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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4) 이영주: 세비야의 랜드마크들 [이영주/뉴욕 촌뜨기의 일기]
  • sukie
    May 07, 2016
  • 뉴욕 촌뜨기의 일기 (35) 스페인 세비아 여행기-3


    세비야(Seville)의 랜드마크들



    글: 이영주/사진: 이명선



    IMG_2675.JPG 대성당 오렌지밭


    비야 소개가 늦었습니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다음으로 스페인에서 4번째 큰 도시인 세비야(스페인어: Sevilla, 영어: Seville)는 인구가 약 70만 명입니다. 스페인의 남서부, 과달키비르 강이 심장에 흐르는 세비야는 세비야 주의 주도(州都)이자 안달루시아 지방의 예술, 문화, 금융의 중심 도시이기도 합니다. 고대 로마 시대의 속국이었다가 712년, 무어인들의 지배를 받아 500년 동안 이슬람 문화가 꽃피었던 세비야는 1248년, 스페인 왕국이 통일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가 1649년, 흑사병의 창궐로 인구의 반을 잃는 대참사를 겪었습니다. 다시금 인구를 회복한 것이 1800년대, 그리고 19세기와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스페인 산업화의 중심지로 재도약 했습니다.


    우리에게 세비야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카르멘’, ‘돈죠바니’로 친숙한 이름이지요. 훌라멩고의 본고장이기도 하고, 론도와 함께 현대적 의미의 투우가 시작된 곳이기도 합니다. 세비야의 가장 큰 볼거리는 세비야 대성당과, 알카자르, 메트로폴 파라솔(Espacio Metropol Parasol)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세비야의 랜드마크인 대성당은 로마의 베드로 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사원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큰 성당입니다. 세비야 대성당엔 콜럼버스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데, 그 이유는 콜럼버스가 이사벨라 여왕의 후원으로 신대륙 탐험을 떠난 곳이 바로 세비야인 까닭입니다. 성당에 들어서면 스페인 4대 왕국인 카스티야, 그라나다, 나바라, 아라곤의 국왕 넷이서 메고 있는 청동관에 콜럼버스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탐험을 지지한 카스티야, 그라나다 왕은 앞에서 고개를 들고 있고, 반대했던 나바라, 아라곤의 왕은 뒤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_talkm_oWoGu5Ytxu_tvJ5Wp1ykDNc3rXA9SLK50_i_18uurwgpqc4q.jpg 밤의 히랄다탑. 초생달이 수줍게 웃고 있다.


    12세기에 지어진 이슬람 사원을 1402년부터 100여 년 동안에 걸쳐 재건축한 대성당은 그래서 이슬람 건축과 고딕, 르네상스 양식이 두루 섞여 있습니다. 성당 안이 너무 커서 들어가면 정신이 다 산만해질 정도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주 제단입니다. 황금으로 칠해진 거대한 제단엔 성경에 등장하는 1천 여명의 인물이 모두 조각되어 있어서 놀랍고, 그 가운데 성모 마리아 품에 안긴 예수상은 신대륙에서 가져온 1.5톤의 금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당시 스페인의 국력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당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히랄다 탑’입니다. 이슬람사원의 모스크 첨탑을 16세기에 기독교인들이 플라테스코 양식의 종탑으로 바꾼 히랄다 탑 위에 오르면 세비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입니다. 30층 높이라는데, 왕이 말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이 아니라 경사면으로 만들어진 게 특징입니다. 굽이마다엔 창문이 있어서 높이에 따라 세비야 시내의 얼굴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IMG_2638.JPG 파라솔



