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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3 01:04

초현실주의 햇 디자이너, 스티븐 존스 컬렉션 250

su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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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서의 모자' 구경하세요

재클린 케네디는 공식 석상에 늘 모자 차림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편 JFK 사망 후 퍼스트레이디직을 떠나면서 재클린은 모자를 영영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사실 모자를 무지무지 싫어했기 때문이다. 머리가 망가지는 것도, 얼굴이 가려지는 것도 원치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 부인이라는 지위 때문에 종종 모자를 써야했다. 싫은 모자를 억지로 써야해서 늘 그녀의 모자는 옆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드디어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와 재혼 후엔 모자와 결별하고, 대신 스카프를 두르고 다녔다.

모자는 패셔니스타들의 애용품이지만, 지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모자는 또한 예술(Art)이다. 센트럴파크웨스트 86스트릿의 바드대학원센터(Bard Graduate Center)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모자: 스티븐 존스의 소장품(Hats: An Anthology by Stephen Jones)'전은 예술로서의 모자를 탐닉할 수 있는 전시회다.

바드대학원센터의 갤러리 입구. 몇 년 전 한국의 보자기 작가 이정희씨가 특강을 열었던 곳이다. 스티븐 존스 컬렉션 전시는 3층까지 계속된다.

런던의 빅토리아&알버트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시작되어 뉴욕에 온 이 전시는 20-21세기 최고의 여성모자 디자이너(milliner)로 꼽히는 스티븐 존스 자신의 작품과 그의 소장 모자 250점을 소개한다. 지난 해 9월 15일 시작된 이 전시는 4월 15일까지 볼 수 있다. 한가로운 봄 날 센트럴파크 산책을 겸한 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스티븐 존스는 세계 정상의 모자 디자이너다. 상상을 초월하는 창의성과 테크닉으로 ‘초현실주의 모자 디자이너’로 불리우는 존스는 존 갈리아노, 크리스찬 디오르, 꼼므 드 가르송, 비비안 웨스트우트의 패션쇼용 모자를 디자인했으며,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보이 조지, 믹 재거 등 유명인사들의 모자도 만들었다. 그의 작품은 루브르뮤지엄, 빅토리아&알버트뮤지엄, FIT뮤지엄 등지의 소장품이 됐다. 2010년엔 찰스 황태자로부터 대영제국훈장(OBE)까지 받았다.

20-21세기 최고의 여성모자 디자이너(Milliner)로 스티븐 존스의 컬렉션.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에서 온 특별전이다.

Photo: Bard Graduate Center

1•2•3층의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 전시엔 12세기 이집트의 페즈(fez), 일본 사무라이 모자, 1950년대 발렌시아가 모자, 그리고 뉴욕의 한인 디자이너 유지니아 김의 모자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다.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썼던 가발, 팝스타 마돈나, 영화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 브래드 핏, 사라 제시카 파커, 카이라 나이틀리 등 유명인사들이 썼던 모자도 있다.

야구왕 베이브 루스의 야구모자, 에스터 로더의 터반, 배우 캔디스 버겐과 소설가 트루만 카포테가 썼던 할스턴 모자,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취임식에 썼던 톱 햇(top hat)도 볼 수 있다. 모자를 만들던 아틀리에와 재클린 케네디가 뉴욕 버그도프 굿만 백화점의 모자 판매원에게 보낸 편지도 전시 중이다. 편지 안에 모자 그림도 그려져 있다. www.stephenjonesmillinery.com

▶전시일정: 4월 15일까지 ▶바드대학원센터 갤러리: 18 West 86th St. 212-501-3079, www.bgc.bard.edu. ▶가이드 투어: 화요일-금요일, 예약 212-501-3013, tours@bgc.bard.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