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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Rohmer’s Moral Tales, September 16-29

유혹과 불륜은 불란서 영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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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딜러와 남자 컬렉터의 팽팽한 긴장관계. 에릭 로메르의 '콜렉터' 중 별장에서의 유혹.

이 세상의 모든 영화는 사람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크게 나누어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가와 사회(사람들)의 부조리함에 관한 영화라는 것. 러브 스토리나 코미디, 스릴러나 액션, 장르를 망론하고 모든 영화는 인류의 궤도를 돌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특히 남녀의 관계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하는 감독이라면, 프랑스의 에릭 로메르 감독과 한국의 홍상수 감독이 대표적일 것이다.  에릭 로메르가 아름다운 정경을 배경으로 유혹과 도덕성을 강조하는 반면, 홍상수는 주로 술자리를 배경으로 남자의 위선성과 치졸한 본성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1950년 서른살의 소설가 에릭 로메르는 '도덕 이야기(Contes moraux)'라는 콩트를 칼리마르 출판사에 보냈다가 퇴짜를 맞는다. 1960년대 초 '카이예 뒤 시네마'의 평론가 겸 편집장이었던 로메르는 이 단편은 독일 감독 F.W. 무르나우의 '일출(Sunrise)'에서 영감을 받은  자신의 단편을 시나리오로 각색한다. 그리고, 영화판 '6가지 도덕 이야기'를 연출하게 된다. 도덕 이야기 시리즈는 훗날 폴란드의 크쥐스토프 키예슬로브스키 감독이 TV를 위해 연출한 '10계(Ten Commendments)'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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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터'의 에이디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홀리 고우라이트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산다. 그것은 주위 남자들에겐 참을 수 없는 유혹.

에릭 로메르가 교사 출신이었기 때문일까? 1962년부터 1972년까지 연출한 6편의 연작 '도덕 이야기(Six Moral Tales)'는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과 유혹에 대해 그리면 인간의 본능과 도덕성에 대한 질문한다. 단편인 #1, #2는 기술적인 문제로 극장에서 개봉되지 못했다.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에선 9월 16일부터 29일까지 에릭 로메르의 '6가지 도덕 이야기' 연작 영화제를 연다.


Éric Rohmer, Six contes moraux(Six Moral Tales)


도덕 이야기 #1 '몽소의 제과점 소녀'(La Boulangère de Monceau/The Bakery Girl of Monceau, 1963)
길에서 첫눈에 반한 여자를 며칠동안 찾아 헤매다가 다른 여자를 만나 희롱하다가 거리의 그 여자를 만난 후 두번째 여자를 차버린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 '바 플라이(Bar Fly)' 'Single White Female'의 바벳 슈로더 감독이 남자 역을 맡았고, 베르트랑 타베르니에르 감독이 해설하는 단편영화. 26분.
 
도덕 이야기 #2 '수잔느의 경력'(La Carrière de Suzanne/Suzanne's Career, 1963)
여자에게 차인 젊은 학생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60분. #1 & #2 동시 상영일정 9/18(일) 2:30pm, 9/24(토) 2:30pm


도덕 이야기 #3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Ma nuit chez Maud/My Night at Maud's,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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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카톨릭신자 장 루이는 성당에서 만난 처녀 프랑소아즈에게 반하고, 그녀와 결혼을 약속한다. 어느날 마르크스주의자인 친구 비달이 자신의 애인인 이혼녀 모드를 소개해준다. 그리고,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한번의 키스와 끊없는 사랑과 철학에 대한 대화로 지새운 후 헤어진 남과 여. 이후 장 루이는 프랑소아즈를 다시 만나게 되어 결혼한다. 5년 후, 그는 해변에서 모드와 우연히 만난다. 둘 다 결혼한 몸이었다. 시나리오를 좋아한 프랑소아 트뤼포 감독이 제작 기금을 마련했으며, '남과 여'의 장 루이 트랭튀냥을 기다리며 제작이 1년간 촬영이 지연됐다. 9/17(토) 4:30pm, 9/18(일) 8:45pm, 9/25(일), 4:30pm


