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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in Transit   뉴욕 지하철의 미술품 


로이 리히텐쉬타인, 밥 톰슨, 솔 르위트, 엘리자베스 머레이, 강익중, 김정향...



서울과 비교할 때 뉴욕의 지하철은 정말 지저분하다. 플래폼엔 쥐들이 돌아다니고, 지하철 한켠엔 노숙자가 누워있다. 유튜브에 커다란 쥐가 잠든 홈리스의 얼굴로 기어오르는 비디오가 오르기도 했다.


더럽다. 징그럽다.  타임스스퀘어와 펜스테이션 역은 종종 지린내가 나고, 유니온스퀘어역은 귀가 찢어질듯한 소음이 승객들을 괴롭힌다. 영화 ‘야곱의 사다리’에서 보았던 음산한 지하철, 바로 뉴욕 지하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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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엘리자베스 머레이의 모자이크 벽화 '블루밍'.  59스트릿@렉싱턴애브뉴.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의 지하철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곳곳에서 연주하는 블루스 기타맨, 바이올리니스트, 중국인 비파 연주자 등 악사들도 있다. 소음 속에서 귀를 진정시키는 음악이 있는가하면, 문득 피로한 눈을 반짝이게 만드는 컬러풀한 설치작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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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9일 타임스퀘어역에서 '아리랑'을 연주하던 색소포니스트.
맨해튼-퀸즈-브루클린-브롱스 4개 보로를 달리는 뉴욕시의 핏줄, 지하철은 24개 노선에 468개의 역을 지난다. 뉴욕 서브웨이는 주중 하루 500만명, 주말엔 260여만명의 승객을 실어나른다.  

1년 365일 달리는 뉴욕 지하철의 숨가쁜 리듬 속에서 ‘동중정(動中靜)’의 균형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공익 미술작품(Public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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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Blackall, Missed Connections, MTA

*교사가 훔치려했던 지하철의 이 그림: 소피 블랙콜의 'Missed Connections'



지하철에 미술품이 들어온 것은 198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낙서와 그래피티 아트로 지저분했던 지하철을 정화하기 시작했다. MTA 산하에 ‘운송을 위한 미술(Art for Transit)’을 설립 후 지하철 설치 미술가를 선정, 프로젝트 예산의 20%를 지원한다. 평균 프로젝트의 제작비는 6만달러. 2010년 현재 뉴욕의 지하철에는 130여점의 퍼블릭아트가 설치되어 있다.  

 

한인 작가로는 7트레인 메인스트릿역에 강익중씨의 모자이크 작품, 7트레인 33·40·46스트릿에 허유미씨의 스테인드글래스 작품, 브루클린 J·Z트레인의 크레센트역에 김정향씨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브루클린의 설치작가 진 신(Jean Shin)씨는 공사 중인 2애브뉴 지하철의 작가로 선정됐다.

 

뉴욕 서브웨이 아트를 눈여겨 보시라.

 

 

 

 1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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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턴 스트릿, 데보라 브라운의 ‘플랫폼 다이빙’=거북이, 돌고래, 문어, 오징어 등을 싣고 달리는 기차가 플랫폼을 바닷 속 상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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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스트릿(펜스테이션), 엘리자베스 그라잘레스의 ‘동물들이 말할 때’=사람들이 침묵하고, 동물들이 말을 한다면? 사자와 호랑이, 그리고 새들의 동산 모자이크 부조. 새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4장의 타일 모자이크(사진 위). 플랫폼 계단 위의 대형 벽화 둘은 사자와 새들의 평화로운 모습(남벽)과 사슴과 곰의 모습(북벽/사진 아래)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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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스트릿, 릴리아나 포터의 ‘앨리스 더 웨이 아웃’=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영감을 받은 유희적인 이미지. 브로드웨이 극장가 역답다. 지팡이 든 신사와 토끼 모자이크가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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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스트릿(링컨센터), 낸시 스페로의 ‘아르테미스, 아크로바트, 디바와 댄서’=뉴욕 문화의 전당 링컨센터역인 만큼 성악가, 무용수들뿐만 아니라 이집트인의 모습까지 세밀한 모자이크로 담았다. 

 

 

 

2·3트레인

 

브롱스에서 맨해튼을 거쳐 브루클린으로 달리는 익스프레스 2·3트레인은 타임스퀘어와 브루클린하이츠 그리고 브루클린뮤지엄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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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 로이 리히텐쉬타인의 벽화 ‘타임스퀘어’=뉴욕 출신 화가 로이 리히텐쉬타인의 대형 벽화 아래에는 언제나 거리의 악사들이 리듬과 멜로디를 연주한다. 만화적인 모더니즘, 원색의 대담한 라인이 언제나 타임스퀘어를 경쾌하게 만든다.  


▶타임스퀘어, 잭 빌의 '봄의 귀환(The Return of Spring)'=사과.오렌지 등 과일이 정렬된 식료품점 앞에 여인이 꽃을 들고 백인 남성과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주변의 흑인·히스패닉 소년 백인 소녀 그리고 인종을 알 수 없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아시안은 부재중.




