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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Different Ways of Seeing

Metropolitan Museum, The Artist Project 100: PART I & II


나를 움직인 이 한편의 미술품 추천 비디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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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미술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

특히 메트로폴리탄뮤지엄처럼 방대한 컬렉션을 보유한 미술관은 관광객처럼 주마간산으로 눈도장 찍고 다니기에 바쁘다.

그래도 뉴욕에 살면서 늘 미술관을 방문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여유롭게 좋아하는 작가나 특별전을 찾아 골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술품을 단순히 보기(see)보다 이해하고, 읽기(read)를 원한다면, 가이드 투어나 오디오 가이드 혹은 카탈로그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 꼭 뮤지엄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컴퓨터로 책상에서, 스마트폰으로 손바닥 안에서 명작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 뮤지엄 APP을 활용하면 금상첨화다.


여기에 지난 3월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이 론칭한 '아티스트 프로젝트 100(The Artist Project 100)'는 특별 보너스. 미술품 감상에 흥미롭고, 유용한 비디오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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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프로젝트는 메트가 100인의 미술가들을 초대해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메트뮤지엄 소장작품을 2-3분 내외로 해설하는 비디오를소개하고 있다.  3월 25일 1부 20명, 6월 22일 2부에 한인 작가 이일씨와 마리코 모리 등 20인의 비디오가 공개됐다. 


미술가들은 미술학자나 비평가, 뮤지엄 가이드들과는 달리 작가로서 특별한 시각으로 미술품을 읽고, 내재화한다. 그들을 움직인 작품은 이집트 유물 파편에서 콩고의 조각상, 르네상스 회화, 필립 거스통의 회화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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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소통이다. 소재나 기교보다도 무언가 작가의 의도를 캡쳐했을 때, 혹은 작가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나만의 코드로 읽혔을 때 그 황홀감에 취할 수 있할 수 있게 해준다. PART 3, 4, 5가 기다려진다.


이제까지 소개된 40인 작가들의 비디오 중 특별히 흥미로운 비디오 7가지를 골라봤다.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




My Favorite MET Artists Project 100 Videos 



#1 로나 폰딕(RONA PONDICK/조각가) 

이집트 조각 파편 Egyptian sculpture fragments@갤러리 #121


이집트 유물 파편이 촉발하는 상상력


로나폰딕0.jpg *비디오 캡쳐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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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유물 소장 규모가 세계 톱 클래스인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이집트 갤러리를 방문하면,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거대한 조각과 미이라, 덴더 사원(Temple of Dendur)를 찾을 것이다. 그러나, 조각가 로나 폰딕씨는 유물로서 가치가 적을 듯한 파편화한 이집트 유물에 더 끌린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잘려져서 안보이는 부분, 사라진 부분의 그 여백은 작가의 상상력을 촉발시키기 때문이다. 이처럼 파편을 전시한 벽은 마치 어우러져서 춤이라도 추는 것 같다. 론다 폰딕씨는 이 파편 유물 갤러리를 파워풀하고, 시적이며, 아름답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영화에서는 클로즈업의 매혹이 아닐까? 다음부터 메트 이집트 갤러리에 가면, 파편 유물을 찾아봐야겠다.

*비디오 보기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2/rona-pondick



#2 팻 스티어(PAT STEIR/화가) 

콩고 수호신상(Kongo Power Figure@갤러리 #350


"못은 고통(pain)이 아니라 파워(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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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팻 스티어씨는 늘 메트에 가면, 아프리카 갤러리에서 수많은 못에 박힌 콩고 파워피겨를 본다고 했다. 어느날 안보고 갔더니, 발을 다쳤다고. 스티어씨는 못을 '고통' 대신 '힘'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나라 마을에 있던 천하지대장군 같은 지킴이나 수호신상이 떠오른다. 