도덕 이야기 #4 '여성 콜렉터'(La Collectionneuse/The Collector,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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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딜러 아드리안과 화가 다니엘은 생트로페즈의 친구 별장에서 휴가를 가는데, 별장에는 섹스 파트너를 바꾸어가며 즐기는 젊은 여성 에이디가 이미 머물고 있다. 아드리안은 욕망의 대상인 에이디와 거리를 두려 하지만, 무관심한 척했던 다니엘이 에이디와 먼저 자버린다. 에이디의 계속되는 유혹 속에서 욕망을 참고 있던 어느날 아트 컬렉터가 찾아와 송나라 도자를 구입하자 아드리안은 남성 수집가같은 에이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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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컬렉터와 남자 컬렉터의 만남, 아드리안은 최후에 에이디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욕망의 게임에도 운이 필요하다.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천국의 나날들'의 명장 촬영감독 네스토 알멘드로스(Nestor Almendros)가 찍었다. 87분. 9/16(금) 2:30pm, 4:30pm, 6:45pm & 8:45pm, 9/17(토) 2:30pm & 6:45pm, 9/18(일) 6:45pm, 9/19(월) & 9/22(목) 6:45pm & 8:45pm


도덕 이야기 #5 '클레르의 무릎 (Le Genou de Claire/Claire's Knee,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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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은 결혼을 앞두고 시골로 휴가를 가 옛 애인인 오로라의 딸 로라를 소개받는다. 로라는 제롬에게 빠지고, 엄마는 제롬을 부추긴다. 얼마 후 다른 딸 클레르가 도착하며 제롬은 그녀의 무릎에 집착하게 된다. 예비신랑 최후의 유혹이다. 무플은 발과 여성의 성기 중간에 자리한 중립지대를 상징한다고. 이장호 감독, 이보희 주연 '무릎과 무릎 사이'는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106분. 9/17(토) 8:45pm, 9/18(일) 4:30pm, 9/24(토) 4:30pm, 9/25(일) 8:45pm.


도덕 이야기 #6 '오후의 정사  L'Amour l'après-midi (Love in the Afternoon/Chloe in the Afternoon,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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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한 교사 아내와 두번째 아기를 기다리는 파리의 변호사 프레데릭은 몽상가다. 유부남이면서도 부적 목걸이를 달고 거리의 여인들을 꼬시고, 넘어어는 상상을 하는 속물. 어느날 과거 친구의 애인이었던 헤픈 여성 클로이가 찾아온다.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며 만신창이된 클로이는 도발적으로 프레데릭의 사무실을 드나든다. 직장과 이사를 도와주면서 성적인 매력에 빠지든 프레데릭은 클로이가 자신과의 결혼이 아니라 자신의 아기를 낳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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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오후 클로이의 다락방집에서 랑데부한 프레데릭은 최후의 결정을 한다. 부인 따로, 애인 따로 두고 살기를 갈망하는 이 세상 유부남의 두뇌를 적나라하게 해부한 작품. 네스토 알멘드로스(Nestor Almendros) 촬영작, 바벳 슈로더 제작. 93분.
9/23(금) 4:30pm, 6:45pm & 8:45pm, 9/24(토) 6:45pm & 8:45pm, 9/25(일) 2:30pm & 6:45pm, 9/28(월) & 9/29(목) 6:45pm & 8:45pm

티켓: $14(일반) $11(학생, 62세 이상), $9(필름소사이어티 회원)
상영관: Walter Reade Theater(165 West 65th St.)


에릭 로메르 Éric Rohmer(1920–2010)
본명은 장 마리 모리스 쉐러(Jean Marie Maurice Schére, 영화 비평가, 시나리오작가, 감독, 소설가, 교사, 기자로 일했다.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감독으로 활동했다. 가족의 반대를 피하려고 필명 에릭 로메르라는 이름으로 영화평론을 했다. 이름은  영화감독 에리히 폰 스트로하임과 소설가 삭스 로메르에서 따왔다. 
영화잡지 '카이예 뒤 시네마(Cahiers du Cinéma)의 편집장으로 일하다가 1959년 39세에 영화 '사자 자리(The Sign of Leo)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장 뤽 고다르, 프랑소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등 프랑스 누벨 바그(Nouvelle Vague) 감독군 중 가장 뒤늦게 출발했다.  
1960년대 6가지 '도덕 이야기' 시리즈, 1970-80년대엔 '코미디와 속담' 시리즈, 1990년대엔 4계 시리즈를 연출했다.1969년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으로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녹색 광선'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곰상(1986), 2001년 베니스 영화제 평생공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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