리엣 비노슈를 캐스팅한 '실스 마리아의 구름(Clouds of Sils Maria)'으로 스튜어트에세 세자르상 조연상을 안겨준 후 그녀가 아싸야스의 뮤즈가 된듯하다. 스릴러 '퍼스널 쇼퍼'에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유명인사들의 의류 쇼핑을 대신해주는 미국인 퍼스널 쇼퍼 모린으로 출연한다. 자신의 일란성 쌍둥이 오빠/동생(*루이스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이 심장발작으로 죽었다. 이들 쌍둥이는 선천적으로 약한 심장을 가졌고, 어릴 적 서로 먼저 죽으면 메시지를 보내기로 약조한 사이다. 



    IMG_8847.jpg

    기자회견에서 올리비에 아싸야스 감독과 '퍼스널 쇼퍼' 크리스틴 스튜어트. 이날 스튜어트의 옷은 모두 빌려입은 것이라고.



    자신의 분신이 떨어져나간듯, 환청을 듣고, 환각에 시달린다. 모델 키라(노라 폰 왈스타텐 분)을 위해 샤넬, 카르티에 등지로 옷을 구하러 달리는 현대판 노예같은 모린은 또한 외로움에 시달린다. 어느 순간부터 익명의 인물이 아이폰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시시각각, 모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듯한 그는 누구인가? 오빠일까? 메시지를 교환하면서 모린은 그의 노예가 된다. 그의 지시에 따라 금기시 되어 있는 키라의 옷을 입고, 그녀의 고급 아파트 침대에서 자고, 컴퓨터도 쓴다. 어느날 쇼핑한 후 고용주 키라의 아파트에 갔다가 피투성이가 된 그녀를 발견한다. 


    시네마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다. 아싸야스는 스웨덴 여성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1862 –1944)의 화집을 텍스트로 자신의 영화가 초현실적인 영령을 그릴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전설의 고향' '구미호' '천녀유혼' 등 귀신영화에 정통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안 관객에게 '퍼스널 쇼퍼'는 유치할 정도로 긴장감이 없는 스릴러다. 모린이 아이폰에 의지해 익명의 인물과 소통하는 것은 장난끼처럼 보여지며, 무척 게을러 보이는 연출이다. 모린이 쌍둥이 오빠의 영혼과 소통하려는 장면의 특수효과나 음악도 부실하다. 게다가 범인(누구라도 짐작가능한 인물)이 체포된 후 모이 중동의 오만으로 여행 가서 쌍둥이 오빠의 영혼을 느끼게 되는 결말은 '씨받이'의 결말인 "이리하여 조선시대엔..."식의 부언설명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시선과 온몸 연기는 찬사를 받을만 하지만, 올리비에 아싸야스의 연출력은 칸 영화제 공동 감독상('졸업'의 크리스티앙 문주)엔 함량 미달이다. 올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은 액션영화 '매드 맥스' 시리즈의 조지 밀러 감독. 105분. 2017년 3월 10일 미 개봉 예정.



    miko-banner.gif

    Profile
    © NYCultureBeat.com | Big Apple, Small Bites: Across the City

    All rights reserved. Any stories of this site may be used for your personal, non-commercial use. You agree not to modify, reproduce, retransmit, distribute, disseminate, sell, publish, broadcast or circulate any material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NYCultureBeat.com.

Comment 0 ...

Use WYSIWYG
41 Review Nov 01, 2016
절제의 감독 로베르 브레쏭의 걸작 '돈, 라르장(L'Argent)' 자본주의 속성과 악의 원천에 관한 영상시 ★★★★★ 11월 11일-17일 링컨센터 '돈/라르장' 상영 11월 4일-15일 BAM 로즈시네마 'Bresson on Cinema' 질보다 양으로, 정신보다는 물질로 평가되는 자본주의 사회...
40 Review Oct 17, 2016
2016 뉴욕 영화제(9/30-10/16) '스크린의 카멜리온' 이사벨 위페르의 페르소나 '엘르(Elle)'와 '다가오는 것들(Things to Come)' '다가오는 것들(Things to Come)'에서 철학교수 나탈리(왼쪽), '엘르(Elle)'에서 비디오게임 회사 대표 미셸 역의 이사...
Review Oct 11, 2016
2016 뉴욕영화제(9/30-10/16) 빈티지 여인 & 디지털 여인: 아네트 베닝, 소냐 브라가, 크리스틴 스튜어트 왼쪽부터 '퍼스널 쇼퍼'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아쿠아리우스'의 소냐 브라가, '20세기 여성들'의 아네트 베닝. 유행은 20년 주기...
38 Review Oct 10, 2016
2016 뉴욕 영화제(9/30-10/16) 모정(母情)과 부정(父情) 사이 훌리에타(Julieta)와 토니 에드만(Toni Erdmann) Julieta by Pedro Almodóvar Toni Erdmann by Maren Ade 2016 뉴욕 영화제에서는 인간의 죄의식과 고통에 관한 영화들이 상당수 선보...
37 Review Oct 07, 2016
2016 뉴욕영화제(9/30-10/16) 옛날옛적 루이 14세의 최후와 에밀리 디킨슨의 은둔 The Death of Louis XIV by Albert Serra A Quiet Passion by Terence Davis 전기 영화는 아웃사이더들이 더 대담하고, 예리하게 연출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선입견이 없기 때문일까?...
Tag
All

구독신청 / Subscription

후원 및 기부금 안내

PLUS Career PLUS Career PLUS Career
2017 . 9  
Su Mo Tu We Th Fr Sa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설원재단 정영양자수박물관 설원재단
Interns Cor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