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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뉴욕 미술관의 잭슨 폴락리 크래스너 찾기

 MET, MoMA, 쥬이시뮤지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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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MA 4층 갤러리16에 전시되어 있는 잭슨 폴락의 'Number 31'(1950, 정면)과 'Number 1A'(1948).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강국으로 부상한 미국에 필요했던 스타 화가. 미국 땅 덩어리처럼 커다란 캔버스를 밟으면서 물감을 뿌리는 퍼포먼스적인 기법으로 화가의 주관성을 강조한 잭슨 폴락. 그의 불꽃같은 삶에서 태어난 추상표현주의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응결되어 있다.

 

유대계 러시안 이민자의 딸로 스승 한스 호프만의 인정을 받은 화가였지만, 폴락의 작품에 매료되어 그의 매니저를 자처했던 리 크래스너. 그래서 추상표현주의의 큰 파도에서 변방에 머물렀고, 남편의 유명세에 그림자 속에 남았던 크래스너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쥬이시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잭슨 폴락과 리 크래스너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뉴욕 미술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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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이시뮤지엄에서는 폴락의 부인이었던 유대인 여성화가 리 크래스너와 흑인 화가 노만 루이스의 2인전을 볼 수 있다.

 

 

'천재 화가와 두 여인' 시리즈 연재 순서 

<1> '미국의 반 고흐' 잭슨 폴락 (1912-1956)

<2> 폴락의 구원자 리 크래스너 (1908-1984)

<3> 화단의 팜므 파탈 루스 클리그만 (1930-2010)

<4> 폴락-크래스너 하우스 & 스터디 센터

<5> 뉴욕 뮤지엄의 잭슨 폴락과 리 크래스너


 

#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잭슨 폴락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의 근대/현대 미술 갤러리(#921)는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비해 보잘 것 없는 규모다. 그러나, 컬렉션 규모는 만만치 않다. 메트는 내년 매디슨애브뉴의 휘트니뮤지엄 건물을 대여해 현대미술 소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마침 메트뮤지엄에서는 잭슨 폴락의 스승이었던 토마스 하트 벤튼의 특별전 '아메리카 투데이'가 열리고 있다. 폴락이 벤튼의 베이비시터로 일하면서 가족처럼 지냈던 그 스승이다. 폴락과 벤튼이 1943년 그린 작품을 비교해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또한, 엘 그레코 사망 400주년을 기해 열리는 메트의 미니 회고전에서는 폴락이 무명시절 메트에서 엘 그레코의 작품을 베낀  드로잉이 60여점에 이른다고 소개하고 있다. 폴락은 스승 토마스 하트 벤튼처럼 엘 그레코를 연구했으며, 엘 그레코에 관한 책도 3권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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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921: Jackson Pollock, Autumn Rhythm (Number 30),1950, Ename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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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락의 박력있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가을의 리듬'. Autumn Rhythm (Number 30), 1950 (De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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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921: Jackson Pollock, Number 7, 1952, Enamel and oil on canvas(왼쪽), Jackson Pollock, Number 28, 1950, Enamel on canvas. 잭슨 폴락이 액션 페인팅의 정점에 올랐을 때인 1950년작품 "Number 28'(오른쪽)과 구상으로 회귀한 1952년작 'Number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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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Pollock, Number 28, 1950, Ename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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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Pollock, Number 28, 1950, Enamel on canvas(De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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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폴락이 그리스 신화 중 저주를 받아 소머리 인간을 출산한 파시파에를 주제로 그린 작품 'Pasiphaë(1943)는 올 여름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윌렘 드 쿠닝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됐다. 그러다 9월부터 스승 토마스 하트 벤튼의 특별전 '아메리카 투데이'가 열리는 갤러리(#746)로 이동해 선보이고 있다. 

 

 

Thomas Hart Benton 'America Today' @Gallery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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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746: Jackson Pollock, Pasiphaë, 1943, Oil on canvas, Thomas Hart Benton, July Hay, 1943, Egg tempera, methyl cellulose, and oil on Masonite 

 

1930년 18세였던 폴락은 LA에서 뉴욕으로 이주, 그리니치 빌리지에 형들과 함께 정착했다. 그리고, 바로 아트 스튜던트 리그(Art Students League)에 등록, 토마스 하트 벤튼으로부터 드로잉과 회화를 5학기 수강했다. 폴락은 스승의 아들 베이비 시터로 아르바이트하면서 가족처럼 친밀해졌다. 같은해 스승과 제자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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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후원자였던 페기 구겐하임의 뉴욕 갤러리 '아트 오브 디스 센추리'에서 첫 개인전을 끝낸 직후 완성한 상징주의 작품. 원래 제목은 '모비 딕(Moby Dick)'이었지만, 1944년 MoMA에서 전시할 때 큐레이터 제임스 존슨 스위니가 그리스 신화의 인물을 따서 제목이 바꾸었다. 파시파에는 피카소도 열광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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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746: Jackson Pollock, Pasiphaë, 1943, Oil on canvas(Detail)

 

1936년 폴락은 멕시코 벽화가 데이빗 알파로 시퀘이로의 실험 워크숍에 가담해 정부의 공익미술작품 프로젝트(WPA, Works Progress Administration’s Federal Art Project)에서 일하면서 대형 캔버스에 물감을 떨구는 기법을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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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746: Jackson Pollock, Untitled (Figure Composition), ca. 1938–41, Colored pencils and graphite on paper, Jackson Pollock, Untitled (Figure Composition),  ca. 1938–41,  Colored pencils and graphite on paper

