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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Note: Round Midnight (1986)   

 

옛날 영화를 보러가다

 

618w_movies_cinema_paradiso.jpg 시네마 파라디소

 

할리우드가 액션과 코미디 등 오락영화로 관객들을 융단폭격하는 여름철의 블록버스터 허리케인이 지나면, 가을은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만드는 예술영화의 계절이다. 

 

추수감사절부터 할러데이 시즌이 시작되면, 내년의 아카데미상을 겨냥하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사이에 뉴욕영화제가 리드하는 인디, 외국영화, 그리고 리바이벌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할리우드가 상혼과 춤추고 있어도, 뉴욕의 인디 영화와 외국의 예술영화를 소개하는 아트하우스는 살아 있다. 예전에 한국에서 14인치 TV의 비디오로 보았던 영화를 대형 스크린으로 다시 보는 것도 뉴욕에 사는 특혜다. 좋은 영화는 다시 보아도 새롭다.

 

책에만 길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영화도 인생을 가르쳐준다. 

 

 

가을날 극장전

'라운드 미드나잇(Round Midnight, 1986/프랑스)'@로즈 시네마, 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 BAM)

'십계(The Decalogue, 1988/폴란드)'@월터리드시어터(링컨센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Once Upon A Time in Anatolia, 2011/터키)'@MoMA

 

 

라운드 미드나잇(1986)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가을날 극장전 <1> '라운드 미드나잇' (1986, 프랑스)

 

2014. 10. 29@BAM Rose 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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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JAZZ)는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꽃을 피웠다. 

오늘날 뉴욕을 '재즈 클럽의 메카'로 부르지만, 성장 과정에서 프랑스의 열렬한 지지가 있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59년대 미국의 유명 재즈인들은 인종차별이 심한 고국을 떠나 파리 등 유럽에서 활동했다. 

프랑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의 '라운드 미드나잇(Round Midnight, 1986)은 실화에 픽션을 가미한 재즈 영화다.

 

*Le Hot JAZZ: 프랑스가 없었다면, 재즈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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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미드나잇'은 1990년대 초 한국에서 비디오로 출시됐을 때 보았다. 이번에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의 로즈 시네마에서 열린 상영회는 특별했다. 음악을 담당한 재즈 거물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이 직접 영화를 소개한다는 것이었다.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74)은 '라운드 미드나잇'에서 피아니스트로 출연하면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맡았다. 주제가 '라운드 미드나잇'은 델로니우스 몽크의 걸작이지만.

 

*Wes Montgomery John Coltrane Thelonious Monk ~ Round Mid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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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상만 14개를 품에 안은 행콕은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의 단골로 몇 차례 보았지만,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행콕은 이날 상영회에 앞서서 자신의 회고록  '가능성들(Possibilities)'을 사인회도 겸했다. 

 

허비 행콕은 '라운드 미드나잇'으로 아카데미상 오리지널 작곡상을 품에 안았다. 

행콕은 이날 영화를 소개하면서 웨인 쇼터는 뮤지컬 '분홍신(Red Shoes)'의 팬으로 대사를 줄줄 외고 있었으며, 베르트랑 타베르니에르 감독은 영화 촬영 후 베트남에서 각 다민족 식당 리스트를 갖고 다닐 정도의 식탐가였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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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얼마 전 잡지 '뉴요커'에 색소폰의 전설 소니 롤린스의 이름으로 재즈를 조롱한 칼럼이 재즈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요즘 젊은이들은 재즈를 모르고, 재즈가 죽어가는 음악이라고 암시하는 글이 재즈팬들을 격분시켰다. 

 

과연 재즈가 위태로운 음악인가? 1950년대 미국의 재즈계가 위태로왔을 때 유럽으로 '예술적인 망명'을 선택한 뮤지션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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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실제 제즈의 전설이었던 테너 색소폰주자 레스터 영(Lester Young)과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Bud Powell), 그리고 회고록을 쓴 프란시스 포드라스의 회고록 'Dance of the Infidels'를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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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미드나잇'은 파리에서 활동하던 알콜중독 재즈 색소폰주자(덱스터 고든 분)와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이자 재즈 팬(프랑소아즈 클루제 분)의 우정을 담은 영화다. 실제의 색소폰 주자 덱스터 고든은 이 역할로 1987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오스카는 '컬러 오브 머니'의 폴 뉴만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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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색소폰주자 웨인 쇼터와 베이시스트 론 카터도 등장한다. 또한, 열혈 음악 애호가인 '택시 드라이버' '굿 펠라스'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매니저로 카메오 출연을 한다.

 

 

round_midnight.jpg *Thelonious Monk Piano Solo - 'Round Midnight

 

작고한 비평가 로저 에버트(Roger Ebert)가 "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재즈에 대해서 당신이 정말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라고 평했듯이 재즈 초보자에게는 안성맞춤의 교과서적인 영화, 입문서다. 그렇다고 딱딱한 교재가 아니라 재즈의 즉흥성과 프랑스식의 '프리 스타일' 연출이 만나 재즈에 대한 열정과 두 남자의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주는 따스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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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소설의 제목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를 다시 떠올리는 영화 '라운드 미드나잇'을 TV 화면이 아니라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것은 환희에 가까왔다. 그리고, 재즈를 다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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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nd Midnight Trailer & Full Movie 

 

photo 3 (2).jpg Round Midnight@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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