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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 '삼라만상'과 조선 백자대호의 대화

대영박물관 강익중 달항아리 '삼라만상' 구입 기념 전시

 

2014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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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Joong Kang, Samramansang 森羅萬象 Moon Jar, 2010 - 2013, Mixed Media on Wood, 45 x 45 in(왼쪽), 18세기 조선백자 달 항아리(대영박물관 소장) Photo: Sukie Park

 

 

런던의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에서 12월 15일부터 뉴욕 화가 강익중씨의 믹스드미디어 작품 '삼라만상(Samramansang Moon Jar, 2010-2013)'이 전시되고 있다.

 

'삼라만상'은 대영박물관 한국실(#67) 로비 갤러리에서 박물관 소장품인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백자대호)와 마주 보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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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 한국실 로비에 강씨의 '삼라만상'이 설치되고 있다. 

Photo: Sascha Priewe/ Curator, Chinese collections, Co-ordinating curator, Korean collections

 

 

이번 전시는 대영박물관 관계자가 올 3월 뉴욕의 강콜렉션에서 열린 강익중씨 신작전 'Ik-Joong Kang: Bamboo/Wind' 전시회를 '삼라만상'을 본 후 구입, 박물관의 소장품으로 소개하게 된 것.  이 전시는 1년간 지속될 예정이다.

 

풍만한 백자 달항아리 위에 만개한 흰꽃잎들이 흐드러진 믹스드 미디어 작품 '삼라만상'은 대영박물관 소장 백자 달항아리와 시간과 공간을 넘어 무언의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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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대영박물관 전경. Photo: Sukie Park

 

강익중씨는 "두개의 반원형이 이어져 하나가 되는 달항아리가 우리 한반도를 닮았다"고 말한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야 하나의 소리를 만드는 언어인 한글과 함께 달 항아리는 한민족의 통일에 대한 코드"라고 생각한다는 것.

 

달 항아리를 만들려면, 두 개의 반원형을 따로 각각 구워서 위 아래로 이어 붙여야 했다. 그래서 접합 부위가 약간 뒤틀리게 된다. 형태가 약간 불완전하지만, 오히려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풍만하고 넉넉한 멋이 백자 달항아리의 매력이다.  색깔도 우유빛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추구했던 순결한 이상을 상징한다.

 

1753년 설립된 대영박물관은 소장품이 800여만점에 이른다. 지난해 방문객수는 670만명으로 파리 루브르박물관(933만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622만명으로 3위에 기록됐다. http://www.britishmuseum.org

 
 

대영박물관의 백자대호 Moon Jar at The British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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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이 달항아리는 '영국 스튜디오 도예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 1887-1979)가 1935년 서울의 골동품 가게에서 구입한 것이다. 

 

홍콩에서 태어나 일본 민예운동에 가담했던 버나드 리치는 자만하지 않으면서 아름답고, 완벽하지 않은 조선시대 달항아리에 매료됐다고 한다. 한국을 떠날 때 "행복을 안고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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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의 후원자 한광호 한빛미술재단 이사장과 분청. Korea (Room 67) The Korea Foundation Gallery, 5000 BC – AD 1900

 

리치는 훗날 호주 출신 도예가 제자 루시 리에(Lucie Rie, 1902-95)에 달항아리를 주었다. 루시 리에는 사망하면서 버나드 리치의 부인 자넷 리치(Janet Leach)에게 주었다가 1998년 그녀가 사망하자 이듬해 경매에 나오게 됐다. 대영박물관은 한국실의 후원자인 영국 한빛문화재단(회장 한광호)의 구입기금 100만 파운드로 달항아리를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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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 Snowdon, Dame Lucie Rie Seated Beside the Korean Pot, circa 1990  https://cfileonline.org

 

대영박물관은 이와 함께 버나드 리치가 제 2차세계대전 중 루시 리에에게 준 편지도 함께 구입했다.

이 편지에서 버나드 리치는 친구의 집에서 달 항아리를 가져다가 잘 보살피라고 당부했다. 리치가 리의 작업실에서 달 항아리를 본 후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 그녀에게 주었다. 사교계 사진가 로드 스노우든(Lord Snowdon)가 1990년 찍은 사진에서 리에는 달항아리 옆에 흰 옷차림으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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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강익중씨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신작 '삼라만상'을 소개했다. 그리고, '삼라만상'은 대영박물관의 소장품이 됐다.

 

 

세계의 달 항아리

 

조선 백자의 전성기인 17세기 후반-18세기 전반 경기도 광주시의 왕실용 백자 금사리 가마에서 구워낸 높이 45cm의 백자대호(白磁大壺). 순백의 풍만한 보름달을 닮아서 달 항아리(full moon jar)라고 부른다. 순백의 맑은 살결, 당당하고, 여유롭고, 넉넉한 모습으로 매료시켜온 백자 달항아리는 세계에 20여점이 전해진다. 

 

한국에 있는 달항아리는 국보 3점(우학문화재단/용인대학교 소장 국보 262호, 삼성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309호, 국립고궁박물관 국보 310호), 보물(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1437호, 개인 소장 보물 1438호, 디 아모레 뮤지엄 소장 보물 1441호)이 있다. 이외에 대영박물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등지에서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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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뉴욕 크리스티에 나온 달 항아리를 입찰하는 모습.

 

한편, 2007년 3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달항아리가 127만 2000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이 달항아리는 1930년대 일본으로 넘어가 개인 소장품이 되었다가 한국의 호텔 프리마 이상준 대표가 구입해갔다. 2005년 국립고궁박물관은 개관 기념으로 세계의 조선 백자대호를 모은 '백자 달항아리'전을 열었다.

 
미국 내 박물관 중에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유일하게 조선 백자 달항아리를 소장하고 있다. 이 항아리는 높이가 약 15인치의 중형 달항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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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뮤지엄 한국실의 달항아리. 유약에서 빚어진 발그레한 연분홍빛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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