4·5·6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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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스트릿, 엘리자베스 머레이의 ‘블루밍’=블루밍데일 백화점 지하 통로에 설치된 120피트 크기 모자이크 벽화. 작고한 머레이가 핑크색 나뭇줄기, 빨간색 초대형 구두, 자주색 커피가 담긴 머그잔 등으로 도시의 스타일을 담았다. 구두, 컵, 스푼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보는 소재에 컬러풀한 색상과 다이내믹한 형태로 리듬을 경쾌하게 표현했다. 

 

 


7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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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메인스트릿, 강익중의 ‘해피 월드’=1999년 설치작가 강익중씨가 3x3인치 미니 캔버스에 2000여 조각의 모자이크 '해피 월드'를 7트레인 퀸즈 종착역 메인스트릿에 설치했다. 


 

▶61스트릿(우드사이드), 존 카바나의 'Communting/Community'=동네 풍경 상점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 포토몽타쥬 벽화.  마치 크로스워드 퍼즐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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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슨(33 스트릿), 로워리(40 스트릿), 블리스(46 스트릿), 허유미씨의 ‘Q’=Q는 퀸즈(Queens)의 약자. 로슨 역의 개찰구와 플랫폼에는 퀸즈의 민족적 다양성을 주제로 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되어 있다. 교회당에서 종종 보는 스테인드글래스를 기차역에서 보는 것이 운치있다. 따스한 오후의 햇살에 무지개처럼 컬러풀하다. 한인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허유미씨의 작품이다. 

  

 

A·C·E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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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스트릿, 톰 오터니스의 조각 ‘지하의 생명체’=뉴욕의 인기 조각가 오터니스의 작품은 여러 곳에 있다. 뉴욕에서 가장 깨끗한 역 중의 하나인 이스트 14스트릿 역에서 오터니스 조각의 향연이 펼쳐진다. 맨홀 뚜껑을 열고 나오는 악어가 다른 동물을 물고 있는가하면, 개구리 등 크고 작은 동물들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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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스트릿, 솔 르위트의 ‘빙글빙글(Whirls and Twirls)’=우리의 색동을 연상시키는 타일 모자이크가 지하철에 컬러풀한  리듬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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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스트릿, MTA 아트 제작팀 ‘For Want of a Nail’=자연사박물관으로 연결되는 이 지하철 역에는 공룡화석, 바다의 세계 등을 담은 부조와 모자이크가 눈을 즐겁게 한다. 

 


 

J·G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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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센트역, 김정향의 ‘꽃바퀴(Wheel of Bloom)’=2007년 브루클린 사이프러스힐 지역에 한인화가 김정향씨가 스테인드글래스 7점을 설치했다. 흑인과 중국인, 도미니카 이민자들이 섞여 살고있는 이 지역의 인종적 다양성을 상징하기 위해 국화, 동굴나무꽃, 버드오브파라다이스 등 꽃의 이미지와 기차를 상징하는 바퀴를 소재로 완성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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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V와 G의 연결 역 23rd Street-Ely Avenue/Long Island City-Court Square=렉싱턴 애브뉴@59스트릿/블루밍데일 역에 컬러풀한 모자이크작을 설치한 고 엘리자베스 머레이의 '스트림(Stream)'.



 

N·R·Q·W트레인

 


▶5 애브뉴, 앤 숌버거의 ‘도시의 오아시스’=인근 센트럴파크 동물원의 펭귄 가족을 묘사한 벽화. 


▶57 스트릿, 조쉬 샤프 ‘무제’=카네기홀 코너 7애브뉴에 위치한 역인 만큼 지휘자 카라얀 등 음악가들의 모습을 모자이크한 벽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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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 제이콥 로렌스의 ‘뉴욕 인 트랜짓’=‘흑인의 고갱’으로 불릴 만한 화가 제이콥 로렌스가 담은 지하철 속 사람들의 풍경. N, R, Q, W에서 1, 2, 3, S로 갈아탈 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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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 R 트레인 23스트릿의 타일 모자이크 주제는 '모자(hat)에 얽힌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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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스트릿, 자넷 즈위그의 ‘캐링 온’=소호에서 만날 수 있는 뉴요커들의 개성을 포착한 작품. 뉴욕의 주간지 ‘뉴요커’에 실렸던 사진에서 빌려온 194명의 이미지가 연속된다.  

 

▶카날 스트릿, 빙 리의 '여제의 여정(Empress Voyage)'=강익중씨와 화요일의 런치 클럽 멤버였던 중국계 작가. 빙 리의 타일 모자이크에는 여제의 여정을 상징하는 청과 황색의 모자이크로 신비스러움을 강조한다.




000.jpg *키스 헤어링: 뉴욕 서브웨이아트의 아이콘 

*교사가 훔치려했던 지하철의 이 그림: 소피 블랙콜의 'Missed Conn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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