스승 토마스 하트 벤튼의 특별전 '아메리카 투데이'에 '파시파에'와 함께 전시 중인 폴락의 초기 컬러 드로잉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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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하트 벤튼은 '강철(Steel)' 주제 벽화에서 철강공장의 노동자를 스케치하면서제자 잭슨 폴락을 모델로 활용했다. 오른쪽 끝이 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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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Krasner, Self-Portrait, ca. 1929, Oil on canvas

 

메트뮤지엄 웹사이트의 컬렉션 정보에 따르면 리 크래스너의 작품을 위 자화상 등 11점을 소장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전시된 작품은 1점도 없다. 

 

 

#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잭슨 폴락

 

잭슨 폴락은 1943년 페기 구겐하임의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듬해 MoMA가 폴락의 작품을 사들이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1998년 MoMA에서 대규모 잭슨 폴락 회고전을 연 바 있다. 

 

MoMA가 소장한 잭슨 폴락과 리 크래스너의 작품은 부지기수. 4층의 갤러리15에서 폴락의 초기 작품을, 갤러리16에서 대작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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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16(Fl. 4), PAINTING AND SCULPTURE II:Jackson Pollock, One: Number 31, 1950, Oil and enamel paint on canvas, 8' 10" x 17' 5 5/8"

 

잭슨 폴락은 "바닥에선 더 편안해진다. 내가 위로 걸어다닐 수 있고, 네 방향에서 작업할 수 있어서 말 그대로 그림 안에 있게 된다. 때문에 더 가깝게 느껴지며, 더 그림의 부분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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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16(Fl. 4), PAINTING AND SCULPTURE II: Jackson Pollock, Number 1A, 1948, Oil and enamel paint on canvas, 68" x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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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16(Fl. 4), PAINTING AND SCULPTURE II:Jackson Pollock, Number 1A, 1948, Oil and enamel paint on canvas, 68" x 8' 8"

 

폴락은 숫자로 제목을 붙이기를 좋아했다. 이유는? 부인 리 크래스너에게 "숫자는 중립적이며, 사람들로 하여금 순수한 그림을 보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1948년 이 작품의 제목은 'Number 1'이었고, 이듬해 전시됐을 때 콜렉터들은 폴락의 혁신적인 스타일을 높이 사지 않았다. 

이 그림은 당시 팔리지 않았고, 같은 해 두번째 개인전에서 전시될 때는 제목에 A를 추가했다. 그리고, MoMA에서 구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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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llery 15(Fl. 4), PAINTING AND SCULPTURE II: Jackson Pollock, Stenographic Figure, 1942, Oil on linen, 40 x 56"

 

폴락의 초기 그림 대부분이 어두운 색조와 복잡한 구도인데 반해 '속기사(Stenographic Figure, 1942)'는 밝고, 여유가 있는 작품이다. 폴락이 "제기랄, 피카소가 다 해버렸어!"라고 외쳤다고 전해지듯이, 이 작품에서 큐비즘의 흔적이 보인다. 

1943년 페기 구겐하임의 갤러리 'Art of This Century'에서 열린 'Spring Salon for Young Artists'전에 소개되었을 때 몬드리안이 "내가 이제껏 미국에서 본 것 중 가장 흥미운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쥬이시뮤지엄(The Jewish Museum)의 리 크래스너

 

지난 9월 12일부터 유대인뮤지엄(The Jewish Museum)에서는 리 크래스너와 노만 루이스의 특별전 '주변으로부터: 리 크래스너와 노만 루이스, 1945-1952(From the Margins: Lee Krasner and Norman Lewis, 1945 – 1952)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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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 루이스와 리 크래스너의 자화상

 

이 특별전은 미술계에서 소외됐던 유대인 여성화가 리 크래스너(1908–84)와 흑인 남성화가 노만 루이스(1909–79), 두 추상표현주의 화가를 듀엣으로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그들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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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크래스너의 작품.

 

크래스너는 브루클린의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쿠퍼유니온과 내셔널디자인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WPA 프로젝트의 벽화부에서 일했고, 1945년 잭슨 폴락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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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크래스너의 작품.

 

노만 루이스는 버뮤다 출신으로 할렘에 정착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다. 선원으로 일하면서 캐리비안 해안과 남미를 항해했으며, WPA 프로젝트를 거쳐 할렘에 사비지 스튜디오 아트에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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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크래스너의 작품.

 

이민자의 가정에서 태어나 공황기를 거치며 추상표현주의를 수용했지만, 주류에서 간과됐던 두 화가. 남자와 여자, 유대인과 흑인의 작품을 비교할 수 있는 전시다. 이들의 인터뷰 오디오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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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15(성인), $12(65세 이상), $7.50(학생) 무료(18세 이하). *목요일 오후 5-8시 '맘대로 내세요(Pay-What-You-Wish)' 

*토요일 무료. http://thejewishmuseum.org

 

The Jewish Museum

1109 5th Ave@92nd St.

212.423.3200

 

*천재 화가와 두 여인 <1> '미국의 반 고흐' 잭슨 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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