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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요리: 해외편 II
  


버로우 마켓의 빠예야, 캠던 마켓의 패스티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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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브리지 인근 버로우 마켓의 빠예야 가판대. Photo: Tony Yoo



지난 번 소개한 세인트 존(St. John)의 요리와 함께 런던에서 기억에 남는 음식 중 하나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이다. 

대부분의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런던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때문에 국적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음식이 존재한다. 세계 어디를 가나 개성 있는 길거리 음식들이 존재하는데, 이제 길거리 음식은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때로는 그 나라의 음식 문화를 대변하기도 한다. 길거리 음식은 말 그대로 길거리에서 먹는 음식을 말한다. 대부분은 페스트 푸드나 정크 푸드가 주류를 차지했었는데, 요즘 들어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때문에 길거리 음식들의 질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필자가 런던에서 살 때 아침 시간이나 일이 없는 휴일에는 템즈 강변을 따라 산책이나 조깅을 자주 했었는데, 강변을 따라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이 있어 행인들의 발 걸음을 잡는다. 특히나 저마다 개성을 살려서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낸 독특한 길거리 푸드 트럭들이 시선을 끈다. 종종 오래된 걸 좋아하는 영국인들답게 클래식한 트럭들을 보는 재미도 좋다. 


대부분의 푸드 트럭은 주로 아이스크림이나 커피가 차지하고, 핫도그나 바베큐, 요즘에는 멕시코 요리인 타코를 판매하는 트럭이 부쩍 늘었다. 물론 런던의 유명한 피쉬 앤 칩스(fish and chips)를 판매하는 곳도 많다. 



런던-borough market.jpg 버로우 마켓



런던에서 제대로 된 길거리 음식을 즐기려면 재래시장들을 찾아 다녀야 한다. 런던 전역에만 곳곳에 150여 곳이 넘는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런던 브리지 옆에 위치한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이다.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인 버로우 마켓은 매주 금,토요일에 장이 서는데, 먹거리도 많고, 다양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어서 자주 다니던 곳이다.


길거리 음식이지만 좋은 재료를 쓰고 맛있다. 마켓의 초입에 커다란 팬에 스페인의 전통 음식인 빠예야를 판매하는 집이 있는데 언제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맛집 중 하나이다. 그 밖에 초코 브라우니와 블루베리, 스트로베리, 라즈베리 등을 말린 별미도 이 시장의 인기 메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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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 음식. 생선 튀김과 감자 튀김, Fish & Chips(왼쪽)와 스페인 대표 요리 빠예야도 재래시장에 나온다. Photo: Tony Yoo



또, 하나의 시장인 캠던 마켓(Camden Market)은 길거리 음식의 집합소이다. 매주 1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녀간다고 하는데, 언제 가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너무 많은 음식 종류가 있어서 무얼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게 만드는 곳이다. 요즘 들어서는 한국음식을 판매하는 푸드 트럭도 많아지고 있는데, 김밥 재료를 펼쳐놓고 즉석에서 싸주는 김밥 집과, 불고기를 판매하는 집도 생겨났다. 


다양한 음식의 종류만큼이나 독특한 먹거리도 많이 있는데, 캥거루 고기로 만든 캥거루 버거, 순록, 타조 고기도 길거리에서 맛볼 수 있다. 한국의 휴게소 단골 메뉴인 알감자 구이도 볼 수 가 있고, 우리의 젓갈처럼 각기 종류가 다른 올리브나 채소류를 절여서 판매하는 집도 있다.



런던-pasty.jpg 고기나 야채를 넣은 만두 '패스티'.



또한, 영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인 패스티(pasty)도 맛 볼만 하다. 영국 콘월(Cornwall) 지방 주석광산의 광부들이 일할 때 복잡하게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싸가지고 다니던 음식이다. 고기나 채소들로 속을 채워 만두 형태로 굽는 파이인데, 고기를 꽉꽉 채워서 파이를 구우면 잘 식지 않고 오랫동안 따뜻해서 식사로 많이 먹었다고 한다.


패스티는 오스트리아, 미국, 남미(엠파나다)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달하였는데, 광부들이 일감을 찾아 세계를 이동하면서 퍼트렸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미시간주에서는 매년 패스티 축제(PastyFest)를 열기도 한다. 패스티는 특이하게 파이 반죽에 돼지 기름이나 소 기름을 넣는데, 광부들이 일할 때 먼지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먼지를 씻겨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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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y Yoo 유현수 

​주영한국대사관 총괄셰프​​ (London, UK)

Executive Chef of Embassy of the Republic of Korea​​ (London, UK)

한국 슬로푸드협회 정책위원​

D6 (전)총괄셰프(Contemporary Local Korean Cuisine)

Executive Chef of Restaurant D6 (Seoul, Korea)

Aqua Restaurant (Michelin Guide Two Stars) (San Francisco, California​)


http://www.cheftonyy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