나도 뉴욕에 온 초기 아프리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미술관을 찾았었다. 그런데, 9.11 이후 이 콩고 수호신이 스티어씨와는 반대로 고통으로 느껴진 것은 WTC 타워의 아티스트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다 세상을 떠난 조각가 마이클 리처즈(Michael Richards)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리처즈는 수많은 미니 비행기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조각 '세인트 세바스찬(St. Sebastian)'을 작업하고 있었고, 그 운명을 예감이라도 한듯 항공 테러로 사망했다. 



michaelrichards.jpg 마이클 리처즈


나와 친구는 9.11 6개월쯤 전 뉴스쿨의 드로잉&페인팅 클래스를 들으면서 센트럴파크, 메트뮤지엄에 이어 WTC 빌딩의 그가 작업하던 대형 스튜디오에서 창문을 통해 보이는 브루클린브리지 수채화를 그린 적이 있다. 당시 뉴욕의 몇몇 작가들은 로어맨해튼문화위원회(Lower Manhattan Cultural Council)가 제공했던 WTC 타워1의 92층 대평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다. 우리 강사 올리브가 학생들을 특별히 데려가 페인팅 수업을 진행했다.


마이클 리처즈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뉴욕대를 졸업한 흑인 조각가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백인들의 흑인 총격 사건을 연상하면 몸에 박히는 못들은 총격이겠지만, 팻 스티어씨의 해석대로 힘으로 승화해야할 것 같다.


*비디오 보기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2/pat-steir



#3 데보라 카스(DEBORAH KASS/화가)

아테네 도자기 Athenian vases@갤러리 #157   


항아리 속의 파티족을 그저 즐겨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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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뮤지엄에서 그리스 로마 갤러리 가이드 투어에 참가해봤지만 그리스 항아리에 대한 설명은 흡족하지 못했다.

그리스 자기에 대해서 학자들은 검은 바탕 붉은 그림, 붉은 바탕에 검은 그림을 분류해서 적회식/흑회식으로 나누어 정의하는데 바쁘다. 


*항아리, 고고학자와 아트딜러


화가 데보라 카스씨는 그저 그리스 도자실을 배회하면서 그림을 본다. 지금으로 말하면, 난삽한 파티를 묘사한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이 항아리들이 와인을 담는 용기였던 것이다. 그리스인들은 와인에 물을 섞어 마셨다. 

카스씨는 그중 벌거벗은 남자들의 성기가 작다는 것에 주목한다. 고대 그리스에선 그것이 스타일이었는가 보다면서.


최근 브루클린에서 작은 고추(samll penis) 콘테스트도 열렸는데, 상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카스씨는 뮤지엄에서 이즘을 버리고, 자유롭게 상상하고 즐길 것, 유머를 보탤 것을 강조하는 듯 하다.


*비디오 보기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1/deborah-kass



#4 이일(IL LEE/화가)

렘브란트 초상화 Rembrandt van Rijn's portraits@갤러리 #637


백그라운드의 심연과 인물의 광채  


*이일(Il Lee)씨 볼펜추상화 '무제 303'(Untitled 303) 메트로폴리탄뮤지엄 영구 소장 (2016. 1.19)

http://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3391017&mid=CulBeat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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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추상화가 이일씨는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첫 한인 미술가다. 프로젝트엔 중국계 수 빙과 일본계 마리코 모리도 초대됐다.

이일씨는 1977년 뉴욕으로 이주한 다음 날 메트뮤지엄을 방문해 생애 처음 걸작들을 직접 본 체험을 고백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방은 렘브란트 갤러리다. 뮤지엄의 수많은 인물화 중에서도 렘브란트에 끌리는 이유는 그 유명한 조명(*렘브란트 라이트)보다도 인물의 배경이다. 어둡고, 깊고, 고요한 배경을 창조하기 위해 렘브란트는 어떤 컬러로 어떤 붓질을 했을까? 이일씨가 볼펜으로 그리는 화가라는 점을 상기할 때 그의 면이 보통의 작업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동양화의 여백은 연상시키는 렘브란트의 백그라운드. 그후에 인물에서 품어내는 빛, 그것이 렘브란트 인물화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이일씨의 볼펜추상화 일기: 볼펜으로 담은 우주관. 선과 면과 여백의 삼중주


