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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 가이즈->코사 비알리->도넛 플랜트


이번 투어는 로어이스트사이드(LES) 유대인 식문화 본색 탐험이다. 물론, 카츠 델리와 러스앤도터스가 LES의 쌍두마차이지만, 더 깊숙히 들어가면 유대인 할아버지의 레서피로 컬트 도넛을 만드는 도넛 플랜트, 베이글보다 쫀듯하고 가벼운 폴란드계 유대인들의 먹거리 비알리(bialy) 빵집 코사 비알리, 그리고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유서깊은 피클 가이즈까지 주인은 바뀌었을지언정 유대인들이 이끌어가는 LES 그랜드스트릿의 맛집 트로이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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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살면, 가톨릭교인일지라도 유대인이 되고 만다.”

   -레니 브루스(코미디언)-



Lower East Side Tour <4>

로어이스트사이드 맛집 & 볼거리


피클 가이즈->코사 비알리->도넛 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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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이스트사이드(LES)의 경계는 남으로 카날 스트릿(Canal St.)에서 동으로 바워리 스트릿(Bowery St.)으로 차이나타운, 소호와 이스트빌리지에 이웃해 있다. 로어이스트사이드와 브루클린을 잇는 윌리엄스버그 브리지로 진입하는 대로 딜란시 스트릿(Delancey St.)을 지날 때면 영화 한편이 떠오른다. 


90년대 초 영화 공부하던 시절 한인 김용만씨가 운영하던 뉴욕의 컬트 비디오숍 '킴스 비디오(Kim's Video)'를 비즈니스 모델로 한국에 '영화마을'과 '으뜸과 버금'이라는 작품성있는 비디오를 대여해볼 수 있는 비디오 체인을 열심히 드나들면서 보았던 '딜란시 스트릿을 건너며(Crossing Delancey, 198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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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Crossing Delancey' (1988)와 유대인 음식에 관한 책 'Eating Delancey'(2015)                                                                        



한참 여성감독의 작품을 찾아 보던 중 조안 미클린 실버(Joan Micklin Silver)가 눈에 띄어 집어든 비디오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부인으로 천문학적인 위자료를 받고 이혼한 에이미 어빙(Amy Irving)이 유대인 서점에서 일하는 유대인 독신녀로 출연, 오이 피클집 주인(피터 리에거트, Peter Riegert)과 연애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크로싱 딜란시'는 홀로코스트나 우디 알렌의 영화 말고 유대인의 일상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첫 영화가 아닐까 싶다. 뉴욕 오기 전 로어이스트사이드가 유대인 동네이며, 오이 피클이 유대인들이 김치처럼 먹는 음식이라는 걸 가르쳐준 작품이다. 매년 10월 초 오차트 스트릿에서는 피클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김치와 일본 짠지가 선보이기도 한다. 영화 속의 포스너 피클집은 실제 거스 피클(Guss Pickle)에서 촬영했는데, 오리지널 주인이 상표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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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는 유대인 식문화 본색 탐험으로 도넛 플랜트, 코사르 비알리와 피클 가이를 간다. 지하철 F 타고 딜란시(Delancey St.)역에서 하차, 에섹스스트릿 마켓 코너에서 왼쪽으로 윌리엄스버그 브리지를 확인한 후 딜란시 스트릿을 건너 에섹스(Essex St.) 남쪽으로 간다. 브룸(Broome St.)을 지나 그랜드 스트릿(Grand St.)에 닿으면, 고층 아파트를 병풍으로 아담하게 서있는 단층 건물이 보인다. 그쪽에 도넛 플랜트와 코사 비알리가 있다. 우선 입맛을 돋구는 피클가게부터. 에섹스 스트릿에 드럼통이 널려있고, 피클 내음이 코를 근질거린다.) 



# 피클 가이즈 The Pickle Gu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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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도 유행이 있다. 10여년 전 한때 피클의 인기가 한창일 때는 포트오소리티 뒤에 비닐 천막을 쳤던 허름한 가게 '저스트 피클(Just Pickles)'이 뉴욕타임스에 나온 이후 인기 폭발, 한인타운 인근으로 확대 이전했지만, 몇년 후 조용히 문을 닫았다. 터키계로 무척 착해보였던 주인 아저씨는 김치도 팔았는데, 어디로 갔는지. 그 가게에서 핫도그처럼 나무 젓가락에 꽂힌 오이 피클을 1달러에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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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딜란시를 지나며'에 등장했던 로어이스트사이드의 거스 피클(Guss Pickcle)이 2002년 문을 닫고, 1981년부터 이 동네에서 피클을 만들어온 알란 카프만(Alan Kaufman)이 가게를 사들였다. 주인은 바뀌었고, 이름도 바뀌었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은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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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의 종류도 오이, 토마토, 자두, 올리브, 버섯, 셀러리, 피망, 양배추, 파인애플, 망고, 수박까지 다양하다. 오이 김치를 취급할 날이 올까? The Pickle Guys 49 Essex St. http://www.pickleguy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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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엔 오차드 스트릿에서 피클 축제(Pickle Day)가 열린다.

