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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는 남자 유행 될까? 제이든 스미스 루이뷔통 광고 화제


남성복 디자이너 이원기(Wonki Lee)씨 인터뷰



07UNBUTTONED---WEB-jumbo-v2.jpg 오른쪽 끝이 제이든 스미스 Photo: Bruce Weber



유니섹스(Uni-Sex) 시대, 남녀유별(男女有別)이 흐릿해지는 요즈음 치마 입는 남자가 유행할 것으로 예고된다.

최근 할리우드 스타 커플 윌 스미스와 제이다 스미스의 아들인 배우 제이든 스미스(Jaden Smith, 17)가 루이 뷔통 2016 봄/여름 광고에 3명의 여성과 함께 치마 차림으로 등장해 이 유행에 불을 지를 것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를 타고 스타의 패션이 확산됨에 따라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가 흐려지며, 패션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여성이 바지를 입기 시작한 것도 100년이 되지 않는다. 

패션계에선 1960년대 앙드레 쿠레지라는 프랑스 디자이너가 긴 바지를 정식 여성의 패션 아이템으로 채택하면서 학교, 직장, 고급 레스토랑에서 금지된 여성 바지 착용 의무화 규정에 쐐기를 박았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의 그리스 로마 갤러리에는 고대 남녀 모두 치마를 입었다.  스코틀랜드에서도 오래 전부터 남성은 킬트를 착용했고, 터키의 남성 댄서 더비쉬도 치마를 입고 춤춘다.  



537d45e36e220_CompositeBecks.jpg 치마 입은 데이빗 베컴과 부인 빅토리아 베컴.


아프리카 말라위(*마돈나가 아이를 입양한 나라)에선 1994년에 와서야 여성이 바지를 입는 것을 합법화했다. 1998년 축구 스타 데이빗 베컴(*'스파이스 걸' 출신 부인 빅토리아 베컴은 패션디자이너)은 동남아 스타일의 긴 천을 허리에 두르는 사롱을 착용해서 화제가 됐다. 몇년 전 독일에서 아들과 함께 치마를 입고 다니는 작가가 세계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었다.


2003년 메트뮤지엄에선 ‘브레이브하트(Braveheart)’라는 타이틀의 패션 특별전에서 남성 스커트를 전시했으며, 히피에서 팝스타들, 그리고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까지 남성복의 미래에 스커트를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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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고티에 스커트를 입은 모델. Photo: Brooklyn Museum       지방시 입고 노래하는 카니예 웨스트 Photo: Ian T. McFaland



2009년 알렉산더 맥퀸, 마크 제이콥스, 콤므 드 가르송, 장 폴 고티에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남성복에 스커트를 소개했다.  2012년 SS컬렉션에서 지방시, 요지 야마모토, 릭 오웬스도 남성 스커트 컬렉션을 발표했다. 최근엔 오프닝 세레머니, 지방시도 남성 치마 패션을 선보였다.


2011년 3월 뉴욕의 FIT와 파슨스스쿨 패션 전공학생들의 퓨전패션쇼에서 한인 이원기씨가 ‘전위적인’ 남성 스커트를 선보여 2관왕을 차지했다. FIT를 졸업한 이원기씨는 3.1 필립 림, 존 바바토스를 거쳐 지금 래그&본(rage & bone)의 패턴 메이커로 활동 중이다. 


남성 스커트 유행을 기대하며, 2011년 3월 이원기씨와의 인터뷰를 회고한다. 


<다음 기사는 뉴욕중앙일보 2011. 3. 9일자를 보완한 것입니다.>




"남성들이여, 스커트를 입어라!"


제 12회 퓨전패션쇼 2관왕 수상 이원기(Wonki Lee)씨 

군대서 인터넷으로 패션 독학, 뮤지엄서 영감 얻어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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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2011 퓨전패션쇼에서 선보인 재킷, 킬트와 레깅스 룩.



지난해 2월 뉴욕패션주간을 앞두고 영국 패션계의 스타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이 자살했다. 지난 주엔 크리스천 디오르의 수석디자이너로 15년간 영예를 누려온 존 갈리아노가 해고됐다. 그가 반유대인(“I Love Hitler”)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실험적인 유럽의 패션계가 휘청거리는 즈음, 뉴욕의 패션 라이벌 F.I.T.와 파슨스의 학생 디자이너들이 지난 6일 파슨스 미드타운캠퍼스에서 ‘퓨전 패션쇼(Fusion Fashion Show)’를 열었다. 제 12회 퓨전패션쇼에 참가한 학교 대표 30명 중 한인이 8명에 달했다. 이들은 각각 5벌씩 창의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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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퓨전 패션쇼에서 디자이너 이원기씨와 그의 컬렉션에 참가한 모델들.



