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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10 Best Museum Shows of 2014 <2> 


2014 기억해야할 뉴욕 뮤지엄 특별전 10



6. 뉴욕의 엘 그레코(El Greco in New York)

2014. 11. 4-2015. 2. 1@메트로폴리탄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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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피카소가 다 해버렸어!"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화가로 꼽히는 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 잭슨 폴락은 생전에 라고 말했다고 한다. 영화 '폴락(Pollock)' 서두에서 폴락으로 분한 에드 해리스가 술에 취해 하는 말이다. 20세기 세계 최고의 화가 피카소는 누구의 영향을 받았을까? '근대 회화의 아버지' 세잔이 가장 영향을 준 화가였을 것이다. 


장학퀴즈

Q: 세잔, 피카소와 폴락이 공통적으로 숭배했던 화가는? 

A: 16세기 스페인 화가 엘 그레코다. 물론 그는 그리스 출신이지만.


엘 그레코(본명 Domenikos Theotokopoulos, 1541–1614)의 사망 400주년을 맞아 메트에서 열리고 있는 미니 회고전 '뉴욕의 엘 그레코(El Greco in New York)'는 메트와 미히스패닉소사이어티(Hispanic Society of America)에서 대여해온 6점 등 16점이 소개된다. 작은 전시이지만, 세잔, 피카소, 폴락이 숭배했던 엘 그레코의 독특한 추상화 스타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태어나 베니스, 로마, 마드리드를 거쳐 톨레도에 정착한 이방인 엘 그레코는 아마도 아웃사이더로서 남과 다르게 보는 것에 익숙해 있었을 것이다. 그가 사실주의풍의 디테일에 집착하지 않고, 과장된 인물, 음산한 풍경과 종교화 등 관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정체성과 무관하지 않은듯 하다. 


이점이 이민자인 우리들에게 더욱 영감을 주고 있다. 한인 예술가들의 창 밖의 시각이 더욱 더 비관습적이며, 오리지널한 예술을 창작시키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 오래 전 엘 그레코가 여생을 보낸 톨레도에서 중세의 풍경과 그의 걸작들을 접할 수 있었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엘 그레코 사망 400주기 미니 회고전 



7. 장 바티스트 카르포의 열정 (The Passions of Jean-Baptiste Carpeaux)

2014. 3. 10-5. 26@메트로폴리탄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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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르네상스 조각가 미켈란젤로와 19세기 근대 조각가 로댕이라는 두 거장 사이에 덜 알려진 조각가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장 바티스트 카르포(Jean-Baptiste Carpeaux, 1827-1875). 


카르포의 걸작 '우골리노와 그의 아들'을 소장한 메트뮤지엄이 올 봄 카르포의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열었다. 40년래 미국에서 처음 열리는 카르포전은 파리 루브르박물관과 오르세뮤지엄을 비롯 발랑시엔느미술관, 프티 팔레, LA 게티뮤지엄과 개인 소장가의 작품을 대여해왔다.


타이틀 '열정'에서 알 수 있듯이 카르포는 미켈란젤로나 로댕처럼 극적인 삶을 살았다. 미켈란젤로가 소년 시절 부르진 코로 평생 용모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던 반면, 로댕은 제자 카미유 클로델을 정신병원에서 마감하게 한 스승이자 연인이었다. 한편, 다혈질의 카르포는 의처증과 폭력성으로 자멸적이며 우울증에 시달리다 48세에 세상을 떠난다. 


카르포의 인물 조각들은 생생하게 성격을 드러낸다. 또한 인간의 고뇌를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분명 카르포의 영향을 받았을 것임에 틀림 없다. 천재들은 갔어도 그들의 열등감을 승화한 작품들이 남아 감동을 준다.




8. 제로: 내일로의 카운트다운 (ZERO: Countdown to Tomorrow, 1950s–60s)

2014. 10. 10-2015. 1. 7@구겐하임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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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가 결별로 끝난 후, 전쟁이 끝난 후 개인이던 사회던 재편성을 할 필요가 있다. 
그라운드 제로, 무(無)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즉, 미술의 본질을 찾아 순수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 1958년 독일에서 시작된 제로 그룹은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를 창시했던 잭슨 폴락이 사망한 다음 해에 태동했다. 당연히 개인의 감성을 중시하는 추상표현주의의 죽음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제로 그룹의 순수 미술운동은 2014년 보아도 '클래식'이다. 마음을 철저히 배제하고, 재료, 선과 면과 형태를 탐구하던 제로 그룹의 순수성을 재발견한 전시였다. 내년 1월 7일까지 볼 수 있다.



9. 고갱: 변형 (Gauguin: Metamorphoses)

2014. 3. 8-6.8@뉴욕현대미술관(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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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1848-1903)의 삶은 친구였던 빈센트 반 고흐 만큼이나 극적이었다. 

증권 브로커였고, 아내와 다섯 자녀도 있었지만 붓을 들고 홀연히 남태평양 타이티섬으로 떠난다. 그리고 14년간 타이티를 에덴동산 삼아 여인들과 노닐며, 그림을 그리다 최후의 숨결을 맞았다.


소머셋 모옴의 소설 '달과 6펜스'는 고갱을 모델로 꿈/이상향과 세속적인 욕망 사이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고갱이 41세에 미술의 중심지, 파리로 대변되는 속세의 욕망을 모두 버리고 섬으로 은신하는 결단의 뒤에는 페루에서 자랐던 그의 소년 시절을 기억해야 한다. 문명을 뒤로 하고, 원초적인 욕망과 자연의 품에서 컬러와 선을 재발견한 화가. 유년기에 고착된 발튀스와 로버트 인디애나의 삶을 떠오르게 한다.


*발튀스와 로버트 인디애나, 소년기에 고착된 거장들의 정신세계


고갱의 타이티 거주시대를 집중 조명한 MoMA의 특별전  '고갱: 메타모포시스'는 55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명이었지만, 자신의 낙원에서 그림을 그리며 행복하게 살아갔던 고갱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평범한 삶과 것과 열정을 쫓는 것 사이, 선택의 기로에 있는 중년에게는 해답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그림을 그렸기에 행복하였네라...


*고갱이 타이티로 간 까닭은?



10. 찰스 제임스: 패션을 넘어서 (Charles James: Beyond Fashion)

2014. 5. 8-8.10@메트로폴리탄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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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디오르가 '시(poetry)'라고 찬미했던 패션 디자이너 찰스 제임스(1906-78)는 고급 여성복 쿠튀르를 미국에 최초로 선보인 선구자였다. 오스카 드 라 렌타, 이브 생 로랑, 프라다, 마크 제이콥스 등이 할리우드 스타들과 사교계 명사들의 이브닝 가운을 디자인하기 전 쿠튀르의 아버지 찰스 제임스 특별전은 타이틀처럼 패션을 넘어서는 예술, 조각을 방불케했다.


과학적이며, 수학적인 테일러링으로 큐롯 스커트(치마바지), 클로버 이파리 드레스에서 다이아몬드까지 이브닝 드레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험했지만, 21세기 패셔니스타들이 모르는 쿠튀르의 아버지 작품을 감상할 기회였다.


*'쿠튀르의 아버지' 찰스 제임스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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