*2015 오차드 스트릿 피클 축제 스케치 



# 코사 비알리 Kossar's Bialys


history-1.jpg 옛 코사 비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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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아침은 베이글로 시작되며, 이 때문에 뉴욕 정착 초기엔 몸무게도 무척 늘었다.

베이글의 그늘에 가려져 조명을 받지 못한 비알리(Bialy)를 이번 기회에 소개할까 한다. 그랜드 스트릿에 자리한 코사르 비알리(Kossar Bialy)는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던 비디오 아티스트 조승호씨를 인터뷰하고 가는 길 들렀던 유대인 빵집이다.

그저 호기심에 비알리를 몇개 사갖고 집에서 먹는데, 잉글리시 머핀처럼 담백하면서도 쫄깃쫄깃한 식감이 헤비한 베이글보다 훨씬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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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리는 원래 폴란드의 비알리스톡(Bialystok)이라는 도시에서 온 유대인 빵으로 베이글은 반죽을 삶은 후에 굽지만, 비알리는 삶는 과정을 생략한다. 베이글은 도넛처럼 가운데 구멍이 있지만, 비알리는 옴푹 파여있으며 양파, 마늘, 올리브, 선드라이드 토마토 등 재료를 올린다.  



book2.jpg 쨍하고 뜰날을 기다리고 있는 비알리에 관한 책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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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사르 비알리는 1936년 오픈해 미국에서 제일 오래된 비알리 베이커리라고 한다.

예전에 코사르 비알리는 방앗간처럼 허름했는데, 얼마 전 인테리어와 간판을 바꾸면서 베이글도 판다고 전면에 내세웠다.

이로써 비알리 노스탈자는 사라졌다. 알고보니 2013년 주인이 바뀐 것. 오리지널 모리스 코사르의 딸과 사위가 1998년 가게를 넘긴 후, 2013년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 그러면서 업그레이드, 여럿이 나누어 먹기 좋은 유대인 초컬릿 빵 바브카와 훈제연어 등도 구비하고 있다. Kossar Bialy 367 Grand Street (and Essex Street), http://kossars.com



# 도넛 플랜트 Doughnut 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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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더 시티'와 마그놀리아 베이커리의 컵케이크 전성시대를 지나 크로넛(cronut) 열풍이 식으면서 지금 뉴욕은 도넛 전쟁으로 뜨겁다. 로어이스트사이드엔 15년 전부터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온 도나스 공장 '도넛 플랜트(Doughnut Plant)'가 있다. 물론 23스트릿 첼시 호텔에도 아늑한 지점이 생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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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 플랜트의 주인 마크 이스라엘(Mark Israel)의 유대인 할아버지가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의 빵집에서 일한 때부터 역사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족사에 긍지를 품고 있다. 마크 이스라엘은 1994년 그랜드 스트릿의 지하에서 할아버지의 도넛 레시피로 빵집을 시작해 딘앤델루카와 발두치 등 고메 수퍼에 납품하다가 2000년 정식으로 도넛 플랜트를 오픈한 후 컬트 도넛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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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 플랜트는 2008년 프랑스 페이스트리와의 잡종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 도넛을 만들어냈다고 자부한다. 도미니크 안셀이 크로넛(크롸쌍+도넛)을 만들기 이전의 일이다. 이후 시나몬 스네일(Cinnamon Snail)을 비롯 뉴욕의 도넛숍들이 너도나도  렘 브륄레 도넛을 팔고 있다. 


도넛 플랜트엔 부풀린 이스트 도넛, 단단한 케이크 도넛, 속에 잼이 들어간 필드 도넛, 네모난 도넛 등 여러가지인데 식감으로는 케이크 도넛이 일품이다. Doughnut Plant 379 Grand St. (bet. Essex & Norfolk St) http://doughnutpl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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