이중 FIT에 재학 중인 이원기(25·사진)씨가 FIT의 ‘최우수 디자이너상(Best Designer)’과 ‘디자이너들이 뽑은 디자이너상(Designer's Designer)’을 석권했다.  이원기씨는 FIT에서 최우수 디자이너상을 수상한 제 1호 한인이자 퓨전패션쇼 12년 사상 최초로 두 상을 석권했다. 파슨스에선 2009년 이은솔씨가 최우수 디자이너상을 받은 바 있다.


올 퓨전패션 쇼엔 예년보다 대담하고 창의적인 컬렉션이 돋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복이 존 갈리아노의 컬렉션을 연상시켰다. 반면, 남성복 디자이너 이원기씨가 선보인 스커트와 수공 직물은 심사위원과 동료 학생들의 점수를 얻기에 충분했다. 놀라운 것은 이씨가 군대에서 패션을 독학했고, 이제 뉴욕에 발을 디딘 지 겨우 1년 6개월의 새내기 유학생이라는 점이다. 



이원기-300.jpg 이원기씨


-두 개의 상을 거머쥔 소감은.

“믿어지지 않았다. 나에게 가장 행복한 날이었던 것 같다. 1년 6개월이 내겐 무척 짧았지만, 배운 것도 깨달은 것도 많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욱 노력하라는 뜻에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컬렉션의 특징은.

“입고 싶고, 입을 수 있는 컬렉션이다. 아이디어를 찾아 뮤지엄을 다니다가 ‘산업미술(industrial art)’을 테마로 했다. 나무, 금속, 또는 유리로 만든 예술 작품을 생각하며, 기하학적인 산업미술의 디자인을 남성복에 접목했다. 동시에 남성복에서 가장 중요한 피트와 프로포션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짧은 재킷, 내로우 크랍 팬츠(*통이 좁고 발목까지 오는 바지)는 50∼60년대 아메리칸 수트 스타일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테일이다. 평소에도 이런 패션을 즐겨 입는다. 남성복은 여성복과 달리 작은 디테일이 그 룩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 작은 부분까지 완벽하게 만들려고 했다. 이런 디테일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한 것 같다.”


-왜 남성 스커트인가.

“16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남성들이 즐겨 입던 무릎 길이의 치마, 킬트(kilt)에서 영감을 얻었다. 아시아에서도 예전에 남자들이 치마를 예복으로 입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치마가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킬트는 일본을 비롯, 뉴욕과 유럽에서 점차 남성들의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뉴욕패션위크의 2011 추동 컬렉션에서도 몇몇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킬트를 선보였다. 나의 컬렉션에서 하의의 경우 무릎 길이의 면 소재 킬트와 발목까지 떨어지는 레깅스, 그리고 멋스러운 구두로 스타일링했다.”



0000001-richard-chai.jpg 리처드 채(Richard Chai)의 2015 SS 컬렉션 Photo: Sanghun Park



-남성복 시장이 어떻게 될까.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하이패션은 그 중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버버리 프로섬의 크리스토퍼 베일리, 랑방의 알버 엘바즈. 자신의 스타일을 자신있게 밀고 나가고, 그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는 디자이너는 흔치 않은 것 같다.”


-왜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나.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땐 신발을 너무 좋아해 신발을 수집했으며, 내 옷을 수선하면서 직접 옷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보고 싶었다.”


-유학 준비는 어떻게.

“대학에 1년 다니다 입대해 보급병으로 복무했다. 자유 시간이면 인터넷으로 컬렉션을 리서치하면서 패션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휴가 나올 때마다 인터넷에서만 봤던 옷을 매장에 가서 입어봤다. 제대 후엔 영어 공부에 집중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 학원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짧은 시간 안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디자인을 그릴 수 있게 됐고, 간단한 옷의 패턴도 볼 줄 알게 됐다.”


-계획은.

“현재 토미힐피거 남성복 디자인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 FIT 남성복 프로그램이 끝나는 다음 학기부터는 프로덕션 매니지먼트를 공부할 예정이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패션 비즈니스를 심층적으로 배울 것이다. 또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나만의 스타일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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