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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은총의 교실
2017.02.08 13:44

(246) 허병렬: 둘이 하나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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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의 교실 (20) 수수께끼 

둘이 하나 되는 것


miss_Korea_first_birthday_party_dol_doljanchi_dolsang_best_korean_bbq_restaurant_nyc_sb_groupe_1123 (2).jpg Photo: 그리운 missKOREA barbeque 돌잔치


수수께끼 하나. 둘이 하나인 것은 무엇일까? 젓가락 한 벌, 신 한 켤레, 장갑 한 벌, 양말과 버선 한 켤레 등등이다. 이 수수께끼의 참 뜻은 무엇인가?’ 둘이 하나씩 따로 있지만, 꼭 둘이 힘을 합해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생각해보자. 손뼉 치기, 다듬이질할 때의 방망이, 듀엣의 짝, 벼루와 먹 등이 언뜻 생각난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것을 가끔 잊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 사람들 중에 70세가 넘은 사람들은 소위 어렸을 때 일제시대에 겪은 일들과 북한을 자유로 오가던 일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 살던 필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신의주와 평양으로 수학여행을 했다. 압록강 철교를 걸어서 건너가 지금의 단동에서 마차를 탄 사진이 있다. 신의주에서는 제재소 안에 떠있는 뗏목을 쓰기 좋은 목재로 만드는 과정을 재미있게 보았다.


평양은 큰 도시였다. 을밀대에 올라가 대동강 물줄기를 보던 생각도 뚜렷하다. 또 여학교 시절에는 일요일에 개성 호스돈학교에 가서 테니스시합을 응원하고 서울로 되돌아 왔다. 그런데 현재는 어떠한가. 멀고 먼 두 나라가 되어 버렸고, 제각기 다른 길을 가고 있다.



miss_Korea_first_birthday_party_dol_doljanchi_dolsang_best_korean_bbq_restaurant_nyc_sb_groupe_1119 (2).jpg Photo: 그리운 missKOREA barbeque 돌잔치


2012년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 감독이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합동 연주를 지휘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지긋지긋한 무더위 속에서 한줄기 소나기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정 감독은 “남북이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아리랑을 선곡했다”고 말했다. ‘


한반도 38도선 분할 통치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의 합의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6.25 한국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을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라고 체념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독일은 통일의 염원이 강했고 통일 후에는 인내심으로 갈등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결국은 우리만이 분단국으로 남게 되었으며, 우리만이 아는 고통을 겪고 있다.


분단 상태가 너무 길어짐에 따라, 한 나라로 같이 살던 체험이 전연 없는 세대들이 ‘통일’의 의미를 또렷하게 인식하지 못할까봐 염려된다. 정말 ‘둘이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은 한민족의 통일이다. 그 때가 되면 더 힘 있는 나라로서 더 활발하게 세계에 공헌할 것이다.


다시 수수께끼로 돌아간다. 둘이 하나가 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첫째, 힘이 강해진다. 둘이 뭉친 하나는 두 배의 국가의식을 가지게 된다. 둘째, 온 국민의 자부심이 커진다. 셋째, 경제력이 강화된다. 제조업과 수출 수입량이 증가된다. 넷째, 국제 신용도가 높아진다. 다섯째, 국민의 행복감이 향상 된다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통일은 한국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과연 그 열쇠는 누가 가지고 있나? 하나가 되려는 한국민의 염원의 강력함과 끈질김이 그것이다. 그러니 우리 자신이 바로 그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허병렬100.jpg 허병렬 (Grace B. Huh, 許昞烈)/뉴욕한국학교 이사장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성여자사범학교 본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0년 조지 피바디 티처스칼리지(테네시주)에서 학사, 1969년 뱅크스트릿 에듀케이션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받음.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1967년부터 뉴욕한인교회 한글학교 교사, 컬럼비아대 한국어과 강사, 퀸즈칼리지(CUNY) 한국어과 강사,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한국학교 교장직을 맡았다. '한인교육연구' (재미한인학교협의회 발행) 편집인, 어린이 뮤지컬 '흥부와 놀부'(1981) '심청 뉴욕에 오다'(1998) '나무꾼과 선녀'(2005) 제작, 극본, 연출로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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