    비야의 옛 산업인 직물공업에 착안해 벌집모양 목재 건물로 제작된 파라솔은 건설 당시엔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혹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세비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격상되었다고는 하나 고풍스런 분위기의 구시가지에 뎅그러니 서 있는 모습은 역시 생경스럽습니다. 우리들은 입구를 찾다가 힘들어서 포기했습니다. 주변 건물들이 너무 가까이 서있어서 그나마 건축미가 폄하되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알카자르(Real Alcazar de Sevilla)는 콜럼버스가 신대륙 탐험을 떠나기 위해 스페인 왕을 알현하고 도움을 청했던 궁이기도 합니다. 이슬람 요새가 있던 자리에 페드로 1세가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장인들을 불러다 같은 모양으로 지었다는데, 이슬람 문화의 꽃인 섬세하고 화려한 문양의 타일들로 건축되어 그 미려함이 대단합니다. 페드로 1세는 폭정으로 악명 높은 왕인데, 혹시 자기 현시욕으로 멋진 궁전을 탐한 것 아니었을까, 혼자 상상해 보았습니다. 궁에서 가장 화려한 방은 ‘대사의 방’이라고 국왕이 외국 사신들을 접견하던 방입니다. 벽 장식은 물론 천정의 문양이 화려함의 극치입니다. 사절들이 왕을 만나기 전에 우선 기를 죽이는 한 방편이었다고 하니 예술까지도 집어삼키는 권력의 힘을 뭐라고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_talkm_oWoUQ14jZK_QddsksG42SD3f1UHPzQO6K_i_h6c9dd37jr3p1.jpg 알카자르의 화려한 천정



    카자르의 또 하나의 특징은 크기가 다양한 수많은 정원들로 이루어진 끝없이 넓은 정원입니다. 너무 넓어서 정원을 다 돌아볼 수 없었습니다. 정원마다 다른 꽃을 심어 꽃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특히 군자란 밭(?)을 보면서 멜리사가 “군자란이 피면 얼마나 예쁠까? 정말 예쁘겠지요?”, 하면서 마치 꽃이 피기라도 한 듯 상상만으로도 황홀해 했습니다.   


    오렌지 나무 얘기도 뺴놓을 수 없습니다. 세비야는 오렌지가 주생산물인 만큼 어떤 길은 오렌지 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곳도 있지만, 아무튼 어딜 가나 오렌지 나무가 지천입니다. 대성당에도 오렌지 정원이 있고, 집 앞에도, 공원에도 제 주먹보다 더 큰 오렌지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서 걸으면 코로 오렌지 향이 흘러 들어와 기분까지 향기로워집니다. 그 많은 오렌지들이 따가는 사람 없이 나무에 달려 있고, 땅에도 떨어져 있는 풍경이 제겐 퍽 신기했습니다. 청계천에서 사는 물고기를 밤에 낚시로 잡아 요리해 먹는다는 서울에서의 얘기가 생각나서 ‘만일 이 나무들이 한국에 있어도 이렇게 무사했을까?“, 하고 고약한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_talkm_oWoURmmTGY_vAjZk560UZjh4IWzrycup1_i_qggmdenk3pnm.jpg 알카사르 정원


    더운 한낮에 정원을 돌면서 피곤해진 다리를 쉬기 위해 정원 안의 유명한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클라라(*clara con limón, 레몬 소다를 넣은 맥주)를 마셨는데 한 잔에 2.5 유로 입니다. 보통은 식당에서도 클라라는 한 잔에 1.20 유로 입니다. 안내 책자엔 여기서 아침을 먹으라고 권하던데, 살펴보니 입장료 내고 들어와서 아침 식사를 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사실은 월요일 오후 3시에 가면 입장료가 없다고 해서 뙤약볕 아래서 오랫동안 줄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억울하게도 입장료가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아마 카페의 클라라 값이 더 불만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하하.

     

    세비야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이영주000new100.jpg 

    이영주/수필가 강원도 철원 생. 중앙대 신문학과 졸업 후 충청일보 정치부 기자와 도서출판 학창사 대표를 지냈다. 1981년 미국으로 이주 1990년 '한국수필'을 통해 등단한 후 수필집 '엄마의 요술주머니' '이제는 우리가 엄마를 키울게' '내 인생의 삼중주'를 냈다. 줄리아드 음대 출신 클래식 앙상블 '안 트리오(Ahn Trio)'를 키워낸 장한 어머니이기도 하다. 현재 '에세이스트 미국동부지회' 회장이며 뉴욕 중앙일보에 '뉴욕의 맛과 멋' 칼럼을 연재 중이다. '허드슨 문화클럽' 대표로, 뉴저지에서 '수필교실'과 '북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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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선 Melissa Lee/freelancer RISD(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대학원 미술교육학 전공, 사진 부전공. 항상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과 사진을 찍으면서 무심코 지날 수 있는 사물과 풍경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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