*비디오 보기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2/il-lee



#5 로즈 채스트(ROZ CHAST/풍자 만화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 Italian Renaissance painting@갤러리 #603   


성서 주제보다 일상의 배경이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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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이지 않은 나에게 르네상스 미술은 늘 어려웠다. 그나마 그림 보는 법을 가르쳐준 이는 웬디 수녀님의 비디오였다.

마치 탐정처럼, 퍼즐에서 단서를 뽑아내듯이 웬디 수녀님의 미술 감상법은 흥미진진했다.


'뉴요커' 잡지의 카툰작가인 로즈 채스트는 이일씨처럼 백그라운드에 더 흥미를 느낀다고 밝힌다. 성화의 주제보다는 배경에 있는 일상의 묘사에 더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위의 그림에서는 위용있는 건축물 중앙에 아기 목욕시키는 여인들, 앞에는 임신부와 대화하는 여인들, 뒤에는 스파에서 마사지를 하는듯한 여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어떤 르네상스 그림에는 UFO같은 물체도 등장한다. 


이런 그림들은 마치 서랍을 여는 것 같아서 주제인 성경 이야기 외에 당대의 일상을 훔쳐보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은 관람자의 몫이다. 


*비디오 보기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2/roz-chast



#6 존 발디싸리JOHN BALDESSARI(개념미술가)

필립 거스톤의  Philip Guston's Stationary Figure@갤러리 #915   


죽음을 유머로 성찰하는 화가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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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거스톤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나는 거스톤의 작품을 이해할 수 없었다. 소년기에 아버지가 목매 자살한 상처 때문인지 붉은 색의 캔버스엔 죽음이 도사려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내 마음을 클릭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화가 존 발다싸리씨의 해설이 마침내 거스톤의 그림을 이해하는 열쇠를 던져주었다. 발다씨리는 거스톤이 일부러 서투른 척하게 그렸지만, 붓질은 무척 정교하다고 짚어낸다. 그리고, 침대에 누운 인물이 구름 모양 담배 연기를 피우면서 시계와 전등을 통해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웃기는 것인지를 포착했다고 해설한다.


존 발다싸리씨는 미술작품은 아름다울 필요가 없으며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단순하게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그림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엔 작가에겐 용기가 필요하며, 관람객에겐 지성이 필요하다.


*비디오 보기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1/john-baldessari



#7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s Odalisque in Grisaille@#갤러리 801


순수한 이미지의 초현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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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럼 정교하게 그리는 초상화의 대가 앵그르. 그가 그린 그랑 오달리스크(매춘부, 1814)은 루브르에서 봤다. 메트가 소장한 회색의 오달리스크는 1824-34에 그린 작품으로 알려졌는데, 왜 앵그르가 미완성인듯한 모노크롬의 오달리스크를 그렸을까는 불확실하다.


시카고의 화가 케리 제임스 마샬씨는 이 오달리스크가 초현대적이라고 해설한다. 이유는 이미지 자체가 순수하기 때문이라는 것. 정교한 라인, 리드미컬한 구도. 마샬씨 역시 백그라운드에 주목했다. 검은 배경에 커튼. 그 추상적인 면이 스타일라이즈된 누드화를 더욱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디오 보기 http://artistproject.metmuseum.org/2/kerry-james-mar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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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시간: 일-목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금-토 오전 10시-오후 9시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5월 첫 월요일(*메트 갈라) 휴관.

▶입장료: 성인($25), 65세 이상($17), 학생($12). *추천 기부금제(suggested donation). 1000 5th Ave. 82nd St. 212-535-7710www.met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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