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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오페라하우스 그랜드 티어(Grand Tier) 레스토랑
인터미션 샤갈 벽화 옆에서 '빨리빨리' 저녁식사
 
moonstruck.jpg Moonstruck
 
20년 전, 어학 연수생이었을 때 시인이었던 강사(다비다 싱거만)가 질문했다. 
"뉴욕에서 꼭 드레스업하고 가야할 공연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화 '문스트럭(Moonstruck)'에서 브루클린의 빵집 청년 니콜라스 케이지와 경리 셰어가 '라 보엠'을 보러 갈 때 정장한 모습처럼.
 
20년 후, 메트오페라에 꼭 정장을 할 필요는 없어졌다. 관광객도 많고, 오케스트라 러시티켓도 배부되기에 옷차림도 평준화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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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Tier Restaurant
 
오페라는 작품에 따라 러닝타임이 2-5시간 되므로 사실 옷차림보다는 스태미나가 중요하다. 금강산도 식후경, 저녁식사 이야기다.
 
직장인의 경우 평일 퇴근 후 오페라 보러 가는 날은 저녁을 건너 뛰거나, 인터미션 때 지하의 스탠드에서 작고 비싼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워야할 때가 많다. 스탠드의 줄도 긴 편이라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렇 때 인터미션에 분위기있게 메트오페라하우스 발코니 '그랜드 티어 레스토랑(Grand Tier Restaurant)'에서의 디너가 하나의 옵션이다. 20-30분간의 인터미션에 세트 메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 여유가 있는 오페라 팬들을 위해서 개막 전 '프리 시어터(pere-theater) 메뉴도 구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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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Chagall, The Sources of Music,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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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Tier Restaurant
 
최근 메트 오페라 '돈 조반니(Don Giovanni)'를 보러간 날 인터미션 식사를 시도했다. 공연은 오후 7시에 시작되었고, 러닝타임은 3시간 22분에 달했다. 인터미션은 한번으로 공연 90분 후인 오후 8시 30분 경부터 30분 가량이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면서 샤갈 그림 가까운 곳에 테이블을 요청했고, 메뉴 'Intermission Selections'에서 애피터이저와 메인디쉬 2코스를 선택했다. 
 
안내해준 테이블로 가보니, 2인용 접시 4개가 도움(dome) 모양의 우아한 은 덮개에 씌워져 있었다. 뚜껑을 여니 첫코스 애피타이저(크랩 케이크)가 등장했고, 웨이트레스들은 수시로 다니면서 테이블을 치워주었다. 두번째 코스 메인디쉬 은뚜껑을 여니, 주문했던 브란지노가 레몬 슬라이스를 이불 삼아 얌전하게누워 있었다. 인터미션 30분간 두 코스를 스피디하게 제공하는 '빨리빨리' 저녁식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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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b Cake 21, Charred Corn Remoulade, Basil Oil, Corn Emulsion
 
크랩 케이크가 록펠러센터 씨그릴(Sea Grill)처럼 빵코를 입혀 튀긴 레시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실한 통통 게살이 고소한 것이 유사했다. 알고보니 같은 레스토랑 그룹 파티나(Panita Group) 계열이다. 이웃의 이탈리안 '링컨 리스토란테(Lincoln Ristorante)'도 파티나 소유. 그랜드 티어 레스토랑의 셰프는 리처드 디아몬테(Richard Diamonte).  옆에는 샤갈의 벽화 '음악의 원천'이 병풍으로,  밖으로는 링컨센터의 분수대가 내려다보이며, 안쪽으로는 시간을 죽이는 오페라팬들에 둘러싸인 저녁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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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zino 37, Toasted Couscous, Braised Escarole, Salsa Verde
 
온라인으로 예약하면서 택스와 팁(20%)가 자동으로 결재되어 체크에 사인할 필요도 없다. 계산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셈. 인터미션을 최대한 활용한 메트오페라 하우스의 우아한 다이닝이다. 프리 시어터 3코스 메뉴를 주문하면, 디저트는 인터미션 때 따로 즐길 수도 있다. 
 
마크 샤갈은 1964년 루돌프 빙 단장의 위임으로 모차르트의 마술 피리(Die Zauberflöte)의 세트와 의상을 디자인했었다. 당시 링컨센터에 메트오페라하우스가 건축되면서 플라자를 향한 유리 파사드에 설치할 벽화를 샤갈에게 의뢰하게 된다. 그 결과로 붉은색 배경의 '음악의 승리(The Triumph of Music)'와 노란색 배경의 '음악의 원천(The Sources of Music)', 세로 36피트에 가로 30피트의 대형 벽화가 메트의 아트 컬렉션이자 그랜드 티어 레스토랑의 병풍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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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Chagall, The Triumph of Music, 1966
 
Grand Tier Restaurant@The Metropolitan Opera House
https://www.patinagroup.com/the-grand-tier-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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